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E4 대립유전자 보유자, "경도인지장애 조기발견 전략 필요"
ApoE4 대립유전자 보유자, "경도인지장애 조기발견 전략 필요"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2.12.13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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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와 ApoE4 대립 유전자 존재 시 치매 이환 위험률 증가
출처.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

ApoE4 대립유전자 보유자를 위한 경도인지장애 조기발견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전자 보유자는 비보유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단계에서 치매로 이환되는 위험률이 높고 시간 또한 상대적으로 짧은 데 따른 것이다. 

이는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치매 발병 시기에 영향을 주는 기저 요인을 통계학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도출된 의견이다. 

연세대학교 소프트웨어 디지털헬스케어융합대학 데이터사이언스학부 박대우 교수(제1 저자)는 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지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군에서 치매 발병 시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결론부터 살펴보면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이르는 시점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나이와 ApoE4 대립유전자의 보유 여부였다. 성별과 교육수준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해당 연구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 대한 코호트를 활용해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치매로의 이환에 대한 위험 요인과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를 위해 대표적인 국제 알츠하이머 코호트 중 하나인 'ADNI (Alzheimer's disease neuroimaging initiative)' 등록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된 환자의 인지 평가와 임상 정보를 활용했다. 

연구 참여 시점에 이미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었던 1,082명의 환자 중에서 추적 관찰이 이뤄지지 않거나 결측 정보가 포함된 환자를 제외한 939명의 자료가 분석에 사용됐다. 주요 위험인자로는 ApoE4 대립유전자의 수, 나이, 성별, 교육수준을 포함했다.

일반적으로 아포지단백 E 유전자의 대립유전자 중 하나인 ApoE4 대립유전자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발병 확률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치매는 정상 노화에서 경도인지장애를 거쳐 발병되는데, ApoE4 대립유전자가 경도인지장애 단계로 진입한 환자의 치매 발병 시점에 영향을 주는 요인인지는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치매 발병 시점에 관한 기저요인을 살펴보면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에 이르는 시간은 ApoE4 대립유전자를 보유했거나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유의미하게 짧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ApoE4 대립유전자가 하나인 경우와 두 개일 때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대립유전자 수보다는 존재 여부가 치매에 이르는 시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는 해석이다.

별도로 성별과 교육수준은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이환되는 시간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진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ApoE4 대립유전자를 미보유한 고령자가 70세의 나이에서 경도인지장애가 발생하면 치매로 이환까지 13.65년이 걸린다고 추정했다. 즉 100명 중 대략 50명은 70세에서 13.65년이 지난 83.65세가 되기 전에 치매로 이환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70세의 고령자가 ApoE4 대립유전자를 하나라도 보유하면 경도인지장애로 이환되는 시점이 5.4년으로 급격히 줄었다. 

결국 ApoE4 대립유전자를 보유한 고령자는 경도인지장애를 최대한 조기에 발견해야 적절한 개입을 통해 치매 이환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해석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대해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치매 발병 시기에 영향을 주는 기저요인을 탐색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연구의 한계점도 분명했다. 이번 연구가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이뤄진 종단적 다기관 연구에서 생성된 데이터임에 따라 분석 결과를 한국인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분석에 사용된 연구 대상자 중 백인(93.9%)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아시아인(1.6%)은 소수에 그친 탓이다.

더불어 교육 연수만으로 구분한 교육수준은 한국의 교육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한계다. 일례로 같은 아시아인인 중국인을 대상으로 수행한 치매 연구에서는 교육수준이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에 이르는 시점에 유의하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제1 저자인 박대우 교수는 치매 발병 시점에 대한 연구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논문을 통해 박대우 교수는 "국민의 건강증진과 치매예방을 위해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치매 발병 시점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논문>
Dw Pak, GR Lee, Hj Yang. Risk Factors Associated with Transition to Dementia in Patients with Mild Cognitive Impairment. J Health Info Stat 2022;47(4):307-311.Published online: November 30, 2022. DOI: https://doi.org/10.21032/jhis.2022.47.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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