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제안 "기술 발전 반영"
경도인지장애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제안 "기술 발전 반영"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2.11.15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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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마커 활용 및 생활 습관 중재 세부 요법 등 포함 제시
출처. 대한치매학회지
출처. 대한치매학회지

초고령화 진입을 앞두고 핵심관리 질환으로 떠오른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가이드라인 업데이트의 필요성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제안됐다.

임상 현장에서 치매 조기진단 등을 위한 바이오마커의 활용이 늘면서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가이드라인의 재정비 필요성도 덩달아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가이드라인 업데이트의 핵심은 3가지로 압축된다. 예측 가능한 바이오마커 활용 확대,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에 대한 추가 임상시험 후 치료 옵션 부여, 생활 습관 중재를 위한 세부 요법의 적용이다. 

최근 아주대 의대 김민지(제1 저자), 신경과 문소영 교수(제2 저자)는 '경도인지장애 관리지침 업데이트 필요성(Need for an Update for the Guideline for the Management of Mild Cognitive Impairment)'을 대한치매학회지에 발표했다. 

현재 경도인지장애는 조기진단과 예방관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최적의 시기로 평가된다. 이에 진단과 치료의 개입 방안을 두고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는 추세다.  

실제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는 인지장애가 없는 단계부터 축적돼 2~3년에 걸쳐 신경퇴화를 일으키며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사실상 정설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연구진은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제안하기 위해 아주대병원에 내원한 3명의 경도인지장애 환자에 대한 세부 관찰 및 평가를 진행했다. 목표는 알츠하이머병 진행의 중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세부 관리하는 방안의 도출이다. 

쉽게 말해 다수 연구를 통해 치매로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최적의 시기가 경도인지장애라는 의견이 모임에 따라 선제적 개입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최신화하자는 것이다. 

연구 대상자 분석은 지난 2018년 업데이트된 미국 신경과학회의 경도인지장애 최신 가이드라인과 대한치매학회의 2021년판 가이드라인을 동시에 적용해 비교했다. 

3명의 환자를 세부 분석한 결과, 환자 모두에서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신경변성 경도인지장애가 진단됐다. 2번 환자는 알파-시누클레인 병리를 동반했다. 치료 계획은 미국 신경과학회의 경도인지장애 가이드라인을 활용했다.

이를 토대로 치료 계획을 검토한 결과, 3명의 환자 모두가 치매로 전환이 가능한 예측 인자를 동반한 경도인지장애였음에도 규칙적 운동과 인지 훈련 이외에는 권장할 사항이 없다는 한계에 봉착했다. 또 3명의 환자 모두에서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사용이 권장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아밀로이드 PET 및 혈장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화 분석과 같은 바이오마커를 사용하는 현재 기준에 맞춰 경도인지장애의 임상진단 기준의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에 대한 추가 임상시험 후 치료 선택지 확대와 생활 습관 중재를 위한 세부 요법을 포함하는 가이드라인 업데이트까지 포함했다. 

연구진은 해당 결론을 도출하게 된 핵심 요인에 대한 해석도 덧붙였다. 

먼저 임상 및 연구에서 바이오마커 사용이 일반화된 시점에서 현행 경도인지장애의 진단 기준을 실제 임상에 적용할 때 발생하는 모호성을 주원인으로 지목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도구적 일상생활활동 측정 도구(i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 IADL) 설문지의 경우 적용 과정에서 해당 문제가 더욱 두드러진다. 

해당 설문지는 간병인의 관심사, 특성 또는 환자의 일상생활 목격 정도에 따라 검사의 신뢰도가 크게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IADL 설문지를 기반으로 간병인의 보고에 의존하는 현행 방침 외에도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바이오마커 상태에 따라 세부 범주로 나눠 치료를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연구진은 "업데이트를 바탕으로 주관적 설문지를 대신해 혈액 내 아밀로이드 베타 42와 아밀로이드 베타 40의 비율, 인산화 타우(pTau181), 신경 필라멘트 라이트와 같은 다양한 바이오마커가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처방에 대한 가이드라인 업데이트의 필요성도 제안했다. 경도인지장애에서 도네페질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연구는 2005년에 발표된 오래된 지침이기 때문이다. 

실제 해당 임상시험을 통해 모집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전환에 대한 위험 요인 증거는 현시점의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특성과 상당히 다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다만 아밀로이드 양성 반응의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의 활용 여부는 세밀하게 설계된 위약 대조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판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운동과 인지 훈련을 적용하기 위한 실용적 체계의 구축도 제안했다. 환자와 보호자의 치매에 대한 부담감을 운동이나 인지 훈련을 통해 덜어주기 위한 임상 지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연구진은 "세부적인 실천 체계를 갖춘 다중 영역 라이프스타일 개입은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하게 연구됐다"며 "디지털 치료제나 비대면 진료 등 다양한 변화 속에서 이를 경도인지장애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의 업데이트는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논문>
Kim M, Moon SY.   Need for an Update for the Guideline for the Management of Mild Cognitive Impairment.   Dement Neurocogn Disord. 2022 Oct;21(4):107-116.  https://doi.org/10.12779/dnd.2022.21.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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