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초고령화 사회의 그늘, '웰다잉' 해법은?
다가오는 초고령화 사회의 그늘, '웰다잉' 해법은?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12.21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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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력 양성 자격제도 재정비·연령대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필요

초고령층 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1인 가구 확대라는 가족 구조의 변화로 죽음에서도 양극화가 발생하고 있다. 가족과 연락이 없는 독거노인의 고독사 문제 등 외로운 죽음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렇다면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웰다잉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와 웰다잉 연구회는 21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죽음, 자기 결정권 강화'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이종 교수
서이종 교수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서이종 서울대학교 교수는 "오는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로 돌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노인이 존엄성과 품위를 잃지 않고 삶을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사회 및 기술적 인프라를 지속 가능하게 구축하지 않으면 세대 갈등을 포함해 정치적, 사회적 갈등에 휩싸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인프라뿐만 아니라, 노년 스스로 자신의 삶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설계, 준비하고 결정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시민사회의 웰다잉 문화운동과 더불어 이를 지원하는 웰다잉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웰다잉(Well-dying)은 웰빙(Well-being)의 완성으로 의미있고 가치있게 삶을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 역시 웰다잉 문화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서울시에서 웰다잉 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이후 전국 108개 자치단체가 해당 조례를 제정했다. 

이후 웰다잉 교육을 준비하는 곳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오혜련 회장
오혜련 회장

각당복지재단 오혜련 회장은 "현재 노인복지관, 사회복지관 등에서 웰다잉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여기에 웰다잉 교육을 시행하는 기관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따르면 웰다잉 교육 강사양성 관련 민간자격증은 지난 2014년 1개에서 지난해 54개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해당 과정을 통해 배출된 웰다잉 교육 강사들이 노인복지관, 종합복지관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다만, 전문인력 양성에 있어 자격제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오 회장의 의견이다.

그는 "웰다잉 교육 강사(지도자) 양성과정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은 질적, 양적, 방법적으로 차이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실제로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고 양적인 면에서 단기 교육으로 자격증을 부여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도자 과정의 경우 이론 교육과 실제 교육에 있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강사의 질적 수준을 보장하기 위한 자격관리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반인의 경우 교육 대상의 연령대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죽음이라는 두렵고 무거운 주제에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연령대에 맞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연극, 영화, 미술, 음악, 책 만들기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고 소그룹 토론을 통해 서로의 삶과 죽음에 대한 경험이나 생각을 나누고 자신의 삶에 적용해보는 등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사회복지기관과 학교, 종교기관 등에서 웰다잉 교육을 실시하거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뿐만 아니라 오 회장은 전 연령대에 웰다잉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웰다잉 개념이 민간 차원에서 노인복지관 등을 중심으로 먼저 확산됐지만, 죽음학이 먼저 발달한 서양의 경우 학교교육을 통해 웰다잉 학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72년부터 고등학교에서 웰다잉 교육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중학교에서도 웰다잉 교육 강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역시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등 학교를 통해 웰다잉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 회장은 "웰다잉은 생애 말기가 아닌 전 생애를 통해 이뤄져야 할 과업으로 통합적이고 다학제적인 교육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론과 실제 교육이 균형 있게 이뤄지고 대상에 따라 다양한 수준과 방법의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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