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세 맞은 '비알코올 지방간' 치매 발병 늘린다
증가세 맞은 '비알코올 지방간' 치매 발병 늘린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6.02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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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검진기록 기반 국내 코호트 결과 공개
출처: Liver International 웹페이지.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이하 NAFLD)'과 치매 발생 사이의 연결고리를 주목한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신 분석에 의하면 NAFLD 환자들은 정상 인원 대비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았으며, 성별 및 체질량지수(BMI)에 따라서도 위험도가 분명하게 갈렸다.

NAFLD 환자 가운데서도 '여성', 비만한 인원보다 '정상 체중' 범주에 드는 경우에서 치매 발생 위험도가 소폭 증가한 것이다.

NAFLD와 치매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평가한 국내 코호트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Liver International' 최근호에 게재됐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심재준 교수팀이 진행한 해당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NHIS)에 등록된 40세 이상 400만 명 인원의 검진기록을 기반으로 평가가 시행됐다.  

심 교수팀은 논문을 통해 "NAFLD와 치매 발생에 연관성은 아직 알려진 바가 많이 없다"면서도 "간 지방증(hepatic steatosis)은 비정상적인 지방대사와 관련이 있고 뇌의 지방 조절장애는 치매와 일부 관련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연구는 두 개 질환 사이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성별 및 BMI 지표 따라 결과 차이…"여성 NAFLD 환자 치매 위험 16%↑"

통상 NAFLD는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도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이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NAFLD의 발생률은 인구 100명당 연간 45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BMI와 관련해 비만 범주에 속하지 않는 인원에서도 NAFLD의 유병률이 19%를 차지한다는 부분이다.

더욱이 NAFLD의 경우 간 외 합병증으로 심방세동,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증 등의 심혈관계질환을 비롯한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과 같은 대사증후군의 위험인자로도 평가된다는 대목이다.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2004년 1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NHIS에 등록된 총 403만 1,948건의 검진기록을 근거로 추적관찰이 진행됐다. 이들은 2회 이상 검진을 시행한 경우로, 연령대는 40세~69세까지로 한정됐다.

NAFLD 환자는 질병 및 건강 문제 국제통계분류 10차 개정판(ICD-10)에 따라, 간 지방증 지수(Hepatic Steatosis Index, 이하 HSI)가 집중적으로 비교됐다. 이때 HSI 지표가 1회 이상의 검사에서 '36을 초과한 경우' NAFLD 환자군으로 배정했고, 모든 검사에서 '30 미만'으로 나온 경우 대조군(non-NAFLD)으로 분류했다. 추적관찰은 2017년 12월까지 진행됐으며, 치매 발생 위험은 질병 위험도 분석에 널리 사용되는 콕스비례위험모형(Cox proportional hazards regression models)을 통해 평가가 이뤄졌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일단 연구 시작시점에서 NAFLD 진단 비율은 31.3% 수준이었다. 이후 9.5년(중간값)의 추적관찰 기간 NAFLD 환자군에서는 총 13만 8,424명, 대조군에서는 6만 9,982명이 치매를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건은 NAFLD 환자군에서는 NAFLD를 진단받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통계적으로도 높게 관찰됐다는 점이다. 

먼저 다변량분석(multivariable-adjusted analysis) 결과 5%가 높았으며(hazard ratio [HR], 1.05; p < 0.001), 경쟁위험분석(competing risk analysis)에서는 8%가 증가했다(HR, 1.08; p < 0.001). 또 성향-점수매칭분석(propensity-score matched analysis)에서는 NAFLD 환자군의 경우 대조군 대비 치매 발생 위험이 9% 높게 확인됐다(HR, 1.09; p < 0.001). 

이러한 치매 발생 위험은 여성 NAFLD 환자에서 더 높게 보고됐다. 실제로 여성 환자의 경우 대조군과 비교해 치매 발생 위험이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HR, 1.16; p < 0.001). 

이 밖에도 NAFLD 환자의 비만도도 밀접한 연관성을 보고했다. BMI가 25 미만인 인원(non-obese NAFLD subjects)은 비만한 NAFLD 환자군에 비해 위험도가 9% 높은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BMI <25 kg/m2, HR, 1.09; p < 0.001).

연구팀은 "이번 국가 코호트 연구 결과 NAFLD가 치매 위험 증가와도 일부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이 같은 연관성은 여성과, 비만이 아닌 NAFLD 환자에서 더욱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논문> Kim GA, Oh CH, Kim JW, Jeong SJ, Oh IH, Lee JS, Park KC, Shim JJ. Association between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and the risk of dementia: A nationwide cohort study. Liver Int. 2022 May;42(5):1027-1036. doi: 10.1111/liv.15244. Epub 2022 Mar 23. PMID: 35289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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