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유전자 돌연변이 유형에 따라 생존율 엇갈린다
파킨슨병, 유전자 돌연변이 유형에 따라 생존율 엇갈린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7.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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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N 2022| 주요 4개 유전자 변이 유형서 생존율 비교 분석 공개  
출처: 유럽신경과학회(EAN).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의 생존율을 예측해볼 수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지가 나왔다.

'SNCA' 또는 'GB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환자의 경우 해당 변이가 발생하지 않은 인원과 비교해 생존율이 유의하게 낮았던 반면, 'LRRK2' 또는 'PRKN' 유전자 변이가 관찰된 환자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생존율이 보고된 것이다.

파킨슨병 환자가 가진 유전자 변이와 생존율 사이의 연관성을 저울질한 임상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추후 진료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놓고는 귀추가 주목된다. 

파킨슨병 환자의 유전자 변이를 파악해 생존율과의 상관관계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는 최근 성료한 올해 유럽신경과학회(EAN) 연례학술대회 석상에서 공개됐다.

후향적 분석을 진행한 해당 임상의 핵심은 이렇게 정리된다. 비록 전향적 임상분석 결과에 비해 자료적 가치는 낮게 평가되지만, 유전자 분석과 관련해 파킨슨병 환자의 생존 예후를 가늠할 수 있는 근거자료로 충분히 이용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학회 발표를 진행한 프랑스 파리뇌연구소(PBI) CNRS 소속 Aymeric Lanore 박사는 "파킨슨병의 예후와 관련해 유전자 변이 분석을 통한 정보 제공은 환자 상담에도 더없이 유용할 것"이라며 "이러한 유전정보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킨슨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멈추기 위한 치료전략으로 특정 유전자 변이를 타깃하는 신약 개발에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전자 돌연변이 유형 구분…'SNCA·GBA' 'LRRK2·PRKN' 변이 "데드크로스 신호"   

통상 파킨슨병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인자 모두에 영향을 받는 대표적 퇴행성 뇌신경질환으로 분류된다. 질병을 진단받은 환자에 5% 수준은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으나, 대부분은 가족력도 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돌연변이는 SNCA 및 LRRK2, PRKN 유전자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외 GBA 유전자 변이체도 위험인자로 간주된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관련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경우 파킨슨병이 발병할 수 있으나, GBA 돌연변이는 병리학적으로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지만 질병의 발생을 100% 확신할 수는 없다"며 "문제는 이러한 유전적 구성을 기반으로 파킨슨병 환자의 생존율을 조사한 연구 데이터가 전무한 실정이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 환자의 특정 유전자 변이에 주목했다. 연구를 살펴보면, 1990년부터 2021년 사이에 등록된 파킨슨병 환자 2,037명(프랑스 국적)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여기엔 프랑스 국립사망정보(French national death database)에 2021년 9월까지 집계된 사망률 기록도 포함됐다.   

유전자형 분석에 따르면, 전체 임상참가자 중 GBA 돌연변이를 가진 인원이 173명, LRRK2 51명, PRKN 100명, SNCA 변이가 20명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50세였다. 흥미로운 부분은 파킨슨병 발병 시 평균 연령이 가장 낮았던 그룹이 PRKN 돌연변이를 지닌 환자(31.5세)였다는 점. 이외 GBA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군의 평균 진단 연령은 50세, LRRK2 51세, SNCA는 43.4세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는 어땠을까. 평균 11.8년의 추적관찰기간 동안 889명의 환자가 사망했으며, 사망률은 1000인년(person-years)당 37명이었다. 사망률의 경우 노인과 남성 참가자에서 더 높았다.

관전 포인트는 유전자 변이상태에 따른 생존율에도 명확한 차이를 보고했다는 대목이다.

먼저 SNCA 돌연변이를 가진 파킨슨병 환자는 변이가 없는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9.88배 높게 분석됐다(hazard ratio [HR], 9.88; 95% CI, 4.8 - 20.4; P < .001). 이는 성별 및 연구시작 시점 당시 연령 등을 변수로 보정한 결과였다.

또한 GBA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 역시 사망 위험이 비교군 대비 1.33배 증가한 것이다(HR, 1.33; 95% CI, 1.00 - 1.78; P = .048).

그런데, 또 다른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경우는 얘기가 달라졌다.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에 비해 LRRK2 유전자 변이를 가진 파킨슨병 환자는 사망 위험도가 51% 감소했으며(HR, 0.49; P = .023), PRKN 돌연변이 인원에서는 59% 낮아졌기 때문이다(HR, 0.41; P = .001).

연구팀은 "GBA 돌연변이의 중증도 정도에 따라 병리학적인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추가 생존율 분석도 별도로 진행됐다"며 "그 결과 가장 심각한 GBA 돌연변이를 가진 인원들에서는 생존기간이 더욱 단축되는 경향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사망률을 표준화한 결과, SNCA 돌연변이(standardized mortality rate [SMR], 16.5; 95% CI, 7.9 - 25.1; P = .0004)나 GBA 돌연변이(SMR, 3.4; 95% CI, 2.7 - 4.2, P < .0001)를 보유한 환자에서는 사망 위험이 보다 높게 보고됐다.

하지만 LRRK2 유전자 변이의 경우엔, 일반 인구 대비 사망률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Lanore 박사는 발표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에서 유전적 변이상태를 확인하는 작업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현재 LRRK2나 GBA 돌연변이 등을 표적으로 하는 중재치료에 대한 임상시험이 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가 프랑스 이외 지역 인구집단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며 "조기 발병 파킨슨병 등 다양한 형태의 코호트 집단 연구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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