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카네맙의 기대와 우려,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딜레마
레카네맙의 기대와 우려,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딜레마
  • 황교진 기자
  • 승인 2024.05.14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4 미국 노인병학회 연례회의, "부작용 가능성 및 환자 부담에 대한 세심한 고려 필요해..."
AGS24 홈페이지 메인화면 캡처

2024 미국 노인병학회 연례회의(2024 Virtual Annual Scientific Meeting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AGS24)에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치매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의는 단일클론 아밀로이드 베타 치료의 잠재적 이점과 해악을 신중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부작용 가능성 및 환자의 부담에 대한 세심한 고려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레카네맙(상품명: 레켐비)은 뇌의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수치를 낮춰 일부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다. 이번 학회에서 레카네맙의 3상 임상시험 결과인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위약에 비해 질병의 진행이 27% 느려진 내용 등이 전달됐다.

그러나 존스 홉킨스 대학교의 노인의학 및 노인학과 부교수이자 존스 홉킨스 기억 및 알츠하이머 치료 센터의 공동 책임자인 에스더 오(Esther Oh) 박사는 전체 세션에서 레카네맙의 이점과 위험 및 금기 사항을 비교 검토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레카네맙은 2023년 1월에 미 FDA로부터 신속 승인을 받았고 2023년 7월에 정식 승인을 받았다.

50~90세의 1,795명을 대상으로 18개월간 진행된 다기관, 이중맹검 임상시험인 CLARITY의 결과에 따르면, 치료와 위약 간의 차이가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임상적으로 중요한 차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에게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뇌부종과 출혈을 유발할 수 있는 아밀로이드 관련 이상 소견이 뇌 영상에서 나타난 비율(각각 12.6%, 17.3%)이다. 거의 85%의 사례에서는 무증상이었다. 이상 증상의 위험은 혈전용해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 레카네맙을 주사하면 안 된다는 것을 나타냈다.

“적절한 사용 권장 사항은 아스피린 및 기타 항혈소판제(혈소판의 기능 항진을 억제하는 약제)는 허용되지만, 와파린(혈액 응고를 저지하는 약제), 직접 경구 항응고제 및 헤파린과 같은 비타민 K 길항제를 쓰는 환자는 제외”라고 오 박사는 발표에서 말했다.

혈액 바이오마커, PET 영상, 뇌척수액 내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수치는 레카네맙 치료 적격성을 판단하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타우 바이오마커는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 년 전에 인지 장애의 징후를 나타낼 수 있다. 일부 증거에 따르면 이 약은 질병의 초기 단계에서 타우 수치가 낮은 환자에게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타우는 뇌척수액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오 박사는 “타우 단백질을 치료 적격성에 대한 바이오마커로 고려하지 않지만 향후 중요한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레카네맙(성분명 레켐비)
레카네맙(성분명 레켐비)

 

레카네맙은 연간 가격이 2만 6,000달러(한화 약 3,558만 원)로 많은 환자에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또한 치료를 위해서는 매월 주입, PET, 정맥 투여, 실험실 검사, 여러 차례의 MRI 검사, APOE4 혈청 검사 등이 필요하다.

이 세션에서 연설한 미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의 샤리 링(Shari Ling)에 따르면 메디케어는 서비스의 대부분을 보장하나 환자는 공제액과 자기 부담금(연간 약 7,000달러로 한화 96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메디케이드(Medicaid, 미국 연방 정부와 주정부가 공동으로 극빈층에게 의료비를 지원하는 제도)와 같은 보조 보험이나 기타 보험은 이 추정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메디케어 인구가 더욱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에는 수혜자의 54%가 5개 이상의 동반 질환을 앓았으며, 이는 레카네맙 투여 자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링은 “의료 시스템 전반에서 우리는 레카네맙에 대한 전달과 조정, 이 치료를 받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 예상치 못한 치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두 연사 모두 의료보험의 부담 등 재정적 이해 상충은 다루지 않았다.

레카네맙은 효과, 약값, 투약의 불편, 효능에 관한 추적 관찰, 부작용 등에 대해 많은 논의가 필요한 알츠하이어병 치료제다. 올해 하반기 국내 승인을 앞두고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Primary Source

https://meeting.americangeriatrics.org/program/schedule-glance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