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 환자로부터 알츠하이머치매에 걸릴 위험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굴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신경과 정석종·전민영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용 교수, 이태인 학생 연구팀이 파킨슨병 진단 검사로 초기 알츠하이머치매 전환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를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돼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파킨슨병은 흔히 치매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환자의 치매 전환을 조기 감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특정 영역의 위축과 대사 및 관류 저하가 인지 저하와 관련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지금까지 파킨슨병 환자 뇌의 어떠한 관류 패턴이 치매 전환과 관련이 있는지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의 ‘도파민 운반체 양전자단층촬영(FP-CIT PET)’에서 나타나는 뇌 관류 패턴이 알츠하이머치매 전환을 조기 예측하는 신경 영상 바이오마커로 잠재력이 있을지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2015~2017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새롭게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환자 187명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해 5년 내 치매 전환 여부에 따라 고위험군(47명)과 저위험군(140명)으로 나눴다.
연구에는 FP-CIT PET을 시간 경과에 따라 이중 단계(Dual-phase)로 촬영한 영상을 활용했다. 이 중 조기 단계(Early-phase) 영상을 정량 분석해 파킨슨병 환자의 뇌 관류 패턴을 통해 초기 치매 전환을 예측할 수 있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 고위험군은 저위험군보다 하부 내측 측두엽, 후측 띠이랑, 뇌섬엽 등 알츠하이머병에서 흔하게 관류가 떨어지는 부위에서 저관류 패턴을 보였다. 또 우측 내후각피질, 좌측 편도체, 좌측 띠이랑잘록에서의 관류 패턴을 기반으로 한 선형 판별 분석 예측 모델은 치매 초기 전환을 뛰어나게 예측했다.
연구팀은 “FP-CIT PET의 조기 단계 영상에서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기 쉬운 부위의 저관류가 파킨슨병 환자의 치매 초기 전환을 예측하는 데도 유용한 바이오마커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정석종 교수는 “FP-CIT PET은 파킨슨병 진단에 필수적인 검사로, 한 번의 검사로도 뇌 관류 양상 파악과 초기 치매 전환 예측에 활용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바이오마커는 향후 치매 고위험군을 선별해 인지기능 관리 전략을 세우고 인지 중재 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핵의학(Clinical Nuclear Medicine)’ 6월호에 <Hypoperfusion in Alzheimer’s Disease–Prone Regions and Dementia Conversion in Parkinson’s Disease>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Primary Source
Chun MY, Lee T, Kim SH, Lee HS, Kim YJ, Lee PH, Sohn YH, Jeong Y, Chung SJ. Hypoperfusion in Alzheimer's Disease-Prone Regions and Dementia Conversion in Parkinson's Disease. Clin Nucl Med. 2024 Jun 1;49(6):521-528. doi: 10.1097/RLU.0000000000005211. Epub 2024 Apr 8. PMID: 38584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