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복지정책의 미래 '돌봄'…처우개선 허들 넘을까?
[기획]복지정책의 미래 '돌봄'…처우개선 허들 넘을까?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2.06.28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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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체계와 근로조건 개선 중점…공공성 강화 '대세'
출처. 미리캠퍼스

고령화에 따라 복지정책 강화는 여야의 구분 없는 시대의 과제가 됐다. 특히 돌봄 정책은 복지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중심 사안으로 떠올랐다.

그간 돌봄에 투입될 막대한 추산비용에 따라 국가적 지원보다는 가정 내 돌봄 사적(私的) 돌봄이나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 등 장기요양요원의 낮은 임금에 기대어 돌봄체계를 유지했다. 

장기요양요원은 장기요양기관에 소속돼 노인 등의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 심신 기능의 유지 향상 등을 제공하는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등의 종사자를 일컫는다. 

치매 돌봄도 문제가 심각하다. 치매 돌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실직, 가정파탄 등은 이미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요양기관이나 병원의 치매 환자 돌봄 기피 사례도 존재해 더는 가정이나 개인의 돌봄에 기댈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돌봄을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고령화는 더이상 외면하거나 피할 수 없는 거대한 쓰나미(Tsunami)로 인식됐고, 개선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돌봄 정책의 변화를 주도할 돌봄 인력인 장기요양요원의 처우 개선을 토대로 복지정책의 변화가 진행돼야 한다는 게 공감대의 주된 내용이다. 

돌봄 인력이 요구하는 핵심 키워드는 간단하다. 전 직역에 걸친 공통된 영역은 바로 공공성 강화를 바탕으로 한 보수체계와 근로조건 개선 등 전반적인 처우 개선이다. 공공성 강화로 직업 안정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돌봄 인력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토록 해달라는 것이다. 

◆전문가들 간병부담 완화 정책은 "선택 아닌 필수"

초고령사회 도래에 따라 간병부담 완화와 직결되는 돌봄 정책의 강화를 주장하는 전문가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경남연구원은 연구보고서를 통해 초고령 사회를 대비한 간병 부담의 완화 정책 확대를 제안했다. 

보고서는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의료·간병 서비스 수요 상승과 장기요양노인의 돌봄 제공자 중 다수가 자녀(며느리, 사위) 또는 배우자라는 부분을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또 노인뿐만 아니라 가족 중 치료가 필요한 간병·돌봄 수요가 동시에 발생할 때 '간병 파산' 또는 '간병 살인'으로 이어진다는 진단이다. 

이에 공적간호간병 시스템인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및 경남형 간병지원 사업 '경남 365 안심병동' 사업 확대와 간병 가족과 돌봄 제공자에 대한 지원 확대를 강조했다. 이 같은 대안은 경남지역을 넘어 기타 지역에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한 대안이다. 

박선희 연구위원은 "초고령 사회 대비를 위해 관련 통계를 구축하고 간병지원 정책을 확대·강화해야 한다"며 "가족 돌봄 제공자의 신체적·심리적 부담 완화를 위한 종합적 지원 방안의 마련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경기도에서도 대규모 장기요양요원 대상의 실태조사가 시작됐다.  최근 경기도사회서비스원 경기도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가 도내 장기요양요원인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 노인돌봄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에 나선 것이다. 경기도는 2020년 시도별 장기요양보험 신청자가 23만 명에 달해 전국에서 장기요양인력의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이다. 

이번 실태조사는 장기요양요원 대상으로 고용형태, 월평균 임금, 근무시간, 업무 만족도 등에 대한 기초 현황과 인식 조사와 함께 표적집단면접을 통해 장기요양요원의 실태와 문제점까지 면밀하게 파악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장기요양요원의 처우 개선 등을 위한 다양한 작업이 펼쳐지고 있으며, 윤 정부 역시 해당 영역에 대한 개선 의지를 수차례 피력한 만큼 개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요양보호사 공공성 강화 '초점'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문제다. 하지만 여러 단체나 협회가 존재함에 따라 일원화된 창구가 없어 단일화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치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장기요양인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직역으로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가장 크다. 최근 주목할 변화는 처우 개선을 위한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의 출범이다. 이들은 출범과 함께 윤 정부를 상대로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들이 제시한 개선안은 ▲국공립 요양기관 30% 확충 ▲사회서비스원 확대 ▲돌봄정책 기본법, 돌봄노동자 기본법 제정 ▲요양보호사 처우 제도 개선 ▲인력 확충 보장 ▲재가방문요양보호사 월급제 보장, 인권 보호 메뉴얼 마련 등이다. 

대선 당시 요양보호사 단체들은 대선 주요 공약에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 포함을 요구하며 집회를 개최하는 등 의견 관철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 중 지역요양보호사 단체는 요양보호사 일자리 정책 개선 ▲요양보호사 법정단체 설립 ▲호봉제와 경력·승급 인정 ▲정체성 확보 제도 개선 ▲요양보호사 관련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 등을 주장했다. 

◆사회복지사…정책의 대변화 아젠다 '제안'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대통령선거 복지정책 의제를 통해 대선후보들에게 적극적인 의사를 개진했다. 복지사협회는 4대 의제를 토대로 8대 핵심 공약을 제시했고, 이를 활용한 돌봄 정책의 강화를 강조했다. 

복지사협회가 제안한 4대 의제는 ▲사회복지예산 증대 ▲사회복지 분야 양질의 일자리 확보 ▲사회복지사업 공공성 강화 ▲사회복지 시스템 강화 등이다. 

8대 핵심공약은 ▲OECD 국가 평균으로 사회복지예산 증대 ▲사회복지인력 처우 개선 ▲사회복지 좋은 일자리 확보 ▲사회복지 인력 안전 확보 ▲돌봄 국가책임 강화 ▲공공성 강화를 위한 사회서비스 인프라 확충 ▲민관협력 강화 ▲복지전달체계 강화다. 

현재 한국의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은 OECD 평균에 접근하지 못하며, 동유럽의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도 뒤처졌다는 평가다. 지난 2019년 기준 OECD의 GDP 대비 평균 사회복지지출은 20%인 데 반해, 한국은 12.2%에 그쳤다. 

◆간호조무사…전문대 양성과 법정 단체 인정 '겨냥'

간호조무사는 윤석열 정부에 '간호조무사 전문대 양성'과 '간호조무사협회 법정 단체 인정'을 핵심 사안으로 전달한 상태다.

두 사안을 통해 간호조무사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차별을 개선할 수 있다는 데 협회의 의견이 한곳에 모인 이유에서다. 

이외에도 의료기관 종사 간호조무사 인력 기준 정립과 수가보상 체계마련, 국가 보건 정책사업의 간무사 활용 증대, 저임금 해소 및 처우 개선을 주요 과제로 지목했다. 

간무협 홍옥녀 회장은 대선 당시 국민의힘 강기윤 직능총괄본부 부본부장을 통해 간무사의 발전을 위한 제도적 개선을 적극 호소했다.

간무협 홍옥녀 회장은 "간무사가 간호사와 함께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고, 두 직역 간의 화합 방안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돌봄의 선봉…장기요양기관의 요구는? 

최근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는 돌봄 개선 등 사회적 요구 확대와 분위기 변화에 맞춰 7대 정책제안을 추진했다.

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종사자 처우 개선으로 지목했다. 구체적 실행방안은 장기요양시설종사자와 사회복지시설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의 100% 수준 보장과 언텍트 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이다. 

이외 주요 공약은 ▲장기요양기관의 지속 가능한 감가상각비 반영 ▲요양시설 입소자의 단일수가 적용 ▲장기요양 공제회 설립 ▲노인학대에 따른 처벌기준 마련 ▲불합리한 행정처분 개선 ▲인건비 비율 폐지 및 인건비 정상화 등이다. 

감가상각비 반영의 경우 요양시설의 재투자가 가능한 수준으로 확대하고, 가산제도 도입 등을 통한 농어촌지역 지원책 마련이 주요 방안으로 제시됐다. 

또 불합리한 행정처분의 대표적 사례로는 부당청구 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의 양벌규정의 개선, 착오와 부정 청구의 명확한 구분, 청구시스템을 통한 사전예고제 도입, 인건비 비율 폐지 등이 지목됐다. 

고령화에 따라 돌봄 정책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가 커지는 만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돌봄 서비스 제공의 주역인 요양요원에 대한 처우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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