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시장 겨냥한 후속 항체약 도나네맙 '복안 따로 있다' 
치매시장 겨냥한 후속 항체약 도나네맙 '복안 따로 있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9.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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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도나네맙 시장 선점 주력 "치료 생태계 구축에 집중할 계획" 

"도나네맙이 신속승인을 받더라도 환자 접근성이 매우 제한된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진입은 여전히 중요하다. 중장기적 기회를 내다보고 있다."

가속승인 절차를 통해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치료제 '도나네맙(donanemab)'에 대해 개발사가 밝힌 심산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국적제약기업 일라이 릴리는 도나네맙의 임상 진행과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아밀로이드 표적약 시장 분위기는 개발 현황과 달리 암울한 분위기를 맞고 있다. 문제의 시작은, 선발 진입 약제에 대한 불신이 컸다. 작년 6월 최초 상업화에 성공한 표적 항체약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은 처방권에 진입하기 이전부터 실효성과 안전성 문제를 달고 다녔다.

실제로 허가 심사과정에서 불거진 실효성과 안전성 잡음은 시판 이후 처방과정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문제로 말미암아 미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들에선 신약 신청에 퇴짜를 맞았고, 결국 개발사인 바이오젠의 최고경영자(CEO)까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아두카누맙의 마케팅과 영업을 맡은 회사 조직 또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뼈아픈 실패를 대내외적으로도 인정한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이슈를 근거로 아두카누맙과 같은 항체의약품의 보험적용에는 '제한' 입장을 밝힌 글로벌 보험가이드라인이 제정되면서 다시 한 번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4월 미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보험서비스센터(CMS)가 발행한 '알츠하이머 치매 항체 신약 보험가이드라인'에서도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치료제와 관련해서는 부정적 평가를 내린 것이다.

여기서 보험당국은 "임상적 혜택이 불분명한 항체치료제에는 일체의 비용지원을 하지 않겠다"면서 국가 적격 임상에 등록된 인원 외에는 해당 치료제 사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 같은 기조를 세운 보험지침의 여파는 묵직했다. 아두카누맙 외에도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에 포함되는 후속 단일클론항체 약물들에는 모두 동일한 보험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었다. 

아두카누맙을 잇는 후속 신약 품목들인 바이오젠과 에자이의 '레카네맙(lecanemab)'을 비롯해 글로벌 빅파마 로슈의 '간테네루맙(gantenerumab)', 릴리 도나네맙 등이 모두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의 경우는 이미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우선심사(priority review) 지정 및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pathway) 심사과정을 밟고 있는 상황이라 여파가 더 큰 상황이다.

▲Anne White 박사(출처: 릴리)

이와 관련, 릴리의 신경과학부 총괄책임자인 Anne White 박사(사진)는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도나네맙이 미국FDA에 우선심사 검토 대상으로 지정됐다"며 "알츠하이머병 신약 개발 임상 분야는 유독 실패 소식이 잦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들에 결코 낙담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CMS의 가이드라인도 표적 항체의약품의 보험 적용에 제한된 보장 결정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타격이 큰 상황인 것은 맞다"며 "도나네맙 등 향후 알츠하이머병 시장에 진입할 모든 항체 약품이 영향을 받게 됐다. 보험적용 기준은 축소됐지만 가속승인 절차는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핵심은 여기에 찍혔다. 아두카누맙의 실효성 이슈로 인해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약들의 허가 기준이 높아지고 보험적용에 있어 침체된 상황을 맞았지만, 선제적인 시장진입을 통해 또 다른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대목이다.

White 신경과학부 총괄은 "도나네맙이 직면한 제한된 시장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진입 이후 보다 중장기적 기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CMS 지침의 보험 적용범위 안에서 도나네맙 치료가 가능한 모든 환자들을 가능한 빨리 찾아내 치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도나네맙이 신속승인을 받더라도 환자 접근성이 매우 제한된 상황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의료진의 진단 및 치료적 지원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이미 3상임상이 시행 중인 가운데 완전승인 신청을 병행해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도나네맙은 독특한 임상설계를 기반으로 초기 연구에서 아밀로이드반 제거에 강력한 임상적 증거들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한편 시장분석기관인 SVB Securities는 논평을 통해 "관건은 릴리의 두 번째 3상임상인 'TRAILBLAZER-ALZ 2 연구' 결과가 될 것"이라며 "내년 2분기 공개가 예정된 해당 임상의 톱라인 결과를 통해 성공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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