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국내 치매 관련 제품을 대상으로 혁신시제품 선정을 확대하면서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사 제품의 조달청 혁신시제품 선정 여부에 따라 새로운 판로 개척 및 마케팅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주도하는 치매 사업의 확대에 따른 것으로, 치매국가책임제 이후 더욱 두드러지는 추세다.

최근 조달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치매 예방 및 관리 제품에 대한 혁신시제품 선정 사례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시제품은 선정은 특정 제품을 조달청 예산으로 먼저 구매해 수요기관에 제공하고 시범 사용 결과를 평가 및 피드백하는 사업이다. 쉽게 말해, 상용화 전 단계에서 공공기관 테스트를 진행하고 공공서비스 개선과 제품 기술혁신을 동시에 촉진한다. 

선정 혜택으로는 ▲국가 또는 지자체와 3년간 수의계약 가능 ▲조달청 예산으로 구입가능(지정 기간 1회 제한) ▲구매실적 기관평가 반영 ▲시범 구매 테스트에서 성공판정을 받는 경우 우수제품 신청자격 부여 등이다.

이미 조달청의 혁신시제품은 지역사회 치매 관리에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최근 전남 진도군은 '체감형 가상현실 치매 케어 플랫폼'을 활용한 치매 예방 고도화를 예고했다. 

진도군치매안심센터와 진도노인복지관 2곳이 조달청의 바이오헬스분야 혁신제품인 체감형 가상현실 치매케어 서비스 플랫폼 시범 활용 기관에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진도군은 가상체험 플랫폼 치매 예방실을 통해 VR 치매 예방훈련과 인지‧운동 재활을 제공하고, 건강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맞춤 훈련도 지원할 계획이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7월 조달청 혁신시제품 우수조달물품으로 선정된 휴먼아이티 솔루션의 체감형 VR 치매 예방 플랫폼인 '팔팔케어'이다.

VR 콘텐츠는 중앙대 재활의학과 김돈규 교수의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제품은 순천향병원, 대전웰니스병원, 혜전대학교 작업치료과 등에서 임상시험을 거쳤다.

지난 7월에는 뇌 질환 조기선별 및 디지털 진단알고리즘 개발사인 아이메디신의 아이싱크웨이브(iSyncWave)가 조달청의 혁신시제품으로 선정됐다.

2022년 출시된 아이싱크웨이브는 뇌파 측정과 근적외선 광자극기능이 일체화된 헬멧형 기기다. 아이싱크웨이브는 앞서 '뇌파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통한 기억형 경도인지장애 선별진단 보조 검사'로 신의료기술평가 유예를 획득했다. 

신의료기술평가 유예는 건강보험에 등재되지 않은 기술로 안전성·효과성 등 임상적 근거가 부족할 경우 임상현장에서 근거를 마련토록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 2월에는 원모어시큐리티가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치매 노인 찾기 솔루션인 '미씽맘'이 혁신시제품에 선정됐다. 

미씽맘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1시간 분량의 CCTV 영상을 2분 이내에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다중의 CCTV 연계 분석을 통해 사람 또는 차량의 이동 경로를 추적 및 시각화한다.

특히 신체 특징으로 사람의 얼굴뿐 아니라 체형, 의상, 신발 등의 정보도 활용할 수 있다. 자체 개발한 얼굴인식 모델을 적용한 결과, 정확성은 99.9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 질환 영상 인공지능 솔루션 전문기업 뉴로핏도 지난해 9월 조달청 혁신시제품에 선정됐다. 그에 따른 효과를 최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뉴로핏 자사 제품인 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가 조달청 혁신시제품 시범 구매 지원을 통해 4곳의 공공의료원에 공급된 것이다. 공급처는 ▲국립중앙의료원 ▲서산의료원 ▲천안의료원 ▲목포시의료원이다.

뉴로핏 아쿠아는 뇌 MRI(자기공명영상)를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 알츠하이머병, 혈관성치매 등의 신경퇴행성질환에서 관찰되는 뇌 위축과 단백질의 변성을 분석하는 뇌 영상분석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조달청이 선정한 치매 관련 혁신시제품의 공공기관 공급이 점차 성과를 나타내면서, 관련 업계의 관심 및 참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