풀악셀 밟는 레카네맙 신약 신청, 아두카누맙 빈자리 채울까 
풀악셀 밟는 레카네맙 신약 신청, 아두카누맙 빈자리 채울까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5.16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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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DA 신약 신청 순차제출 완료 "주요 거점지역 내년 3월 계획"

"미국 및 유럽연합, 일본 등 거점지역에서 레카네맙의 제조 및 판매 승인 일정을 내년 3월까지로 앞당기겠다."

후속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치료제 상용화에 사활을 건 바이오젠과 에자이제약이 '레카네맙(lecanemab, 실험물질명 BAN2401)'의 신약 신청작업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당초 회사는 기업 컨퍼런스콜을 통해 레카네맙의 미국식품의약국(FDA) '순차제출(rolling submission)' 신청을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어필한 바 있다. 하지만, 선발 항체 신약인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이 실효성과 안전성 이슈로 시장 철수 잡음까지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가운데 레카네맙의 신청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발사인 에자이는 레카네맙의 미국FDA 임상 순차제출 신청을 끝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신약 신청은 레카네맙이 항체 치료제인 만큼 생물의약품 품목허가신청서(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이하 BLA) 접수를 통해 진행됐다. 

FDA 순차제출의 경우 진행 중인 모든 임상을 완료하고 허가심사를 받는 것이 아닌, 결과가 나온 임상들을 우선적으로 제출해 나가는 신속심사 절차를 말한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레카네맙의 신속심사 지정을 위한 우선심사(priority review) 및 조건부허가(accelerated approval) 프로그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카네맙의 공동개발사인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입장문을 통해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큰 알츠하이머 영역에서 레카네맙의 우선심사를 요청했다"면서 "이번 BLA 신청이 승인되면 '허가신청자비용부담법(PDUFA)'에 따라 레카네맙의 승인일정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BLA 자료 순차제출에 근거가 된 레카네맙의 연구는 2b상임상인 'Study 201 연구(NCT01767311)'였다. 해당 임상에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해 경도인지장애가 발생한 환자 856명이 등록됐으며, 이들 모두는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가 확인된 경우였다.

더불어 추가 제출자료에는 오픈라벨 방식으로 시행 중인 레카네맙의 3상 확증임상(confirmatory trial) 'Clarity AD 연구(NCT03887455)' 데이터도 포함된다. 이는 레카네맙 10 mg/kg(정맥주사)과 위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한 결과로,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환자 1,766명을 대상으로 평가가 진행 중이다.

◆ARIA 부작용 발생, 아두카누맙 4분의 1 수준…"3상 확증임상 따라 향방 정해질 듯" 

레카네맙은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개발한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 항체의약품으로 정맥주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문제를 일으키는 베타 아밀로이드반에 결합한 뒤 체내 면역반응을 유도해 독성 응집체 형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메커니즘을 가졌다. 질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것이 레카네맙 치료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이번 순차제출에 중심이 되는 Study 201 연구를 살펴보면, 18개월에 걸친 임상기간 동안 레카네맙 10 mg/kg을 2주 간격으로 1회 주사한 환자군에서는 뇌내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가 감소한 데 이어 인지저하가 지연되는 경향성이 확인됐다. 

또한 1년 동안 레카네맙 고용량을 투약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신 예비분석 결과에서도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PET 영상 분석 결과, 치료 3개월차에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가 감소했으며 치료 12개월차 레카네맙 치료군의 80% 이상에서는 베타 아밀로이드 음성 상태에 도달한 것이다.

더욱이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 치료제들에 대표적 중증 이상반응으로 언급되는 뇌부종 및 미세출혈 등의 '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부작용 이슈도 낮게 관찰됐다. 관건이던 뇌부종 등의 ARIA-E 발생 비율을 보면, 레카네맙 10 mg/kg을 투약한 환자군에서는 9.9%로 집계됐다. 관련 부작용으로 40% 비율을 훌쩍 넘긴 아두카누맙과는 비교되는 수치였다.

이 밖에도 추가 확증임상인 Clarity AD 연구가 18개월 간의 여정을 마무리짓는 분위기다. 해당 임상에 일차 평가변수는 치매의 중등도를 평가하는 임상치매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 CDR-SB)의 변화로 잡혔다. 아밀로이드 PET 영상검사를 통한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 변화도 이차 평가변수로 저울질된다.

에자이는 "초기 분석 결과는 오는 가을경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오는 2023년 3월 미국FDA 전체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레카네맙은 에자이의 본사가 위치한 일본지역에서 가장 먼저 승인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앞서 3월 에자이는 오는 3분기, 확증임상의 첫 분석 결과가 나오는대로 레카네맙의 일본 허가신청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회사는 일본지역 허가를 놓고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harmaceuticals and Medical Devices Agency, 이하 PMDA)와의 사전실무협상에 돌입하면서 "전임상자료 및 추가 3상임상 데이터들을 추가로 분석한 뒤 허가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레카네맙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해결해야 할 잠재적인 문제점들을 논의하고 허가 리뷰를 앞당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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