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진단에 ‘음성 디지털 바이오마커’ 분석...KERI도 도전장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음성 디지털 바이오마커’ 분석...KERI도 도전장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4.05.0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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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AI 활용 노년층 일상생활 발화 빅데이터 구축...94억 투입
MCI 고위험 고령자 선별...향후 실증 대상 1,000명까지 확대 목표
한국전기연구원이 안산 상록구노인복지관 어르신을 대상으로 노인 친화형 발화 데이터 수집 기기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조기 선별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 KERI
한국전기연구원이 안산 상록구노인복지관 어르신을 대상으로 노인 친화형 발화 데이터 수집 기기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조기 선별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 KERI

 

최근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 관련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음성 디지털 바이오마커 분석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이 분야에 도전장을 던졌다.

KERI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노년층의 일상생활 발화(Utterance) 빅데이터 구축을 통한 AI 기반 퇴행성 뇌기능 저하 평가 기술 개발’ 사업을 수행 중이라고 7일 밝혔다.

이 사업은 총괄기관인 KERI를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서울대병원, 이화여대가 각각 공동·위탁 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업 기간은 지난 2021년 9월 1일부터 2026년 8월 31일까지며, 투입 예산은 94억 원이다.

KERI에서는 전기의료기기연구단 청각인지 뇌기능 진단 연구팀(팀장 박영진 박사)이 연구 수행을 맡고 있다.

 

노인 친화형 발화 데이터 수집 기기(왼쪽)와 발화 수집 과업들이 내장된 신경인지기능검사 앱 및 태블릿 / KERI
노인 친화형 발화 데이터 수집 기기(왼쪽)와 발화 수집 과업들이 내장된 신경인지기능검사 앱 및 태블릿 / KERI

 

KERI에 따르면, 사업단은 ‘노인 친화형 발화 데이터 수집 기기’를 개발해 정보 빅데이터(발화, 청각인지 뇌파, 청력)를 수집한 뒤 AI 기술로 경도인지장애(MCI) 고위험 고령자를 선별하고 모니터링하는 작업을 한다. 치매 전 단계인 MCI 환자 중 10~15%가 치매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검진 대상자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방법은 보청기 같은 기기를 착용하고 신경인지기능 검사기기 앱을 설치하면 된다. KERI 측은 “이 앱을 통해 일상생활 환경에서 주로 활용되는 발화 패러다임을 분석해 평균 20회 정도의 대화 턴(turn) 발화 정보만으로도 80% 이상 정확성(민감도)으로 퇴행성 뇌기능 저하 고위험군을 선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령층 발화의 특성상 조음(발음) 장애로 음성 인식이 더 까다롭고 사투리를 사용하거나 난청으로 질문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등 어려움도 있다. 사업단은 이 난관을 AI 기술과 청각인지 디코드(Decode) 기술로 해결하고 있다.

KERI는 경기 안산시 상록구노인복지관 등 지역사회 어르신 약 100명을 대상으로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MCI 환자 6명과 의심 대상자 7명을 선별했다고 KERI 측은 밝혔다.

또 올해 8월까지 복지관 어르신 150명이 추가로 실증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향후 실증을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를 발굴해 대상 범위를 1,000명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상자 맞춤형 인지기능 개선까지 연계할 방침이다.

 

한국전기연구원 청각인지 뇌기능 연구팀의 박영진 박사(팀장) / KERI
한국전기연구원 청각인지 뇌기능 연구팀의 박영진 박사(팀장) / KERI

 

박영진 KERI 팀장은 “사업단에서는 청력 증강 기기를 기반으로 청력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한 신경인지기능 검사 기기의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집에서 편리하게 짧은 시간 검사 참여로 MCI 고위험군 선별이 가능할 수 있도록 결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에서는 뇌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A-PET), 뇌척수액(CSF) 분석 등의 검사를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타우(Tau) 단백질, 미세신경섬유경쇄(NfL) 등의 바이오마커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경제성과 편의성을 갖춘 혈액 바이오마커 검사도 주로 활용된다.

특히 머신러닝 등 AI 기술 발전으로 음성이나 안구 운동 등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진단 기술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 업체 중 하이, 보이노시스 등이 음성 디지털 바이오마커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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