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 공략' 중추신경계 전문 신약 기업 생존전략은? 
'틈새시장 공략' 중추신경계 전문 신약 기업 생존전략은?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6.03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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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디아 개발 3개 품목, 중간임상 공개 및 상업화 앞둬
출처: 아카디아 홈페이지.

'블록버스터(Block buster)보다 니치버스터(Niche Buster)의 가능성을 엿본다.'
 
미국 소재 바이오테크 '아카디아'가 중추신경계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전방위적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년 전 650억 원이 넘는 대규모 기업 바이아웃(buy-out) 계약을 통해 확보한 비마약성 진통제부터, 치료제가 전무한 소아 퇴행성 뇌신경질환 레트증후군(Rett syndrome) 신약,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정신병 치료제까지 상업화를 위한 본격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뇌신경질환 치료제 전문개발사인 아카디아제약(Acadia Pharmaceuticals)이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에 공격적 행보를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카디아는 올해 들어 신약 후보물질 세 개 품목의 신규 임상 결과물들을 대거 공개했다. 레트증후군 소아 환자에서의 증상 개선효과를 보고한 '트로피네타이드(Trofinetide)'를 비롯해 알츠하이머 치매 정신병 신약으로 재도전 중인 '피마반세린(제품명 뉴플라지드)', 비마약성 진통제 후보물질 'ACP-044(실험물질명)'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회사는 최근 급·만성 통증 치료를 위한 비마약성 진통제 후보물질의 중간 임상 성적표를 공유했다.

앞서 아카디아는 2020년 8월 바이오테크 쎄르싸이 테라퓨틱스(CerSci Therapeutics)와 기업 인수를 위한 바이아웃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쎄르싸이는 통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경세포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비마약성(non-opioid) 약물치료법과 RSDAx (Reactive Species Decomposition Accelerant) 임상 프로그램을 보유한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시장성이 높게 평가되는 신규 비마약성 진통제 ACP-044를 자사의 포트폴리오에 담을 약물로 선택한 것이다. 해당 급성 및 만성 통증약은 당시 5,250만 달러(한화 약 651억 원)에 달하는 인수 계약금 규모만으로도 업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획득한 후보물질의 첫 번째 임상평가 결과를 보면, 당초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 건막류절제술(bunionectomy surgery) 환자를 대상으로 급성 통증 조절효과를 평가한 2상임상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 ACP-044 1600 mg을 투약한 환자군의 경우 위약군과 비교해 급성 통증 점수를 10.5점 감소(환자 주관적 보고)시킨 것으로 확인됐으나, 투약 48시간 및 72시간 후 통계적 유의성 달성에는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카디아는 입장문을 통해 "수술 후 통증 관리 분야에 비마약성 진통제 약물 옵션의 역할은 날로 증대되고 있다"며 "해당 2상임상의 중간분석 결과 통계적 유의성 확인에는 일부 차질을 빚었지만 최종 결과 분석이 아직 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CP-044 개발과 관련해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만성 통증 임상의 최종 결과도 내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레트증후군 최초 옵션 트로피네타이드 '파란불'…정신병약 피마반세린 '승인 코앞' 

한편 아카디아는 소아 레트증후군 영역에 최초의 신약 옵션을 올리는 동시에,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정신병 신약 피마반세린의 상업화 절차도 목전에 둔 상태다.

먼저 올해 4월 미국신경과학회(AAN) 연례학술대회 석상에서는 레트증후군 치료 신약 후보물질인 트로피네타이드의 3상임상 성적표가 공개됐다. 여기서 트로피네타이드는 마지막 임상 담금질 결과 언어 및 발달 지체, 손의 기능과 보행 장애, 호흡이상 등 레트증후군과 관련한 주요 증상들을 개선시키는 치료혜택에 파란불을 켰다.

신약 후보명단에 이름을 올린 트로피네타이드의 경우, 뇌의 정상적인 발달과 손상에 관여하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GF-1)의 아미노기 말단 트리팹타이드(amino-terminal tripeptide)에 합성유사체로 작용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트로피네타이드가 잠재적으로 신경염증을 감소시키고 신경 시냅스 기능을 도와 레트증후군의 주요 증상들을 개선시키도록 설계됐다는 부분. 

실제로 앞선 2상임상 결과, 의료진과 간병인이 평가한 치료적 혜택을 놓고는 위약 대비 개선효과가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이러한 임상자료를 토대로 트로피네타이드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레트증후군 및 희귀소아질환(Rett syndrome and Rare Pediatric Disease, 이하 RPD) 치료제로 신속심사 및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상태다.

이어 5월 중순엔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정신병 치료 신약 피마반세린의 허가 타임라인도 공유했다. 회사가 공개한 일정에 따르면, 지난 2월 FDA에 제출한 피마반세린의 신약보충허가신청서(sNDA)가 공식적인 논의 절차를 밟는 것으로 나타난 것. 해당 신청자료를 검토하는 FDA 산하 정신약물자문위원회 회의가 오는 6월 17일 열릴 예정이며, 최종 결정은 8월 4일 내려질 방침이다.

피마반세린은 신경정신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는 '5-HT2A 수용체'를 우선적으로 타깃하는 선택적 세로토닌(serotonin) 길항제로의 작용기전을 가졌다. 이미 2016년 파킨슨병 관련 정신병에 처방 적응증을 획득했으며, 이번 알츠하이머 치매 적응증 도전은 두 번째인 셈이다. 

작년 4월 임상에서 관찰된 유효성 부족과 안전성 문제 등을 이유로 FDA로부터 허가신청을 반려당한 뒤 올해 신약 보충허가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아카디아는 "피마반세린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 자료제출을 끝마친 상황에서 FDA와 긴밀한 논의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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