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보약' … 잠 못 자면 뇌에 노폐물 쌓여 치매 발병 위험 커
'잠이 보약' … 잠 못 자면 뇌에 노폐물 쌓여 치매 발병 위험 커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04.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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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알츠하이머 유발 단백질 '아밀로이드' · '타우' 수치 낮춰

수면장애,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 … 치매 예방·치료 가능성 발견

 

잠을 못 자면 뇌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판단력과 인지기능이 떨어진다.
잠을 못 자면 뇌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판단력과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이 보약이란 말이 있다. 잠을 충분히 자면 신체가 휴식을 취하면서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고 기능을 회복해 준다. 반대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교감신경이 과잉 반응해 심혈관 질환 위험에 노출되기 쉽고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뇌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치매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럼 성인 하루 적정 수면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 적절한 수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6∼9시간 정도다. 잠은 뇌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내는 기능을 한다. 노폐물이 쌓이면 치매 발생에 영향을 준다. 즉 잠을 못 자면 뇌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판단력과 인지기능이 떨어진다.

낮 동안 뇌의 해마에 임시 저장된 단기 기억들은 깊은 잠을 자는 밤에 장기 기억의 형태로 대뇌에 저장되고, 뇌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시스템이 잠자는 동안 활발해진다. 따라서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크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진이 간단한 임상시험을 통해 수면제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단백질 '아밀로이드'와 '타우' 수치를 낮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단백질 아밀로이드 침착물이 뇌에 쌓이기 시작할 때 발현된다. 수년간 아밀로이드가 쌓인 후 또 다른 단백질 타우는 뉴런에 독성이 있는 엉킴을 형성해 기억력 감퇴와 같은 인지적 증상을 유발한다.

알츠하이머는 단백질 수치가 높을수록 병이 악화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는 치매를 예방하고 지연시키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수면장애는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증상 중 하나일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은 상당수의 사람은 기억 상실과 혼란 등의 인지 문제가 나타나기 몇 년 전부터 잠을 잘 자지 못한다. 알츠하이머병이 수면을 방해하는 뇌의 변화를 일으키고, 부족한 수면은 뇌에 해로운 변화를 가중시키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

미국 심장협회는 성인의 경우 하루 7~9시간 자도록 권고하고 있다. 수면 시간이 6시간 이하이거나 9시간 이상이면 고혈압, 뇌졸중, 2형 당뇨병 등으로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수면 시간이 너무 짧거나 길어도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일랜드의 한 연구팀이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인 사람은 수면 시간이 평균 7시간인 사람보다 뇌졸중 발생률이 3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수면 시간이 9시간 이상인 사람은 7시간인 사람보다 뇌졸중 발생률이 2배 이상 높았으며 특히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뇌졸중 위험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아무개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항상 규칙적인 시간에 일어나고 낮 동안 활동을 최대한 많이 하는 것이 자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그런데도 잠이 잘 오지 않으면 수면 전문가를 찾아 약물 처방을 받는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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