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설문지 탈피 신호탄? 키오스크로 경도인지장애 진단 가능
종이 설문지 탈피 신호탄? 키오스크로 경도인지장애 진단 가능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3.02.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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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키오스크 테스트 등 디지털 경도인지장애 선별검사 활용 가능성↑
출처. 인지중재치료학회
출처. 인지중재치료학회

기존의 종이 설문지를 탈피해 디지털기기로 인지저하의 징후를 포착하는 시도가 활발한 가운데 키오스크로도 경도인지장애를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돼 주목된다. 

몰입형 가상 환경에서 햄버거 세트를 주문·결제하는 과정에서 '가상 키오스크 테스트'를 진행하고,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를 판별하는 방법이다. 

쉽게 말해 일상에서 활용되는 음식 주문 등의 과정에서 인지장애 진단을 위한 도구적 일상활동(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 IADL)의 저하를 포착하는 방식에서 착안했다. 

최근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최호진 교수 등은 인지중재치료학회지 ‘인지 개입 및 디지털 건강 저널’ 창간호를 통해 ‘머신러닝 기반 가상현실에서 손동작 분석을 통한 경도인지장애 조기검진 : VR 손동작을 통한 MCI 검진’을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컴퓨터, 키오스크, 인터넷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일상생활의 기술 활동이 MCI나 치매를 진단하는 평가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어, MCI 스크리닝에서 가상 키오스크 테스트의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에서 언급된 머신런닝은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사람의 학습과 유사하게 컴퓨터에도 데이터를 부여해 새로운 지식을 얻어내는 분야다.

연구에는 건강한 대조군 9명(남성 5명, 평균 연령 67.00±13.70세)과 MCI 환자 8명(남성 4명, 평균 연령 70.88±7.99세)이 참여했다.

가상현실 키오스크 검사는 연구진이 프로그램을 직접 작성했으며, 연구 참여자가 가상현실에서 햄버거와 사이드 메뉴 및 음료수와 기타 사항들을 주문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해당 과정은 6단계로 구성됐다. ▲식사를 매장에서 할지 포장할지 여부 결정 ▲원하는 햄버거 메뉴 선정 ▲원하는 사이드 메뉴 선정 ▲원하는 음료 선정 ▲지불방법 사용(현금 혹은 신용카드) ▲신용카드 비밀번호 입력 등이다. 

연구 과정에서 경도인지장애를 판별할 다양한 징후들이 포착됐다. MCI 환자는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손의 움직임 속도가 유의하게 느렸으며(p =0.014), Digit Symbol Coding 검사와 손의 움직임 속도는 양의 상관관계(r =0.65, p =0.01)를 보였다. 

이를 토대로 가상 키오스크 테스트 결과, MCI 진단 정확도는 84.72%, 민감도는 88.89%, 특이도는 82.22%로 산출됐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버추얼 키오스크 테스트가 MCI 환자 선별검사 도구로 활용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임상적 유용성 판단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경도인지장애 진단 활용 확대될까?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대해 참여자가 많은 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구분하는 선별도구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연구 대상자의 불충분과 키오스크 단일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점은 연구의 한계로 지목했다. 이에 향후 연구에서 연구 대상자 확대와 프로그램 개발 및 고도화를 제안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활용되는 종이설문 검사는 임상 의사들에게도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검사소요 시간이 길고 검사자의 전문성 여부, 심리적 부담감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고 지목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활용해서 인지기능 평가를 대체하는 연구도 점차 이뤄지고 있지만, 데이터 표준화의 어려움과 인지 영역별 분석의 난해함으로 임상현장에서 활용도를 높이지 못하는 실정이다. 

연구진은 "키오스크가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구분하는 선별도구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며 "특히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들이 한 명도 어지럼이나 불편감을 호소하지 않고 원활하게 연구에 참여한 점도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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