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치매 치료, 활성형 비타민 '벤포티아민' 활용에 눈길
초기 치매 치료, 활성형 비타민 '벤포티아민' 활용에 눈길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7.15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국립보건원, 알츠하이머병 및 경도인지장애 타깃 '비타민B1' 연구 대규모 자금 지원 결정 
참조: 벤포티아민 화학구조.

초기 알츠하이머병과 경도인지장애 관리전략을 놓고 활성형 비타민B1 '벤포티아민(benfotiamine)'의 치료적 효과를 저울질하는 대규모 국가 임상이 진행된다.

티아민(thiamine)과 비타민B1의 전구체 격인 벤포티아민의 경우, 면역체계 활성화 작용과 뇌 보호효과에 있어서도 다양한 혜택이 기대되는 상황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발생하는 뇌 포도당 대사(glucose metabolism) 감소를 조절하는 작용기전이 질병의 진행에 어떠한 치료반응을 나타낼지 이목이 쏠린다. 

최근 미국국립보건원(NIH)은 해당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뉴욕 소재 연구기관 'BNI (Burke Neurological Institute)'를 선정해 5년간 4,500만 달러(한화 596억 6,100만원)의 연구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해당 연구는 실험실에서 제조 및 합성된 벤포티아민 성분을 이용해 알츠하이머병과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인지저하를 늦추는 혜택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으로 평가된다.

연구 디자인을 살펴보면, 알츠하이머병과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저하의 진행을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1년 동안 하루 두 번(아침 및 저녁) 벤포티아민 300 mg 정제를 투약할 예정이다.

임상은 오는 2023년 1분기 미국 내 50개 임상센터에서 약 400명의 환자를 모집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주요 평가변수는 인지검사 및 알츠하이머병의 혈액 바이오마커, 경도인지장애 상태 변화, 뇌의 포도당 사용률, 신경세포 손실, 염증반응 및 뇌질환 매개변수 등이 포함된다.

일단 벤포티아민 정제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예비 2상임상(NCT02292238)을 실시해 초기 데이터 분석을 시행하고, 이후 확장임상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잡혔다.

웨일 코넬의과대학 Gary E. Gibson 박사가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는 BNI 연구팀은 "대표 평가지표인 'ADAS-cog (Al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Cognitive Subscale)'를 측정한 일부 데이터에 따르면 벤포티아민을 투약받은 환자에서는 위약군 대비 인지저하 진행 위험이 더 낮았다"며 "비록 이 같은 감소효과가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지 않았으나 잠재적인 치료 이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간 진행될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에서 벤포티아민 치료가 얼마나 밀접한 영향력을 보일지 기대가 크다"며 "가설이 맞다면 환자에 투약 안전성을 기반으로 치료 전략에 있어 상당한 진전을 나타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영국·스웨덴 등 참여 다학제 임상프로그램…"대사 기능장애 조절 경로 주목" 

벤포티아민은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뇌를 보호하는 등 신체의 정상적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비타민B1으로 티아민의 합성물질로 평가된다. 티아민의 지방 용해성 유도체로 소화기관을 통해 쉽게 흡수가 이뤄져, 티아민보다 높은 생체이용률을 나타내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연구팀이 주목한 '벤포티아민 가설'은 이렇게 정리된다. 알츠하이머병 발생 초기엔 뇌 포도당 대사의 감소가 일어난다. 여기서 해당 포도당 대사 감소의 경우, 티아민의 가용성 감소로 인해 촉발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앞서 전임상 모델 평가를 진행한 결과 전구체인 벤포티아민을 공급해 티아민 수치를 높이는 것이 알츠하이머 유사 증상으로부터 일종의 보호작용을 가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최적의 투약 용량과 치료반응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한편 임상프로그램에는 BNI 외에도 스웨덴의 고덴버그대학(University of Gothenberg), 영국 케임브리지대학(University of Cambridge), 미국 조지타운대학(Georgetown University)이 파트너십을 맺고 연구에 참여한다. 더불어 뇌신경 진단업체인 C2N진단(C2N Diagnostics)도 이번 프로젝트에 포함됐다.

알츠하이머병약물발견재단(Alzheimer’s Drug Discovery Foundation) 설립자인 Howard Fillit 박사는 해당 연구 진행에 논평을 전했다. 그는 "벤포티아민의 경우 본 재단도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관리에 있어 유망 약물 옵션으로 스크리닝한 물질 중 하나였다"며 "해당 파일럿 연구가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노화연구소(NIA)의 대규모 자금 지원을 받게 된 것에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예비임상 이후 개선된 바이오마커를 통해 벤포티아민이 뇌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더 깊은 통찰력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대사 기능장애 등과 같은 다양한 생물학적 요인을 평가하는 새로운 접근법은 알츠하이머병에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는 데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