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지저하가 무엇인가요?", 치매예방 최적기 '주목'
"주관적인지저하가 무엇인가요?", 치매예방 최적기 '주목'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3.03.13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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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상 단계에서 예방 및 치료개입 통해 효과 상승 견인

고령화로 치매예방 활동이 더욱 부각하는 가운데 경도인지장애를 넘어 주관적인지저하 단계가 개입의 적기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치매 환자를 치료 타깃으로 설정했던 근원적 치료제들이 연거푸 고배를 마시면서 예방과 개입 시기를 점차 앞당기는 변화로 발생한 현상이다. 

이 같은 추세는 주관적인지저하 단계의 미세한 인지기능의 변화나 경도인지장애 발전 가능성을 포착해 치매 예방의 효과를 높이려는 조치다.

최근 의료계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주관적인지저하와 경도인지장애 징후를 포착하기 위한 연구 및 기술개발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적인지저하(Subjective Cognitive Decline, SCD)는 기억력, 인지능력, 학습능력, 집중력 등에서 경험하는 미세한 감소를 일컫는다. 이는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와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조기 관리의 적기로 인식이 변하고 있다. 

주관적인지저하는 일반적으로 자기 보고의 형태로 진단된다. 환자가 일상생활 등에서 직접 경험한 증상을 보고하거나 질문지 또는 인터뷰를 통해 평가하는 방식을 채택하기 때문이다. 

주로 주관적 인지 감퇴 평가(Subjective Cognitive Decline-Questionnaire, SCD-Q)를 활용하지만, 주관적인지저하는 주관적 성격을 가진 만큼 다른 객관적 검사가 함께 필요하다. 

치매학회가 일반인을 위해 제공하는 ‘99가지 치매 이야기’에서도 주관적인저하 단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치매의 주요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치매 진단 이전에 약 15년~20년에 이르는 병의 진행 기간을 갖는다.

'전임상기(preclinical)'로 불리는 해당 시기는 인지기능이 정상이라도 이미 알츠하이머병에 해당하는 뇌 소견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지만, 본인의 인식만으로 미세한 변화를 포착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게 가장 큰 난제다. 

◆어려운 주관적인지저하 포착, "스스로 찾아내지 못한다면?"

사실상 스스로 인지저하 징후를 포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노화에 따른 인지기능 저하나 순간적 실수 등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길 가능성이 큰 탓이다. 

의료 산업계도 이 같은 시기를 포착해 치매예방까지 연계하는 사업 모델을 시도 중이다. 치매와 경도인지장애의 전조증상을 빠르게 발견하고 치료 및 개입에 더 빠르게 돌입하는 방식이다. 

뇌파나 음성 인식을 활용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활용 사례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뇌파나 음성의 변화 또는 이상을 분석하고 치매 위험도를 평가하는 기술로 구현된다. 

아이메디신의 아이싱크브레인(iSyncBrain) 솔루션은 뇌파 분석법을 통해 뇌파 데이터를 생성하고 주관적인지저하 환자군과 정상 대조군의 뇌파 차이를 비교해 분석한다.

이외에도 혈액 검사 등의 기술로 주관적 인지저하를 포착하기 위한 시도도 활발하다. 이 같은 흐름은 대학병원의 연구에서도 포착된다.

최근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우정 교수 연구팀은 ‘주관적 인지 감퇴’ 예측에 유용한 혈액검사 기술을 공개했다.

김우정 교수는 연구를 위해 용인시에 거주하는 60~79세 노인 160여 명의 혈액을 모아 뇌 MRI, 아밀로이드 PET, 신경심리검사 결과를 도출해 이를 분석했다. 

채집된 혈액은 피플바이오의 멀티머검출시스템 기술에 기반한 '아밀로이드-베타 응집화(Multimer Detection System-Oligomeric Amyloid β, MDS-OAβ)' 검사키트를 통해 분석했다. 

주관적 인지 감퇴 평가에는 SCD-Q(Subjective Cognitive Decline Questionnaire), MAC-Q(Memory Age-associated Complaint Questionnaire) 등 자기 보고식 인지 저하 척도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 신경인지검사 상 정상인지를 가진 노인이라도 주관적 인지저하를 심하게 느낄수록 혈액 내 아밀로이드-베타 응집화 정도가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해당 검사를 이용 시 고비용의 아밀로이드 PET 검사보다 더 민감하게 주관적 인지저하 상태를 예측했다고 보고했다. 

◆2세대 항체치료제 출격 준비, 주관적인지저하 '주목'

주관적인지저하 포착의 중요성은 승인 과정을 밟는 바이오젠&에자이의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에서도 연관성이 이어진다.

그동안 치매환자를 타깃한 치료제와 달리 베타아밀로이드 항체치료제인 레켐비는 경도인지장애를 대상으로 하는 데 따른 것이다. 

주관적인지저하 단계부터 치매예방을 시도하고, 경도인지장애로 발전할 시 치료 혜택 분석 등 타깃 설정과 대응이 빠르다는 게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혈액분석 이외에도 다양한 검사 경로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는 일부 신중론도 목격되는 상황이다. 

확실한 점은 주관적인지저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낮은 만큼 이를 홍보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들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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