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동행 서비스의 첫 기업, 고위드유 "가족의 마음으로 동행합니다"
병행 동행 서비스 사회적기업 고위드유(GowithU)의 슬로건은 “가족의 마음으로 동행합니다”이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자격을 갖춘 병원동행매니저가 보호자가 함께하기 어려운 병원 동행을 대신해준다. 거동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방문 픽업부터 귀가 동행까지 안전하고 편리하게 필요를 해결한다. 세심하게 보살피며 동행해야 하는 치매 환자도 병원에 오가는 길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환자를 가족처럼 걱정해주시고 환자 스케줄에 맞춰주시려고 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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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매니저님이 꼼꼼하게 메모해 전달해주시고 진료 후 자세한 설명도 해주셔서 안심됩니다."
_세브란스병원 검사진료 동행
환자의 질환과 상태에 맞는 맞춤형으로 병원 동행을 하는 고위드유. 유사한 서비스 업체가 많아졌지만, 처음 시작해 브랜드 인지도를 확고히 한 창업가가 김원종 고위드유 대표다. 고려대 산학관 회의실에서 김원종 대표를 만났다.
Q. 인터뷰 시간을 잡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요즘 많이 바쁘시죠?
제가 직접 ‘병원동행매니저’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직접 특장차 이동 서비스도 하고 있는데 예약이 꽉 차 있고, 5월에는 관련 업무가 좀 많습니다. 창업도약패키지(창업진흥원이 3~7년 차 도약단계 기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선정돼 교보생명과 제휴 관련 대화도 나누고 있습니다.
특히 치매 환자 가족을 위한 서비스는 난이도가 높아서 많은 교육과 준비 과정이 필요하고요. 작은 회사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느냐마는, 치매는 환자도 어렵지만 가족도 어렵고 독박 돌봄으로 고통받는 분도 많아 서비스에 더 많은 정성을 들여 시간과 열정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Q. 회사 법인이 고위드유를 운영하는 메이븐플러스, 네츠모빌리티로 두 개인데요. 우선 고위드유부터 소개를 부탁합니다.
‘고위드유’는 병원동행매니저 중개 플랫폼으로 수수료 베이스입니다. 서비스 이용자가 많아야만 지속 가능하죠. 국가가 주도하는 우리나라 돌봄 시장은 서비스 대상자인 고객에게 절실한 삶의 질에 관한 고민이 부족합니다.
퀄리티보다는 국가에서 제도를 시행한다는 행위 위주의 모습이며, 행정과 보건이 함께해야 하는데 따로 움직이는 한계가 있죠. 제가 환자 가족들을 위한 스타트업을 하다 보니, 가족의 건강을 도와주는 일에는 중요한 가치와 원칙이 있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세 가지 원칙이 있는데요. 우선은 안전, 서비스의 품질, 그리고 가족의 마음으로 하는 사명감입니다.
안전과 품질에는 전문성이 들어가야 합니다. 특히 진정성이 중요한데 누군가의 편찮으신 부모님을 내가 책임져야 한다면 어렵고 난감한 문제 발생 시 자녀의 입장에서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사명감을 표현한 고위드유의 슬로건이 “가족의 마음으로 동행합니다”입니다.
제가 동행매니저 채용 인터뷰에서 “내 부모님과 동행하는 마음이 무엇인지”를 꼭 물어봅니다. 만약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에 갔는데 갑자기 옷에 대소변 실수를 하셨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요. 보호자한테 전화한다고 답하는 분이 있고, 일단 환자분이 민망하실 테니 화장실에 가서 처리하고 빨리 옷을 구해서 해결한다는 분이 있습니다. 가족의 마음으로 동행한다면 문제 해결 방법은 후자처럼 하는 게 맞죠. 그래서 고위드유 홍보물 사진에 저희 아버지께 모델을 부탁했어요. 저부터 가장 중요한 가치를 담기 위해서죠.
가족의 마음으로 동행하면 안전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으리란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런 진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투자가 필요한 시기에 저는 진정성을 유지하고자 투자를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끌려다니는 모습으로 사업을 하면 고위드유의 초심이 변질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의 마음으로 동행하는 것을 본질로 해서 사회적으로 단단한 돌봄 안전망을 구축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 시급 얼마, 수익 얼마의 일자리 논의도 중요하지만, 내 가족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서비스 구비가 잘 돼 있는가 하는 점이 우선이죠. 결국 그 가족이 나이니까요. 이 사업은 몇십 년 뒤 제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서로 살이 닿고 마음이 닿아야 하는 돌봄은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어야 하죠.
Q. 첫 파트너 지역이 의외로 가난한 지역이 아닌 부촌인 송파구와 서초구네요.
저희의 초기 파트너가 송파구와 서초구입니다. 2004년 반지하에 살던 세 모녀가 마지막 월세와 ‘죄송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한 곳이 송파구입니다. 또 2020년 서초구 다세대주택에서 사망한 지 5개월이 지난 어머니의 시신이 방치돼 있고, 그 어머니의 발달장애 아들이 노숙자로 지내다 사회복지사에 의해 발견됐죠.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의 대표적인 부촌에서 취약계층 사망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송파구와 서초구의 돌봄 공백이 크다는 현실이 충격을 안겨 주었죠. 그 두 지역에 저희가 ‘돌봄 SOS 이동 지원 협약’을 해서 4년째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송파구 인구는 66만 명으로 자치구 중에 가장 많습니다. 여기서 서비스 모델을 만들면 어려운 분들을 도울 실효성 높은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외로운 분들을 위한 돌봄 인력이 부족합니다. 긴급 시 갑자기 요청이 오는 중증도 높은 대상자가 많은 지역이죠. 병원동행매니저에게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요. 요청할 때마다 빨리빨리 대응할 인력을 구성해야 하며 중증도가 높으면 두 명의 매니저가 도와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Q. 메이븐플러스와 네츠모빌리티는 각각 어떤 회사인가요?
메이븐플러스의 서비스가 고위드유입니다. 창업은 2019년에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건 2020년부터입니다.
저는 2018년까지 여러 회사에서 기술 개발, 마케팅, 고객 지원 등 다방면의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다국적기업의 한국 사업부 대표로 기업 운영을 책임지기도 했고, 제약사에서 전략 경영 업무도 했고요. 서울아산병원에서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로 일한 적도 있습니다. 여러 인더스트리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죠. 많은 경험을 한 것이 창업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받은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2018년에 ‘내 삶이 모두 은혜구나’ 생각하며 세상에 꼭 필요한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창업을 준비하면서 ‘행복’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습니다. 그동안 B2B를 주로 했는데 B2C를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사람들이 언제 행복할까를 분석했어요. 당시 소셜 마케팅 플랫폼, 긱스, 프리랜서 비즈니스 등이 주목받던 시기였고, 이러한 트렌드를 융합해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순간을 연결해 보았어요. 맛있는 거 먹고, 병에서 완쾌되고, 원하던 학교에 들어가 졸업할 때 등에서 사람들은 행복을 얻습니다. 의식주, 교육, 헬스케어가 융합될 때 행복해한다는 데 착안했습니다. 그러면 그 분야의 전문 기술을 공유해서 행복을 전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메이븐플러스를 창업했어요. 전문가의 기술을 공유해 삶의 행복을 플러스하자는 것이 메이븐플러스의 기치에요. 처음 오픈한 아이템은 셰프 서비스입니다. 우리나라 셰프가 실력이 뛰어난데 30년 일한 셰프나 10년 일한 셰프나 주방에선 별 차이가 없어요. 뛰어난 셰프가 자기 요리를 소개하고 확장할 판이 필요했죠. 그런데 경력 30년 이상의 셰프도 레스토랑을 오픈하면 마케팅과 영업을 할 줄 몰라 망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셰프 서비스를 오픈했어요. 좋은 셰프들과 연결하고 확장하면서 기회를 만들었고, 의식주 교육 분야로 관심을 확장하면서 병원 동행 문제를 포착했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편찮으시면 휴가를 내고 병원에 모시고 갔고, 직원 중에 먼 지방에 부모님이 계시면 1박 2일 휴가를 내서 병원에 모시고 가는 모습을 보았어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기술 플랫폼과 프리랜서 비즈니스를 접목해 발전시키는 사업을 구상했습니다. 병원에 모시고 가는 문제 해결을 출발점으로 2019년 10월에 고위드유를 런칭했습니다.
시작부터 흥미로웠습니다. 어느 정도 서비스를 정리해 블로그에 올렸는데 그날 밤에 바로 연락을 주신 분이 있었습니다. 대기업 연구원으로 어머니를 계속 병원에 모시고 다녀야 하는데 휴가를 다 써버려 방법을 구하던 차였다고 해요. 그러다 고위드유 서비스를 검색하게 된 거죠. 자신 외에는 병원에 모시고 갈 사람이 없어 발 동동 구르다가 저희 서비스를 접하고 전화를 주셨습니다. 그분이 고위드유의 1호 고객입니다. 코로나가 끝날 무렵까지 4년 정도 저희가 동행해 드렸고 얼마 전에 환자분이 돌아가셨습니다.
편찮으신 어르신의 병원 오가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많은 고객을 상대했습니다. 10명의 고객이 동행 신청을 하면 5명은 거동이 불편한 분의 사례로 들어왔어요. 보통 정형외과 환자라고 생각하지만 주로 뇌질환 환자였습니다. 이동 수단이 필요한 환자는 치매와 뇌질환 환자가 가장 많았고, 암 치료를 받다가 기력이 쇠하여 누워 계시다가 근 손실로 거동이 어려워진 분도 계시고요. 그래서 이분들을 안전하게 모시고 병원에 갈 수 있는 우버형 병원 동행 서비스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신청자의 병원 이동과 원내 동행을 해결하기 위함이었죠.
그런데 바로 ‘타다 금지법’이 터졌어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 규제 샌드박스에 규제를 면제해 달라고 신청했어요. 다행히 2021년에 정부가 서울‧경기‧인천 지역 신청 기업의 이동 약자 맞춤 특수개조 차량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실증 특례를 부여했고, 저희가 1호 기업에 선정됐습니다. 이동 약자의 교통으로 유상 운송 택시만 허락되다가 회사가 소유한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실증 특례로 네츠모빌리티의 특장차도 가능해졌죠.
그래서 의, 식, 주 교육 그리고 헬스케어 분야의 전문가와 소비자를 매칭하는 기술 공유 플랫폼 ‘메이븐플러스’, 병원 동행이 필요할 때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 관련 자격과 교육을 이수한 매니저의 동행 서비스 제공 ‘고위드유’, 교통 약자의 이동 문제를 해결한 ‘네츠모빌리티’가 만들어졌습니다. 고위드유는 대중교통으로 이동이 가능한 분에게 전국의 프리랜서 동행매니저를 매칭해 돕는 회사고, 네츠모빌리티는 거동이 어렵고 휠체어로 이동해야 하는 분을 위한 동행 서비스입니다.
Q. 대표님이 이런 소셜 성격의 사업에 뛰어든 이유와 맥락이 궁금합니다. 특별히 가족 중 아픈 분이나 장애인이 계셨는지?
제가 창업 전에 다양한 직군을 경험하고 여러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부여된 것 같습니다. 사회 약자의 문제가 곧 우리의 문제이자 언젠가 닥칠 나의 문제라는 시각이 생겼어요. 약자는 누군가의 도움만 있으면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약자에게 다가가 필요를 채우고 문제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행복해지거든요. 결국 약자가 행복하면 사회 전체가 행복해지니까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약자가 됩니다. 생태계가 그렇고 모두가 병을 앓으니까요.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길을 만들자고 마음먹었어요. 내가 약자들이 걸어갈 수 있는 오솔길이라도 만들면 그다음에 또 누가 계속 이 길을 만들어 가리라 소망하면서요.
Q. 아픈 사람과 지쳐 있는 그 가족을 상대하는 일이라 고단하고 힘들 거라 생각됩니다.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게 하면서 병원동행매니저는 사명감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저는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과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를 공부했습니다. 고위드유는 2019년 창업 후 2020년 예비 사회적기업에 지정됐고 2023년에 인증 사회적기업이 됐습니다. 병원동행매니저 업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타인의 아픔을 도우며 비즈니스하는 일은 진정성이 우선입니다.
서비스 이용자가 아픈 분들이고, 그 가족은 직접 돌보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으로 동행 서비스를 신청합니다. 서비스 제공자는 주로 경력 단절 여성입니다. 그분들 생계에 보탬이 되면서 이용자와 제공자 모두가 행복을 경험하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긴급할 때 도움을 드리는 서비스이니 이용자가 비용 부담을 많이 갖지 않도록 하고, 병원동행매니저는 서비스 제공에 가치를 두면서 계속 일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야 합니다.
병원동행매니저에게 전문성과 프라이드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지원자가 매달 200명이 넘습니다. 그만큼 진입 장벽이 낮은 업무로 여기시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관련 자격이 있어야 합니다. 문제 발생 시 대비책으로 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하고요. 생계 해결보다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내 부모님을 돌본 경험으로 수행하는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서비스 품질과 신뢰를 위한 전문 교육 과정이 필수고요.
실제로 동행 서비스를 제공받은 이용자들로부터 “전문가다”, “고마웠다”는 피드백을 받는 수준의 퀄러티를 만들어 동행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병원동행매니저를 교육하려면 교육비가 대략 50만 원 이상 들고, 보수 교육과정은 100만 원 정도 듭니다. 회사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면접을 잘 봐야 합니다.
서울시 복지정책인 병원안심동행 서비스에 제가 자문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가 병원안심동행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고위드유는 일종의 오픈 서비스가 됐습니다. 저희가 좀 더 집중하는 부분은 전문성과 안전성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공공에서 사그라들기도 하고 또 저희만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요. 결국 서비스 품질의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죠. 안전사고라든지 컴플레인이 나오지 않는 기업이 고위드유라는 인식이 유효하니까요. 사회적 경제에서 지속 가능한 활동을 하려면 품질에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Q. 실버산업은 비즈니스모델(BM) 구축이 어렵습니다.
저는 수익을 내는 쪽보다는 가족의 마음으로 동행하는 진정성으로 실제 서비스 설계를 차별화해 구성했습니다. 운영, 서비스 진행, 품질 유지 모두 진정성이 전략이었어요. 예를 들어 장애 유형 15개 중 저희가 서비스 디자인한 유형이 13개에요. 병원 동행의 전문성과 표준을 제시했죠.
‘코로나 백신 접종 동행’을 만들어 시행할 때 아리랑TV에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한국 코로나 극복에 숨은 주역으로요. 당시 코로나에 확진되면 위험하다고 아무도 옆에 가지 않으려 했잖아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며, 저희가 백신과 감염에 대한 이해심을 갖고 동행하는 프로토콜을 만들었어요. 그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시각장애 등 여러 장애에 대한 개별 맞춤 서비스도 구축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인정받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주는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을 2회 연속 받았어요.
병원 동행 서비스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환자분도 그 보호자도 마음이 불편하고 긴장돼 있습니다. 그런 이해관계자를 저희는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저희가 바라는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역할과 진정성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Q. 5년 차 이상 활발하게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 드뭅니다. 고위드유와 같은 회사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한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할 테고요. 누적 이용객 수도 궁금합니다.
누적 이용객 수를 산정하기는 어려워요. 초기에는 지금만큼 시스템이 완전하지 않았고 개인정보이용 동의 이슈도 있었고요. 2022년 이후에 5천 건을 넘었기 때문에 사업 초기부터 산정하면 1만 명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저희 교육에 개인정보보호는 필수 과목이에요. 매번 서비스 개시 전에 이용자 동의를 받고 저희가 현장 동행 시에 추가로 동의받는 절차도 있습니다. 철저히 관리합니다. 예약하는 단계에서 계약자 동의를 받고, 계약자와 서비스 대상자가 다를 수 있기에 본인이 어떤 내용에 동의했는지 정확하게 정리해 전달해 드립니다. 고위드유는 10개 이상의 병원과 협약돼 있습니다. 의료기관에서 저희에게 먼저 의뢰해 협약한 경우가 있을 만큼 신뢰받고 있죠.
Q. 유사한 회사가 많이 나왔지만, '병원 동행 서비스' 하면 고위드유가 떠오릅니다. 이렇게 존재감을 구축하는 데 펼친 전략이 있나요?
특별한 게 없습니다. 진정성이라고 생각해요. 그 진정성이 고객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고, 고객들이 이용 후기로 잘 소개해주셨습니다. 심지어 해외까지 알려주셔서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 자녀들이 한국에 계신 부모님의 병행 동행을 많이 의뢰해주셨어요. 당시 수십 개 국가에서 신청이 들어왔죠. 고위드유로 인해 외국에 있는 보호자들이 한국에 계신 부모님의 병원 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Q. 보람 있던 사례들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사례를 말씀드리기 전에 동행의 의미를 돌아봤어요. 저희가 하는 동행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병이 발생한 시점부터 사망하실 때까지 함께하는 동행이 절반입니다. 그리고 병에서 회복되는 과정에 동행해 드리는 게 절반이고요. 어르신이 농담하며 같이 웃으면서 치료받으실 때 가족이 못 채운 빈자리를 대신 채우는 역할을 합니다. 돌아가신 분의 경우 자녀들이 아버지가 감사했다, 어머니가 동행매니저 때문에 참 즐거워하셨다는 말을 전해주세요. 치료가 막막해 포기하려 한 분들도 병원 오가는 길 동행으로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었다는 감사의 글을 남겨주시고요.
한 남성분은 항암치료를 30번 받아야 하는데 동생이 보호자였어요. 형을 요양병원에 입원시켜 두고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마다 상급병원에 모시고 갈 수 없어 저희가 치료 과정의 30번 중 17번을 동행해 드렸어요. 점차 나아져 걸을 수 있게 됐죠. 그리고 한 어르신은 요양원에 계실 때 코로나를 겪었어요. 집에서 죽게 해달라고 해서 거동이 안 되는 분을 집으로 모시고 갔어요. 계단을 올라가야 했는데 우리 회사의 환자 운반 기계로 가능했어요. 6주간 투석 치료를 받는 데 도움을 드렸는데 7주 차에는 걸어서 계단을 내려오셨죠.
이처럼 치료와 회복에 도움을 드린 사례가 많습니다. 저희에게 동행을 신청한 후 3년 동안 이용한 할머니가 계세요. 임영웅의 노래를 무척 좋아하셨죠. 아들이 뇌암에 걸려 세브란스병원에 모시고 다녔는데 코로나로 앰뷸런스 운행이 어려워졌어요. 병원에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네츠모빌리티뿐이었어요. 그래서 할머니 아들과 함께 세브란스 병원에 저희 차로 가는데 아들 때문에 잠을 못 주무셔서 차에서 4시간 정도 주무시게 해드렸어요. 결국 아들은 중환자실에서 임종했는데, 그 가족이 가장 힘들 순간에 우리가 가족이 되어드린 역할을 했죠.
Q. 치매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65세 인구가 늘어나면서 치매 환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치매는 환자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가족과 사회 전체의 난제입니다. 유병장수 시대에 흔하게 걸리는 병이 됐죠. 우리 회사 서비스 이용자 중 107세인 분도 계세요. 80세 넘어가면서 치매 유병률도 올라가기 때문에 치매는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다는 인식을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치매 환자에게 동행 서비스를 할 때 세심한 디자인을 합니다. 이전부터 치매 환자의 신청 사례가 있었고요.
치매 환자의 병원 동행을 도울 때는 보호자인 가족도 힘든 일이죠. 서비스 디자인을 하면서 중증도에 따라 2명의 매니저가 동행하기도 합니다. 보호자와 반드시 함께 가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독박돌봄의 경우 피로도가 높아서 조금만 서운해도 문제가 생겨요. 의료와 돌봄, 보호자의 심리까지 모든 부분에서 학습하고 신경 써야 하죠. 그래서 치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숙지하면서 노하우를 쌓고 있어요.
Q. 고위드유와 대표님의 비전을 말씀해 주신다면?
저는 고위드유를 통해 약자가 행복한 세상이 되길 꿈꿉니다. 그 목표를 위해 계속 약자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약자 기술은 시장이 작고 기술 수준은 높아야 하고 이용 고객은 한정적이어서 투입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 때문에 사회적 관심이 더 많이 필요하죠. 결국 약자 기술, 약자 서비스는 행복한 기술, 행복한 서비스로 이어지거든요. 저희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려고 계속 노력하는 회사가 되고자 합니다. 대표 혼자의 의지로는 불가능하고 우리 직원들이 같은 꿈을 꿔주고 동행매니저들도 그런 마인드로 함께하고요. 우리 회사와 같은 꿈을 꾸는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필요합니다. 고위드유 서비스를 누군가 모방하더라도 약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병원에 다녀오는 방법이 많아져서 사회 안전망이 탄탄하게 조성되는 데 쓰임 받기를 바랍니다.
Q. 디멘시아뉴스에 당부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더 나은 치매 돌봄 환경을 위해 꼭 필요한 바른 정보를 제공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몹시 힘든 삶의 시간에 놓인 치매 가족들이 병증을 이겨내는 데 필요한 길라잡이가 돼 주시길 응원하겠습니다. 특히 헌신적으로 치매를 돌보는 보호자를 존경합니다. 그분들에게 힘이 되는 언론이길 기대하며, 우리 사회가 시민들의 생애 전 주기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데 일조하는 채널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