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세 "감염 인원, 퇴행성 뇌신경질환 위험 늘었다" 
코로나19 재확산세 "감염 인원, 퇴행성 뇌신경질환 위험 늘었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7.11 16: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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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N 2022| 코로나19 감염자, 신경퇴행성질환 발병 위험도 분석 발표
출처: 유럽신경과학회(EAN).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재확산세를 맞은 가운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원들의 경우 대표적 퇴행성 뇌신경질환인 알츠하이병과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최신 조사 결과지가 나왔다.

다만 다행스러운 점은, 지난 2년에 걸친 대유행 기간(2020-2021) 감염증을 경험한 인원들을 분석한 결과 '독감(인플루엔자)'이나 '지역사회-흭득 세균성 폐렴(community-acquired bacterial pneumonia)' 등과 같은 여타 다른 호흡기 감염증에 비해 그 위험도가 두드러지게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는 대목이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유럽신경과학회(EAN) 연례 학술대회 석상에서는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한 퇴행성 뇌신경질환 발생 위험도를 평가한 인구 기반 국가 코호트 결과가 공개됐다. 해당 논문의 주요 결과는 학회 발표와 동시에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Neurology' 2022년 6월 23일자 온라인판에도 게재됐다.

여기서 핵심은 이렇게 정리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원에서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3배,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2배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발표를 진행한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신경과 Pardis Zarifkar 박사는 "코로나19 감염자들의 경우 신경학적 문제가 없는지 진료현장에서 보다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해 문제가 되는 징후와 증상은 감염 전과 후로 구분해 면밀히 비교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증 환자 인지검사 시행 필요"…뇌내 독성 단백 축적 및 염증반응 촉발↑

지금껏 조사된 자료를 짚어보면,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의 80% 넘게 후각 및 미각 이상, 두통, 현기증, 기억력과 집중력 장애, 피로, 과민증 등의 신경학적 이상증세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특정 신경계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와, 만약 그렇다면 이러한 연관성이 다른 호흡기 감염증과 어떻게 다른가 하는 문제를 여전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신경학적 이상증상 발생 위험도를 비교하기 위해 코로나19 감염과 기타 호흡기 감염 환자를 분류해 평가를 진행했다. 이에 연구는 덴마크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를 근거로 분석을 시행했다.

코로나19 감염사태가 발발한 2020년 2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COVID-19 진단검사를 받았거나, 지역사회 획득 세균성 폐렴 진단을 받은 성인을 구분했다.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앞선 2018년 2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도 분석에 포함시켰다.

임상참가자 분류는 과거 1년 동안 인플루엔자 A/B 감염증 병력이 없고 COVID19 검사에 양성 반응을 보인 4만 3,262명과 검사에서 양성 소견을 보이지 않은 87만 6,356명을 우선 비교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 병력은 없으나 지역사회 획득 폐렴 환자 1,474명과 인플루엔자 A 또는 B 환자 8,102명을 추가로 분석한 것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COVID19 진단검사에 양성 반응을 보인 인원의 경우 최대 12개월까지 신경계 질환 발생을 추적관찰한 것이다. 여기엔 퇴행성 뇌신경질환인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그리고 허혈성 뇌졸중, 뇌내 출혈, 지주막하 출혈 등을 포함한 뇌혈관장애 발생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과 비교된 인플루엔자 A 또는 B 바이러스와 지역사회 획득 세균성 폐렴이 호흡기 감염증에 가장 흔한 사례들로 꼽혔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오랜기간 겪으면서 다른 기타 호흡기 감염증과 비교해 신경학적 이상반응이 더 심각한지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 연구의 주된 목표였다"며 "분석 당시 위험도가 작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그 증가폭은 의외로 꽤 높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코로나19 감염 환자에서는 진단 12개월 후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대한 상대적 위험도(relative risk, RR)가 비감염군에 비해 3.4배 증가한 것으로 관찰됐으며(95% CI, 2.3 - 5.1), 이 같은 위험도는 입원 환자보다 외래 환자에서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는 파킨슨병 발생 위험도를 놓고도 그대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양성 인원은 음성 인원 대비 첫 12개월 이내 파킨슨병을 진단받을 위험도가 2.2배 증가했기 때문이다(RR 2.2; 95% CI, 1.5 - 3.4). 

Zarifkar 박사는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독성 베타 아밀로이드반과 파킨슨병에서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의 축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종의 신경염증 발생 위험도를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덴마크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원 중 중증 환자에게는 인지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몬트리올 인지평가(Montreal Cognitive Assessments) 등과 같은 검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할 경우 해당 신경학적 장애를 찾아내기 수월해질 것"으로 의견을 전했다.

다만,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자들을 인플루엔자나 세균성 폐렴 감염군과 비교했을 시엔 해당 위험도의 차이가 유의하게 높지는 않았다고 발표했다.

◆허혈성 뇌졸중 및 뇌출혈 위험 '뇌혈관장애 큰 폭 증가'…"국가 연구 시행해야"

이 밖에도 코로나19 감염자에서는 뇌혈관장애 발생 위험과 관련해 유의한 상관관계가 포착되기도 했다.
  
먼저 뇌혈관 장애의 경우, 추적관찰 12개월차 코로나19 양성 환자는 음성 환자 대비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도가 2.87배 증가했다(RR, 2.87; 95% CI, 2.2 - 3.2). 이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혈액의 과응고 상태 및 상대적으로 강력한 염증반응이 감염 환자의 허혈성 뇌졸중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코로나19 감염 환자는 비감염인과 비교해 지주막하 출혈이 증가하지 않았지만, 12개월 후 뇌내 출혈(intracerebral hemorrhage) 가능성이 4.8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RR, 4.8; 95% CI, 1.8 - 12.9).

이와 관련해, 중증 호흡부전에 사용되는 체외막산소공급(ECMO)과 기계적 환기 장치를 이용한 코로나19 환자에서는 뇌출혈 위험을 보다 증가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질병 중증도에 따라 위험을 계층화하지는 않았다"며 "통상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는 문턱은, 인플루엔자나 세균성 폐렴보다 훨씬 낮았기 때문에 결과가 희석됐을 여지도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 접종을 비롯해 바이러스 변이체, 사회경제적 상태 및 동반 질환에 대한 추가 정보를 포함한 국가 기반 레지스트리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했다.

<논문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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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태 2022-07-11 17:05:22
실지로 연구하다 보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르지요. 코로나 뿐 만 아니라 백신 접종도 조사해봐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