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기에 혈관 건강·당뇨병·혈압에 초점 맞춰 관리해야
어려서 당뇨병에 걸린 사람은 치매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엘리자베스 셀빈 역학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사실을 유럽 당뇨병 연구협회 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 최신 호에 실었다.
연구팀은 60세 이전에 제2형 당뇨병에 걸린 사람들은 당뇨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3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혈당이 높아지는 경우 발생하는 당뇨병을 말한다.
이번 연구에는 당뇨병이 없는 46~70세 성인 1만 1,656명이 참가했으며, 이 중 20%인 2,330명이 전 당뇨 단계였다. 전 당뇨란 혈당이 정상보다는 높지만, 당뇨병 진단 기준보다는 낮은 상태를 말한다. 이러면 향후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전 당뇨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당뇨병으로 이행되는 나이와 치매 발생 추이뿐만 아니라 전 당뇨와 치매와의 관계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전 당뇨가 당뇨병으로 이행될 때 나이가 어릴수록 치매 위험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60세 이전에 전 당뇨에서 당뇨병으로 이행되면 치매 위험이 3배 정도 증가했다
반면 전 당뇨가 당뇨병으로 이행될 때 나이가 60~69세이면 치매 위험이 73%, 70~79세이면 23%에 그쳤으며 80세 이상에서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치매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나이가 어릴 때 전 당뇨에서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막아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즉 중년기에 혈관 건강, 특히 당뇨병과 혈압에 초점을 맞추어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후기의 치매를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치매 위험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는 65세 미만 때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예방 노력이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작년 65세 이상 인구는 총 857만 7,830명이고, 이 중 88만 6,173명이 치매 환자로 추정된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하여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임상 증후군을 의미한다. 알츠하이머병이라 불리는 노인성 치매, 중풍 등으로 인해 생기는 혈관성 치매, 이 밖에 다양한 원인에 의한 치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