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자이, 미국 본사 출범 공식화 "치매 신약 레카네맙 사활"
에자이, 미국 본사 출범 공식화 "치매 신약 레카네맙 사활"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8.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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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주 너틀리 위치 "800명 직원 이동" 허가준비 및 프로모션 만전

에자이가 후속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신약의 성공을 위해 미국 본사를 확장하는 초강수를 택했다.

실효성과 안전성 이슈로 논란의 중심에 선 최초의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약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을 시장에 내놓은 지 불과 1년 여 만의 행보다. 

후속 계열약에 해당하는 '레카네맙(lecanemab, 실험물질명 BAN2401)'의 미국 시판허가 절차를 준비하면서, 회사의 상업적 입지를 한층 확장하려는 전략적 셈법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계 다국적제약기업인 에자이(Eisai)가 미국에 새로운 본사 출범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본사의 위치는 글로벌 빅파마 로슈(Roche)의 공장시설이 입주한 뉴저지주 너틀리의 ON3 캠퍼스 타운으로 언급된 상황이다.

앞서 2년 전 에자이는 미국 본사 출범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연구개발(R&D) 사업부 등 최대 1,200명의 직원이 이동할 것으로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회사는 "현재 약 800명의 직원을 미국 본사로 데려올 예정"이라며 "대중과의 신뢰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에자이는 최근 3년 동안 북미 지역에 근무하는 직원수를 꾸준히 늘리는 모양새다. 2020년 1,682명에서 2021년 1,820명, 2022년(3월 기준) 1,982명으로 매년 10%에 가까운 인력 충원이 보고된 것이다. 

일단 이 같은 본사 확장 계획은 바이오젠과 공동개발한 레카네맙의 미국 허가 타임라인이 임박하면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분석된다. 레카네맙은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오는 2023년 1월 6일까지 우선심사(priority review) 대상약물로 지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에자이는 지난 5월 레카네맙의 우선심사 및 조건부허가 프로그램을 미국FDA에 요청한 뒤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pathway) 심사과정을 본격적으로 밟게 됐다.

관전 포인트는 아두카누맙의 실패를 인정하고, 레카네맙의 판매에 사활을 걸었다는 대목이다. 

에자이는 알츠하이머 치매 표적 항체약들의 보험적용과 관련해 부정적 전망을 예고한 미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보험서비스센터(CMS) 보험가이드라인 발행 직후, 아두카누맙의 지분 일부를 바이오젠에 양도하며 레카네맙의 허가와 판매에 집중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또한 레카네맙의 출시 준비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다국적제약기업 일라이 릴리의 임원이었던 Thomas Fagan Jr. 박사를 미국 내 알츠하이머병 프로모션 부사장직으로 새롭게 영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열린 기업 컨퍼런스콜에서도 재확인됐다.

에자이 Ivan Cheung 신경사업부 총괄책임자는 "미국 보험당국과의 논의를 통해 3상 확증임상(confirmatory trial)인 'Clarity AD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레카네맙에 대한 시장 진입시점을 신속하게 재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두카누맙에서 경험한 여러 실수들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두카누맙은 2건의 허가 3상임상자료의 공개가 늦어지며 비판을 받았고, 결국 승인 9개월이 지난 시점에야 소규모 저널에 임상자료를 게재하며 또 한 번 이슈를 만들었다"며 "레카네맙은 적극적인 피어리뷰(동료평가)를 통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레카네맙 허가의 핵심에는 3상 확증임상 Clarity AD 연구(NCT03887455)가 위치한다. 이는 레카네맙 10 mg/kg(정맥주사)과 위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하는 임상으로,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환자 1,766명에서 평가가 진행 중이다.

에자이는 "초기 분석 결과는 오는 3분기 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오는 2023년 3월 미국FDA 정식 승인신청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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