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명칭, 신경인지장애로 변경? 학계 "국민 의견이 우선"
치매 명칭, 신경인지장애로 변경? 학계 "국민 의견이 우선"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11.1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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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학회, 용어 변경보다 사회적 '인식 개선' 중요
부정적 인식, 명칭 아닌 질병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
(왼쪽부터) 임재성 홍보이사, 박기형 기획이사, 양동원 이사장, 송홍기 회장
(왼쪽부터) 임재성 홍보이사, 박기형 기획이사, 양동원 이사장, 송홍기 회장

치매를 신경인지장애로 변경하는 내용의 법안을 두고 대한치매학회가 국민적 합의와 인식 개선이 우선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치매관리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치매라는 용어를 신경인지장애로 변경하고 관련법 명칭을 '신경인지장애의 관리 등에 관한 법'으로 바꿔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신경인지장애 환자가 질환을 이유로 차별대우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 의원은 "치매는 어리석다는 의미로 용어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치매 진단이 환자와 가족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며 "이에 따라 치매의 조기 발견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치매학회의 입장은 달랐다. 이는 치매라는 용어의 문제가 아닌 질환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라는 것이 학회의 의견이다. 

치매학회 송홍기 회장은 "과거에 노망이라는 단어는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히는 심한 말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국민들이 치매에 대해 가지는 편견과 낙인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치매 용어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치매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드는 이유로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는 의견이 60.2%로 가장 많았다. 환자를 비하하는 느낌 때문이라는 의견은 7.6%에 그쳤다. 

또한 국민 중 치매 용어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은 21.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용어를 그대로 유지하든지 바꾸든지 무방하다, 유지해야 한다,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77.9%로 집계됐다. 결국 치매라는 용어를 변경하는 것보다 유지하자는 의견이 대다수 국민들의 뜻인 셈이다.  

치매학회 양동원 이사장은 "인식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앞서 인식조사에도 명칭 변경 반대 견해가 더 많았다"며 "용어를 바꾸자는 국민들의 의견이 많아지면 학회 차원에서 이를 고려해 새로운 명칭을 고민할 수는 있다"고 했다.

핵심은 명칭 변경이 아닌 인식 개선이라는 점이다. 용어를 바꾸는 것보다 사회적인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학회의 지적이다. 

송 회장은 "앞서 간질을 뇌전증으로 변경했지만, 환자가 보기에 좋아 보이는 것일 뿐이다. 국민 입장에서 이 질환에 대한 낙인과 편견에는 차이가 없다"며 "사회적 인식은 바뀐 게 없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치매학회 박기형 기획이사는 "명칭이 아닌 병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게 우선"이라며 "만약 명칭을 변경한다고 해도 의료계와 환자, 일반인 사이에서 의견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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