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진료의 미래,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수급 '안도'
치매 진료의 미래,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수급 '안도'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2.12.20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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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신경과 111명, 정신건강의학과 213명 지원 100% 상회
신경과학회와 의사회의 전공의 확대 견해차는 여전
출처.복지부

치매 영역의 미래를 책임질 2023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가 높은 지원율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훈풍이 불었다. 

두 과 모두 지원율 100%를 웃돌며 고령화 시대에 늘어날 치매 환자를 대비하기 위한 밑거름이 일부 마련됐다는 평가다.

다만 신경과학회와 신경과의사회가 전공의 모집인원 확대를 두고 여전히 상반된 의견을 개진하고 있어 원만한 해결책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진행된 2023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 차 전기모집 지원 결과에 따르면 신경과는 98명 모집에 111명 지원해 113.3%, 정신건강의학과는 134명 모집에 213명 지원해 159.0%의 높은 지원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높은 지원율에도 불구하고 신경과학회와 신경과의사회는 상반된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먼저 대학병원 교수 중심인 신경과학회는 치매와 뇌졸중 등 신경과 전문 분야의 대응력 상승을 위해 전공의 모집인원의 확대를 꾸준히 주장하는 상황이다. 

현재 신경과 전공의의 응급실 진료 건수와 중증 환자 비율이 1위라는 게 학회 측의 설명이다. 결국 대표적 신경과 질환인 뇌졸중의 응급성을 고려할 시 대형병원당 최소한 2명의 신경과 전공의 배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또 늘어나는 치매 환자에 대한 대응력 강화도 주된 이유다. 

반면 봉직의와 개원가 위주인 신경과의사회는 다소 상반된 입장이다. 신경과 전문의에 대한 낮은 수요 문제부터 해결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즉 신경과의 전문 분야인 뇌졸중이나 퇴행성 신경질환 등에서 독보적인 입지가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대학병원의 인력 부족 문제도 일부 공감하지만, 전문의가 더 배출돼도 갈 곳이 없다는 하소연이다. 

신경과 전문의 수는 지난 2010년 1,154명, 2015년 1,572명, 2020년 1,953명으로 5.4%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신건강의학과는 2010년 2,616명, 2015년 3,144명, 2020년 3,794명으로 3.8%씩 늘어났다.

그렇다면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모집은 어떻게 이어졌을까?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전문과목별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를 살펴보면 두 과의 전공의는 꾸준히 증가했다. 

신경과 전공의의 경우 충원율에서 준수한 상태를 이어왔다. 지난 2017년에는 87명 모집에 85명이 지원해 97.7%의 충원율을 보였으며, 2018년 82명 모집에 80명(97.6%), 2019년 79명 모집에 82명(103.8%)이 지원했다.

정신건강의학과는 신경과와 같은 기간에 ▲129명(100.8%) ▲125명(100.8%) ▲125명(105.0%)의 높은 충원율을 보였다. 

하지만 진료 현장에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신경과학회의 입장은 분명한 근거가 있었다. 신경과의 업무량 총점의 가파른 상승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기준 26개 전문과목(일반의 포함)에 따라서는 내과, 정형외과, 일반의, 신경외과, 소아청소년과 순으로 업무량 점수 총점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업무량 점수 총점의 연평균 증가율(2011~2019년)은 방사선종양학과, 안과, 신경과, 마취통증의학과 순으로 높게 관측됐다. 연평균 증가율로 환산하면 10% 이상의 상승 폭이다. 

또 신경과 전공의 부족으로 지역 신경과 진료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주장도 일부 근거가 포착됐다. 신경과는 전문의 1인당 업무량 점수의 시도 간 격차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4.1%씩 증가했다. 

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인당 업무량 점수의 시도 간 격차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0.9%씩 증가했다. 

이미 치매와 관련된 데이터들도 대비책 마련의 필요성을 수치로 시사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요양급여비용을 기준으로 한 입원의 경우 알츠하이머병 치매가 1위 질환이 됐으며, 2020년에는 치매, 뇌경색증, 무릎 관절증, 상세 불명 병원체의 폐렴(코로나19), 노년 백내장 순을 기록했다. 

신경과 관계자는 "신경과학회의 입장이 일부 수긍되지만, 전공의를 늘리자는 것이 무조건 답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신경과의 개원환경 개선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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