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케어 확산 '발목 잡는' 간병 급여화 문제
존엄케어 확산 '발목 잡는' 간병 급여화 문제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09.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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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상된 질적 서비스로 치료 효과 '톡톡'
인력 부족 문제 등 제도적 지원책 마련돼야

관리(케어) 패러다임이 병원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존엄케어'를 실천하려는 요양병원이 늘고 있다. 다만 존엄케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간병 급여화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환 경도요양병원 이사장(대한요양병원협회 기획위원장)은 28일 열린 대한요양병원협회(회장 기평석) 추계학술세미나에서 '요양병원 존엄케어 실천사례'를 발표했다. 

먼저 이 이사장은 존엄케어의 정의에 대해 "존엄케어란 '마지막까지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생활을 하고 싶다'는 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의료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잘해 드리는 개념이 아니라 환자들이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말자는 데 목적이 있다"며 "환자는 싫으면 싫다고 말할 권리가 있고 묶이지 않을 권리가 있고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관건은 '4무2탈'을 실천하는 것이다. 4무2탈은 존엄케어를 위한 철학이 담긴 6가지 실천 운동으로 욕창, 와상, 낙상, 냄새 등을 없애고 억제대와 기저귀를 탈피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이 이사장 역시 4무2탈을 통해 존엄케어를 실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운영 중인 예천 경도요양병원과 안동 복주요양병원 등은 존엄케어 실천사례로 언급됐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냄새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일촌(가족 보호자와 간호인력 연계)'을 형성해 주 2회 목욕을 진행하며 치위생사를 고용해 구강케어를 실시, 2시간마다 방송에 따라 체위를 변경하거나 환기하는 방법 등이 있다. 또한 온돌방을 별도로 설치한 온돌병동을 개설했으며, 바닥에서 가깝게 나무 침대를 특수제작해 낙상을 방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욕창 위험군은 2시간마다 체위를 변경시키고 주말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2회 침대에서 벗어나기 운동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와상 발생을 막기 위해 침대를 벗어나 식사하는 문화를 만들거나, 주말과 공휴일에도 재활치료실을 개방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6가지 항목이 유기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 할 수 있는 것부터 바로 시행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존엄케어를 통해 노인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환자들에게 일상의 기쁨과 자유를 선물해 치료를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병원에 계셨던 한 할머니는 온돌 병동으로 옮긴 후 3주가 지났을 때 스스로 변기를 잡고 용변을 보셨다"며 "어르신들이 기어 다닐 수 있는 공간만 제공했을 뿐인데 팔다리를 밀고 다니시면서 힘이 생겼고 나중에는 기저귀까지 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문제는 이러한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존엄케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실제 현장에서 환자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요구를 받아들이기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이사장은 "존엄케어를 실천하려는 병원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간병 급여화 문제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한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어렵다"며 "간병인 수와 업무 기준, 급여기준 등이 법적으로 명확해진다면 각 병원들이 존엄케어를 본격적으로 실행할 수 있고 환자들은 질적으로 향상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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