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의 시대’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에 거는 기대와 우려
‘2020의 시대’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에 거는 기대와 우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4.04.22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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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사회 도래...국가 치매 관리 비용 부담 기하급수적 증가 전망
올 7월부터 '치매관리주치의' 시범 사업...경도인지장애 관리 정책도 중요
(왼쪽부터) 양영순 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 하태길 보건복지부 노인건강과장, 서지원 중앙치매센터 부센터장, 최호진 한양의대 교수 / 이석호 기자
(왼쪽부터) 양영순 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 하태길 보건복지부 노인건강과장, 서지원 중앙치매센터 부센터장, 최호진 한양의대 교수 / 이석호 기자

 

국내 65세 이상 노인 수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고, 이 중 20%가 독거노인인 ‘2020의 시대’를 맞아 치매 환자 급증이 머지않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의 도래와 함께 국가의 치매 관리 비용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증도 관리를 위한 의료적 개입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올해 7월부터 ‘치매관리주치의’ 제도가 2년간 시범 사업으로 도입된다. 이 제도의 핵심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치매 환자 치료·관리가 꾸준히 진행되는 의료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다.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24 대한치매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는 치매관리주치의 제도, 경도인지장애(MCI) 관리 등 국내 치매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최호진 대한치매학회 정책이사 / 이석호 기자
최호진 대한치매학회 정책이사 / 이석호 기자

 

첫 번째 연자로 나선 최호진 대한치매학회 정책이사(한양의대 신경과 교수)는 경증 환자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초기 환자를 발견하고 관리해서 중증도에 드는 비용을 줄여야 한다”면서 “의료적 개입이 중요하다 보니 치매 관리 주체로 지역사회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할머니 집에 갔는데 처음에 가자마자 진료가 아니라 수돗물 안 나오는 거 고쳐주고 창틀이 깨져 대신 민원 처리를 해줬다”며 독거노인 관리에 대한 현실적 어려움도 털어놨다. 정상적인 의료 시스템 내로 들어올 수 없어 방문 진료가 필수적인 환자 중 독거노인의 경우 치매뿐 아니라 일상생활도 함께 관리해야 되는 사례를 든 것이다.

또 상대적으로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서울이나 수도권, 대도시와 달리 지방에서 제도 안착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도 우려했다. 최 이사는 “협력 의사 대부분은 신경과나 정신과인 경우가 많고 치매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만 비수도권 지방 같은 경우에는 얼마나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을지 조금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지원 중앙치매센터 부센터장 / 이석호 기자
서지원 중앙치매센터 부센터장 / 이석호 기자

 

두 번째 연자인 서지원 중앙치매센터 부센터장은 경도인지장애 현황과 관리 정책을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2007년 제1차 치매종합계획(2008~2012)이 발표된 이후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가 전면 실시되면서 구체적인 정책이 제시됐다. 현재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1~2025)이 진행 중이며, 치매안심센터를 중심으로 경도인지저하자, 75세 이상 독거노인 등의 고위험군 관리가 시작됐다. 올해 초에는 치매관리법 개정으로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을 받게 됐다.

그는 “2020년 기준으로 60세 이상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이 약 20%, 65세 이상은 22%로 추산한다”며 “현재 우리나라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도 약 220만 명 정도로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이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정책이) 막 시작이 된 단계이고 향후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할 과정”이라며 “경도인지장애가 뭔지 여전히 모르는 사람이 많기에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양영순 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
양영순 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

 

패널 토론에는 하태길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 노인건강과장과 양영순 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순천향의대 신경과 교수)도 참여했다.

하 과장은 “(치매가) 안 낫는 병이다 보니 정책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알리고 싶지도 않고 자기가 걸렸다는 걸 알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방향으로 가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치매 정책은 노인 복지 중심으로 돌봄 쪽에 많이 집중됐다”며 “의료적인 부분에서 희망적인 게 나와줘야 근본적으로 정책의 빈 공간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이사는 치매관리주치의에 대해 “의원급은 직접 방문 진료를 하고 그 이외에 종합병원급은 비대면 진료를 하는데 환자의 만족도는 높을 수 있다”면서도 비대면 진료로 환자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더불어 “인지 기능과 관련된 증상이 아니라 다른 신체화 증상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이 많이 길어지면 결국 수가와 관련이 된다”며 “방문 진료를 했을 때 외래 진료를 빼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 부분에서 현실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경도인지장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인지 기능이 떨어져 있으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으면 경도인지장애라고 한다. 그중 1년에 15%만 치매로 넘어가는데 통으로 묶어 치매 관리군으로 정하는 게 비용 대비 중요한지 양 이사는 반문했다. 그는 “지금 여러 가지 바이오마커가 등장했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MCI due to AD)를 선별한다면 훨씬 더 집약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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