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적인 고령친화사회 조성, 핵심 열쇠는 제론테크"
"활동적인 고령친화사회 조성, 핵심 열쇠는 제론테크"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11.03 17: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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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회장 "시니어 삶, 생활과 기술 조화롭게 디자인하는 것"
제론테크 활용해 사회활동 이어가, 요양·케어 등 복지비용 감소
실버산업전문가포럼 심우정 회장

전 세계적으로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노인부양 비용이 점차 늘고 있다. 여기에 가족의 형태는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노인을 돌볼 수 있는 가족의 수가 적어지는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제론테크가 주목받는 이유다.

'제론테크(Geron-Tech)'는 노인학(Gerontolog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고령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제론테크는 기술을 이용해 노인의 신체·정서적 건강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 역시 오는 2025년에는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고령자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도 제론테크를 조명하는 행사가 마련됐다.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은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제6회 국제제론테크놀로지 엑스포&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국내 제론테크 제품을 선보이는 쇼케이스가 열렸고 총 24개 제품서비스가 소개됐다. 이외에도 엑스코 전시장에는 200여 개의 국내외 제품 부스가 마련돼 연구개발자, 정책 개발자, 서비스 인력 등에 기술을 선보였다. 디멘시아뉴스는 실버산업전문가포럼 심우정 회장을 만나 제론테크의 필요성과 국내 개발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제론테크놀로지, 무얼 의미하나?

제론테크놀로지(이하 제론테크)는 노인의 삶을 잘 살게 하기 위해 기술과 환경을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이다. 연구자들은 기술이 노인들의 삶의 질에 준 영향과 기술의 사회적 가치, 기술을 사용한 노인의 만족도, 정서 변화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실버산업박람회 등 실버산업행사를 개최하면 주로 복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뤘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만든 제론테크 제품들을 쇼케이스로 소개한 것이 다른 점이다. 각 업체에서 제론테크 제품들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고 있고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 등을 발표하고 의견을 나눴다. 또한 평가단을 만들어서 제품 서비스를 평가하기도 했다. 지자체 관계자들도 많이 참석해 어떻게 제품을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실버산업 분야 제론테크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화는 바꿀 수 없는 트렌드인데, 시니어들은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 인해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이 같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하지만 시니어가 점차 많아지고 고령사회가 됐을 때 이들이 100살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이들에게 어울리는 생활환경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일하거나 사회생활을 해야 고령 사회가 액티브해지기 때문이다. 갈수록 요양이나 케어 쪽에 큰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시니어들이 제론테크 제품들을 실생활에서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이들도 충분히 스스로 적절히 놀고 일하고 쉴 수 있다. 제론테크놀로지는 일, 주거, 노동, 여가 등 다양한 방면에서 예방, 보상, 요양을 포함한 36개의 기술 영역으로 구분된다. 요즘 국내에서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은 정서를 케어할 수 있는 돌봄로봇이라고 해서 어르신과 대화하는 로봇을 꼽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효돌이의 경우 120개 지자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외에도 요양단계에서는 자동 배변 처리기 등이 개발돼있고 케어 단계에서는 몸이 불편한 어르신을 직접 들어서 옮겨드리는 로봇, 삶의 질 향상 부분에서는 인지기능을 향상하는 게임 프로그램 등도 있다. 

◆국내 제론테크 수준, 어디까지 왔나?

기술적인 부분은 외국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기기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점차 지역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 등을 지역에서 같이 고민하고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유럽의 경우 산업과 학교, 정부 등 다양한 분야 위원들이 함께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한다. 우리나라 역시 수요자 중심에서 연구개발을 해야 한다. 즉 기업만이 제품 개발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기업과 지자체가 함께 연구를 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리빙랩(생활 영역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주민, 전문가 등이 참여해 실험을 통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공간) 같은 생활공간에서 연구하는 방법도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다.

◆제론테크의 보편화 방안, 필요한 것을 꼽자면?

규제가 많이 완화돼야 한다. 연구단계에서는 마음껏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다양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것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가오는 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고령 친화 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실버산업을 키우고 제론테크 제품들이 많아져야 복지에 들어가는 비용과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들이 줄어든다. 시범사업을 통해 기술이 발전하고 사업이 활성화돼서 제품가격이 낮아지는 선순환 체계로 가야 한다. 노인들이 제론테크 제품들을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함으로써 고령사회가 활동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어르신들이 편하게 살아야 젊은이들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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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태 2022-11-04 08:25:42
치매의 중요한 부분을 지적하는 좋은 인터뷰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