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기념일까지 지정'…반복되는 노인학대 문제
'법정 기념일까지 지정'…반복되는 노인학대 문제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2.06.13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5일 노인학대 예방의 날, 노인인권보호 사회적 인식 부족 '여전'
출처. 나비새김 캠페인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노인 복지에 대한 사회적 가치가 증가한 반면, 치매 노인학대 문제는 매년 늘어나는 상반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여기서 관건은 외부에서 쉽게 인지할 수 없는 가정 내 주요 부양자인 '가족에 의한 학대' 사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노인 인권에 대한 개인 및 사회적 인식 부족과 사적 돌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현행 복지 정책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즉, 인식 개선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는 15일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앞두고 고령층과 치매 노인에 대한 학대가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학대 예방의 날(6월 15일)은 노인 인권을 보호하고 노인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노인복지법에 따라 제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복지부 주관 노인학대 예방 캠페인 등이 매년 진행되고 있지만, 기념일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은 여전히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복지부는 세대 간 이해와 공감을 위해 노인학대 예방 캠페인 '나비새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진행하는 등 다각도로 인식개선 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 노인학대 신고앱인 '나비새김(노인지킴이)'을 앱스토어를 통해 보급하며, 노인학대 신고‧상담을 지속 제공하고 있다.

◆치매노인 학대 사례…장기간 학대 경향 '주목'

치매노인 학대의 주요 가해자가 가정 내 주 부양자나 가족인 점도 큰 문제지만, 1년 이상의 장기간 학대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는 수치도 심각한 부분이다. 

복지부가 발간한 '2020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34개 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의 노인학대 상담사업 사례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1만6,97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를 세부 분석한 결과 2020년에는 총 6,259건의 학대가 있었으며, 이 중 1,534건인 24.5%는 치매 진단을 받았거나 치매가 의심되는 노인이다. 치매 노인에 대한 학대는 매년 늘어나 지난 2010년 577건 대비 2020년에는 1,535건으로 약 3배가 증가했다.

학대 지속기간을 보면, 1년 이상 5년 미만이 502건(32.7%)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1개월 이상 1년 미만이 387건(25.2%), 일회성이 278건(18.1%) 순이었다. 5년 이상 지속 사례도 268건(17%)에 달했다. 학대 유형은 신체적 학대가 659건(30.0%)로 많았고, 정서적 학대 605건(27.6%), 방임 519건(23.7%) 등의 순이었다. 발생 장소는 가정 내가 984건(64.1%)으로 가장 많았으며, 생활시설이 449건(29.3%)으로 뒤를 이었다. 

결국, 치매노인 학대는 일부 가정 내 우발적 사건 수준을 넘어 사회적 과제가 됐다는 해석이다. 

◆노인학대 신고방법…"방치하지 마세요"

노인학대 방지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관심과 신고가 필수다. 차후 발생할 더 큰 학대 문제를 신고해 사전에 막는 방식이다. 

노인학대 신고는 학대 행위 의심자의 주요정보, 학대상황 등 학대와 관련한 정보는 구두 또는 문서로 전달이 원칙이다. 다만, 노인이나 학대행위자 정보 파악이 어려운 경우 인지된 정보를 최대한 전달하는 방식으로도 신고가 가능하다. 

노인학대 신고를 위해서는 학대 예측징후에 대한 사전 인식이 필요하다. ▲치료받지 못한 상처 및 부상 발견 ▲노인거주 가정 내 다툼과 욕설 등의 빈번한 발생 ▲노인 대상 성적 수치심 행위 ▲노인의 물건 및 금품의 무단 사용 ▲영양실조나 탈수상태 ▲ 의료적 처치 미제공 ▲시설입소 후 연락 두절 등이 대표적 확인법이다.

신고 시 신고인의 부당한 피해 방지도 규정되어 있다. 노인복지법 제39조의 6제3항은 신고인의 신분은 보장하고, 의사에 반하는 신분 노출을 금지한다. 또 학대 노인의 보호와 관련 업무자는 전 현직을 막론하고 직무상 비밀을 누설치 못한다. 

고령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함께 고령층에 대한 학대가 늘면서 이를 방지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