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상담, 치매 환자 보호자에도 '효과 있다'
의사 상담, 치매 환자 보호자에도 '효과 있다'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11.1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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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주치의 상담 치료, 보호자 고통·부양부담·우울감 유의하게 감소시켜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의사가 치매 환자 보호자를 상담해 보호자의 고통과 부양부담, 우울감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는 대한치매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소개됐다.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정지향 교수는 국내 치매 정책 연구 일환으로 환자 보호자 상담·교육프로그램 수행 결과를 발표했다.

정 교수는 "치매는 환자와 가족이 스스로 해야 하는 역할이 많다"며 "보다 체계적이고 의학적으로 입증된 보호자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치매의 경우 질환 특성상 보호자(가족)의 돌봄 부담이 크다는 데 있다. 

실제로 2018년 국가과학기술자문 심의회의 결과에 따르면, 환자 가족의 고통(심리적·경제적·신체적 부담)이 큰 질환은 치매가 54.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암(14.8%), 정신건강(14.3%) 등 순이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 역시 전문가들의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정 교수는 "치매 환자는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보호받기를 원한다. 또한 환자가 살아온 지역사회 내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따라서 치매 환자 가족의 효율적인 조호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적 개입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치매학회는 한국형 치매 환자 보호자 상담·교육프로그램 모델을 개발했다. 해당 모델은 총 28개(질환 교육 15개, 상담 교육 13개)로 구성됐다. 

정 교수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보호자 상담·교육프로그램을 전국 대학병원에 시적용했다. 프로그램은 이대서울병원을 포함한 25개 병원에서 210명의 치매 환자 보호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담당 주치의가 프로그램을 수행했으며, 한 보호자당 소요된 상담 시간은 45분이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고통감(Distress)척도 ▲부양부담척도 ▲우울척도를 사전과 사후로 나눠 평가했다.

그 결과, 전체 25개 기관의 평균 고통감 점수는 사전 1.89에서 사후 1.52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대상자가 52명으로 가장 많았던 이대서울병원의 경우 사전 2.15였던 고통감이 사후 1.60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보호자의 부양부담과 우울감이 유의하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에 6.07이었던 부양부담은 프로그램 후 5.07로, 4.36이었던 우울감은 3.57로 낮아졌다.

뿐만 아니라 보호자들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해 치매나 환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조사 대상 중 절반이 환자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아졌다'고 답했으며, '높아졌다'고 답한 환자도 36.6%에 달했다. 

정 교수는 "치매 환자 보호자 상담·교육프로그램은 보호자의 고통과 부양부담, 우울 정도를 경감하며 치매 환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며 "주치의 상담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치매 환자와 보호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생활해나갈 수 있도록 사회적·의료적 치료기반이 필요하다"며 "상담교육과 관련한 수가 체계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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