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종사자가 느끼는 '휴머니튜드' 국내 도입 한계는?
의료종사자가 느끼는 '휴머니튜드' 국내 도입 한계는?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11.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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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학제적 접근 필요 "간병인·의료시설 종사자 모두 교육받아야"
요양병원 인력 부족, 치매 환자 비율 따라 인력 기준 재정립 필요

인간 중심 케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기관에서도 치매 환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휴머니튜드 케어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휴머니튜드를 실천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의료인들이 지적이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휴머니튜드를 실천하고 있는 종사자들이 느끼는 한계점은 무엇일까.

인천광역치매센터가 마련한 '2022 휴머니튜드 국제 세미나'에서 지역사회 치매 돌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신숙희 간호과장
신숙희 간호과장

이날 인천제2시립노인치매요양병원 신숙희 간호과장은 휴머니튜드가 정착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소개했다. 현재 신 과장은 휴머니튜드 전문 교육자 수련을 받고 있다. 

신 과장은 "휴머니튜드 교육을 환자에게 적용하니 환자들이 더 협조적이고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등 그들의 변화를 가까이서 지켜봤다. 휴머니튜드는 좋은 케어 기법이고 의료 종사자들이 배워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는 의료인으로서 한계를 느낄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건상 휴머니튜드를 무조건 수용하긴 어렵다는 데 있다. 교육, 인력 문제 등 다방면으로 갖춰야 할 부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 과장은 "휴머니튜드 기법을 환자에게 적용하는 과정에서 간호사는 최대한 이행하려고 노력한다. 반면 간병인들은 이 같은 방식을 낯설어해서 서비스의 연속성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며 "이들은 의료기관의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에서 통제하기 어렵고 제도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휴머니튜드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치매 환자들이 많이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의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직원들이 많은 환자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간병인들의 수급도 쉽지 않다"며 "간병인들을 교육하고 오랫동안 근무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환자 수에 비해 인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요구사항을 가진 분들을 케어하기에는 역부족일 때가 많다"며 "치매 환자 비율에 따라 인력 구성 기준을 바꾸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신 과장은 휴머니튜드 케어를 위해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올바른 휴머니튜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만나는 모든 직원이 교육받아야 한다"며 "한 사람이 아니라 모든 직원이 팀을 이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현실에서는 의료인이 아닌 지원 및 행정 부서의 경우 환자를 직접 돌본다는 생각이 부족하다. 이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며 "기관별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명희 팀장
조명희 팀장

이와 관련해 인천광역시 조명희 치매관리팀장은 향후 휴머니튜드 교육 사업을 확대해 돌봄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조 팀장은 "지난해 치매안심센터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휴머니튜드 사전 교육을 실시했다"며 "인천시는 올해를 휴머니튜드 교육 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5명의 교육자를 선발해 양성 중이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에는 휴머니튜드 교육을 확대할 수 있도록 예산을 반영할 계획"이라며 "치매안심센터, 보호시설, 공립치매요양병원 등 35개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500여 명으로 파악된다. 이들을 대상으로 오는 2024년까지 휴머니튜드 돌봄 기법 기본 과정을 교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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