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체감한 '휴머니튜드' 실질 효과는?
의료계가 체감한 '휴머니튜드' 실질 효과는?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11.21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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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인력 대한 수용도·치매 환자 일상생활능력 점수 상승
인천광역시, 강사양성 교육 통해 휴머니튜드 돌봄 문화 확산

치매 환자를 돌보는 데 있어 휴머니튜드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다양한 국가에서 휴머니튜드를 통한 환자 케어 효과를 체감하면서 우리나라 역시 도입 및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천광역치매센터는 21일 '2022 휴머니튜드 국제 세미나'를 열고 휴머니튜드 도입 사례에 대해 공유했다.

투이 안 장 수석 작업 치료사
투이 안 장 수석 작업 치료사

이날 쿠 텍 푸아트(Khoo Teck Puat) 병원 투이 안 장(Thuy-Anh Giang) 수석 작업 치료사는 '싱가포르 의료계에서 체감하고 있는 휴머니튜드의 효과성'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휴머니튜드는 환자를 환자가 아닌 사람으로 대하고 이들이 간직하고 있는 감정, 근육, 감각 등을 그대로 유지 및 강화해 치매를 케어하려는 접근 방법이다. 

휴머니튜드는 프랑스에서 시작됐다. 현재 프랑스에는 14개 지부가 휴머니튜드 케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400여 개 의료기관과 돌봄 시설에서 휴머니튜드 케어 기법을 도입해 인증제로 관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싱가포르, 포르투갈, 스위스, 이탈리아, 일본 등 11개 국가에서 휴머니튜드를 민간 방식으로 도입 적용하고 있다.

이 중 싱가포르 쿠 텍 푸아트 병원은 치매 환자와 돌봄 제공자에게 휴머니튜드 케어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휴머니튜드 케어 교육을 받은 쿠 텍 푸아트 병원 간호사 10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투이 안 장 치료사는 "휴머니튜드 케어 교육을 받은 직후와 교육 6개월 후 간호사들의 번아웃 점수 척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며 "또한 환자들에 대한 간호사들의 공감도가 대폭 향상됐으며, 이에 따라 환자들에 대한 태도도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어 "치매 환자 역시 개선된 부분이 눈에 띈다"며 "간호 인력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고 동요가 완화되며 휴머니튜드를 실행한 후 치매 환자들의 일상생활능력 점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역시 휴머니튜드 도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 수립 연구'에서 휴머니튜드 돌봄 기술을 선진적인 치매 노인 돌봄 방법으로 인식하고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 수립 연구 중 '치매안심센터 돌봄 기술 전문 지원 확대 문항'에 따르면, 인간중심 돌봄과 휴머니튜드 같은 선진적인 치매 노인 돌봄 방법에 대해 연구해 신체억제제와 신경안정제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휴머니튜드를 도입해 추진하고 있는 곳은 어딜까. 바로 인천광역시다. 세계 여러 국가 중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휴머니튜드를 도입한 곳은 인천광역시가 처음이다. 

인천시의 치매 진료비 증가율은 전국 평균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 치매 진료비 증가율은 26.2%를, 인천은 40.5%를 기록했다. 또한 인천시의 경우 치매 환자의 85%가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성우 센터장

인천광역치매센터 정성우 센터장은 "휴머니튜드는 사람 사이의 관계성을 중심으로 한 돌봄 철학을 체계적으로 매뉴얼화한 중재 기법이라 할 수 있다"며 "인천광역시는 치매 환자와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는 해법을 휴머니튜드로부터 찾고자 했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인천시는 지난해 휴머니튜드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인천시 공립 치매 기관을 중심으로 휴머니튜드를 도입했다. 이후 지난 7월부터 치매 가족 통합지원 프로그램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치매안심센터 종사자를 대상으로 강사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휴머니튜드 전문교육자도 선발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오는 2023년 치매 가족을 교육할 수 있는 돌봄 매뉴얼을 제작하고 공립 치매 시설 종사자를 교육하는 등 휴머니튜드 케어를 치매 가족에게 교육하고 공공기관에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센터장은 "늘어나는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살던 곳에서 계속해서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도우려면 치매 초기인 경증 단계에서부터 효과적인 치매 돌봄으로 관리하며 중증으로 가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머니튜드를 통해 돌봄 문화를 확산하고 인천이 돌봄 특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 국가치매관리정책의 치매 돌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지역 특화모델을 수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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