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신약 후보물질 간테네루맙 "3상 성공 확신한다"  
치매 신약 후보물질 간테네루맙 "3상 성공 확신한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6.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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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 한국지사 닉 호리지 대표이사(GM) 인터뷰 
닉 호리지(Nic Horridge) 한국로슈 대표.

"오는 하반기 공개될 간테네루맙(gantenerumab)의 3상임상 결과는 긍정적일 것으로 확신한다."

닉 호리지(Nic Horridge) 한국로슈 대표(사진)는 최근 다국적제약사 출입기자모임과 가진 공동 인터뷰 석상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시장에서 특정 표적 기전의 항체치료제들이 임상평가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호리지 대표는 뉴질랜드 캔터베리대학(University of Canterbury)에서 세포생물학을 전공하고 분자생물학 분야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로슈가 개발 중인 간테네루맙은 베타(β)-아밀로이드 표적 항체치료제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의 뇌세포를 사멸시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축적을 줄여 증상을 개선하는 기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츠하이머 치료 영역에서 로슈는 치료제의 개발뿐 아니라 환자의 조기발견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증상이 어느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환자에게 치료제를 처방할 경우, 이미 벌어진 뇌 손상의 재생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호리지 대표는 "간테네루맙의 임상 결과가 성공적이라는 전제 아래 이러한 로슈의 접근 방식은 환자들에게 아주 가치 있는 해결책을 제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치매는 여러 질환 가운데서도 유독 표적 신약의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분야로 손꼽힌다. 약물 유효성분의 뇌혈관장벽(BBB) 통과가 1차적 관문인 만큼 후보물질이 가진 작용기전상의 차별성이 한층 강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작년 6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시장 최초로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시판허가를 획득한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 신약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의 실패 사례는 시장에 적잖은 여파를 남겼다.

허가 심사과정에서 불거진 실효성과 안전성 잡음은 시판 이후 처방과정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와 관련해 미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들에선 신약 신청에 퇴짜를 맞았고, 결국 개발사인 바이오젠의 최고경영자(CEO)까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아두카누맙의 마케팅과 영업을 맡은 회사 조직 또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뼈아픈 실패를 대내외적으로도 인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대규모 글로벌 3상임상에 돌입한 동일 계열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약 간테네루맙은 차별화된 개발 행보를 걷고 있다. 일단 간테네루맙 역시 아두카누맙과 동일하게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가설을 놓고 뇌에 독성작용을 일으키는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형성을 제거하는 '아밀로이드 가설'을 기반으로 한다. 

무엇보다 다국적제약기업 로슈와 제넨텍(Genentech)이 공동개발에 참여한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후보물질로, 고위험군을 타깃으로 잡은 첫 번째 피하주사제로의 진입이 주목된다는 부분이다. 아두카누맙의 경우 투약관리가 까다로운 정맥주사제였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간테네루맙의 시장 진입시 차별점은 명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10월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를 표적으로 한 최초의 피하주사제로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지정을 받기도 했다.

지난 3월 로슈는 간테네루맙의 다국가 3상임상 'SKYLINE 연구(NCT05256134)'에 대한 진행 계획도 공표했다. 간테네루맙의 국내 3상임상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끝마치며 조만간 임상평가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국가임상으로 진행되는 해당 연구에는 총 환자수 1,200명 가운데 36명의 국내 환자들이 포함된다.

여기서 호리지 대표는 로슈가 가진 기업 미션 'Doing now what patients need next (내일 환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오늘 행하라)'에 대해서도 신념을 밝혔다.

그는 "치료에 어려움이 있는 영역의 치료제를 개발해 최고의 치료제를 가장 필요로 하는 환자에게 신속하게 제공한다는 미래 지향적 관점이 담겼다"며 "글로벌 차원에서 다양한 R&D 활동으로 효과적인 신약들을 개발하고 있으며 우리의 혁신이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국로슈도 국내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한국은 R&D 측면에서 로슈의 주축이 되는 국가 중 하나"라면서 "구체적으로 지난 20여년간 한국에서 4만명 이상의 환자에게 1~3상 임상 연구 혜택을 제공했으며, 작년 한 해에만 5천명 이상의 환자들이 연구에 활발히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호리지 대표는 맞춤의료 전략과 관련해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결과에 대한 시간을 단축시키려는 노력은 제약뿐 아니라 이에 특화된 진단사업부에서도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며 "유전체를 분석하더라도 기존의 방대한 데이터와 비교해 그 환자만의 특성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유전체 분석 검사에 대한 데이터의 주체가 누구인지, 이 데이터가 저장 및 보관되는 장소는 어디인지 등에 대한 법률적인 문제가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있다"며 "데이터 관리의 측면에서 해당 문제를 푸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에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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