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개선효과 강조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신약' 첫걸음 뗐다 
기억력 개선효과 강조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신약' 첫걸음 뗐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8.02 1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AIC 2022| 알제온 ALZ-801 2상임상 재개, 중간분석 결과 발표 'p-tau181 수치 주목'
사진: AAIC 2022.

'멈춰진 치매 표적 물질(베타 아밀로이드 저중합체) 시장에도 봄은 오는가.'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한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LZ-801(성분명 valiltramiprosate)'이 중간 임상평가에서 유효성 검증에 합격점을 받아들었다.

관전 포인트는 분명하다. 질병의 진행과 관련이 있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유의미한 기억력 개선혜택을 보고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대변하는 바이오마커인 인산화된 타우 단백(p-tau181) 수치를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수준까지 감소시켰다. 치매 신약개발 분야,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핵심적인 바이오마커로 p-tau181과 베타 아밀로이드42(Aβ42)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매일 먹는 경구용 정제로 개발이 진행된다는 데 차별점도 명확하다. 작년 6월 처방권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을 비롯해 현재 평가가 진행 중인 다수의 항체의약품들의 경우 정맥주사 또는 피하주사 제형를 택한 상황이라 추후 개발성공시 경쟁력은 상당하다는 평가다.

알츠하이머병 신약개발 전문기업 알제온(Alzheon)의 최신 2상임상 분석 결과는 7월 31일(현지시간)~8월 4일까지 열리는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컨퍼런스(AAIC 2022) 석상에서 구두발표됐다(연구명: Effects of Oral ALZ-801, an Amyloid Oligomer Inhibitor, on Plasma Biomarkers in APOE4 Carriers with Early Alzheimer’s Disease: Results of Six-month Interim Analysis from a Phase 2 Biomarker Study).

해당 임상자료는 ALZ-801의 잠재적 가치를 저울질하기 위해 시행 중인 바이오마커 연구(NCT04693520)의 중간분석(6개월 진행) 결과였다.

학회 발표를 진행한 알제온의 의료총괄책임자(CMO)인 Susan Abushakra 박사는 "분석 결과 ALZ-801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는 최초의 경구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잠재적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10년 전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약 도입…'실패 겪은 후보물질 재기 성공할까'

ALZ-801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축적되는 독성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의 올리고머(저중합체) 형성을 차단하는 경구용 제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알제온은 지난 2013년 몬트리올 소재 바이오테크 벨루스헬스(Bellus Health, 당시 뉴로켐)로부터 ALZ-801을 도입해, 대규모 3상임상을 진행했으나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최근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높은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로 치료대상을 좁혀 ALZ-801의 개발을 재개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출처: 알제온(Alzheon) 홈페이지.

이번 학회장에 발표된 ALZ-801 임상데이터는 바이오마커 연구인 2상임상과, 초기 고위험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투약 대상으로 잡은 3상임상(NCT04770220) 'APOLLOE4 연구'가 중심에 놓였다. 

해당 3상임상의 경우,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로부터 4,700만 달러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ApoE4/4 유전자 변이를 가진 고위험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78주 간 매일 2회 AZL-801을 투약해 효과와 안전성을 파악 중이다.

여기서 두 건의 임상은 환자등록에 차이점을 가진다. 2상임상의 경우 ApoE3/4, ApoE4/4 대립유전자를 가진 환자들이 모집됐으며, 3상에는 이보다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군으로 ApoE4/4 대립유전자를 가진 환자들이 대거 등록됐다는 부분이다. 

알제온은 발표를 통해 "ApoE3/4, ApoE4/4 유전자를 보유한 환자는 전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65~70% 수준을 차지하는 상황이며, ApoE4/4 유전자 보유자는 약 15%에 달한다"며 "ApoE4 유전자 변이체는 알츠하이머병의 발생 위험을 높이고 진단 이후 질병의 더 빠른 진행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LZ-801의 임상을 분석한 결과 3상임상 평가에 사용된 약물 유효용량에서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형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은 결과를 인정받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심사대상약물로 지정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안전성 평가 "ARIA 부작용 발생 없었다"…"2상 2023년, 3상 2024년 완료 계획" 

먼저 2상 바이오마커 연구를 살펴보면, ApoE3/4, ApoE4/4 대립유전자를 가진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84명을 모집해 ALZ-801을 매일 경구 투약케 했다. ALZ-801 정제 256 mg 용량을 2주 동안 1일 1회 또는 1일 2회 투약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 것이 핵심이다.

주요 평가변수는 약 2년 간의 치료기간 혈액 및 뇌척수액(CSF)에서 발견된 질병 바이오마커의 수치 변화와 MRI 뇌영상검사 및 인지 기능검사 결과로 잡혔다.

사진: ALZ-801 후보물질 개발 로드맵.

그 결과는 어땠을까. 6개월 동안 시행된 중간분석 결과 ALZ-801 경구제 치료군에서는 유효성에 있어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왔다. ALZ-801 치료군에서는 투약 13주차 및 26주차에 혈액 내 p-tau181 수치가 연구 시작시점 대비 각각 18%(p=0.038), 29%(p=0.028) 낮아진 것이다. 또한 p-tau181/Aβ42 비율 역시 각각 21%(p=0.018), 30%(p=0.022) 감소한 것으로 관찰됐다.

알제온 연구팀은 "ALZ-801 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 질병 진행의 바이오마커인 p-tau181 수치를 상당히 감소시켰다"며 "이는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보다 몇 배 더 큰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환자의 인지능력 등을 평가한 기억력 검사 결과에서도 상당한 치료적 이점이 드러났다. ALZ-801 치료군에서는 투약 26주차 분석 결과 학습 및 기억력(learning and memory) 지표를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까지 증가시켰기 때문이다(p=0.002).

연구팀은 "관건은 단순히 인지저하를 지연시키는 다른 항아밀로이드제제와 달리 ALZ-801로 치료를 받은 피험자들에서는 연구 시작시점 대비 p-tau181 수치 감소와 동시에 기억력 개선효과를 보고했다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안전성 프로파일과 관련해 비교적 좋은 평가가 내려졌다.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의약품에 대표적 중증 이상반응으로 거론되는 뇌부종 및 미세출혈 등의 '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부작용 사건 발생이 없었기 때문이다. ALZ-801 치료군에서 가장 빈번히 보고된 이상반응은 경증 메스꺼움(nausea)으로, 혈관성 부종(vasogenic edema) 등의 ARIA-E 사건 발생 근거는 관찰되지 않았다.

알제온은 학회 발표를 통해 "2상임상 바이오마커 연구는 2023년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며, 3상 APOLLOE4 연구는 2024년에 종료할 것으로 계획잡고 있다"고 전했다. 

<참고자료>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