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 한계 넘어선 기술 곧 나와..."환자와 가족에게 희망 줄 것"
127개, 14년, 3,600억 달러
미국 알츠하이머협회(AA)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파이프라인은 총 127개다. 또 개발부터 임상 3상 시험을 거쳐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최종 승인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은 14년에 달한다. 미국에서 올해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른 질병에 따른 치매 환자 관리에 드는 비용은 무려 3,600억 달러(한화 약 496조 2,600억 원) 규모다. 가족 돌봄 등의 비공식 간병 비용은 제외한 금액이다.
우리나라로 눈을 돌려보자. 올해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1,000만 명을 넘길 것이 확실하며, 치매 환자 수는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독거노인도 200만 명에 육박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사적 간병비는 총 10조 원으로 추산되지만, 일부 전문가는 이를 훌쩍 넘어 15조 원 이상까지도 내다본다. 문제는 고령화 속도다. 2030년에는 국민 4명 중 1명꼴로 65세 이상 노인이고, 치매 유병률이 40%에 가까운 85세 이상도 15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초고령화와 치매는 보폭을 넓히며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오고 있다. 어떻게든 극복하지 못하면 한 국가의 사회·경제적 자원을 모조리 집어삼킬 것이다. 그 최전선에, 이 무시무시한 숫자의 숲을 헤치며 글로벌 치매 정복에 나선 K-바이오텍 수장들이 있다. <디멘시아뉴스>가 그들을 찾아 희망을 만나본다. [편집자주]
아임뉴런(IMNEWRUN) 본사가 있는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내 N센터 5층. 복도 한쪽 벽면에는 ‘NEW RUN, NEW VENTURE’라는 슬로건과 함께 기업문화를 보여주는 7가지 키워드가 적혀 있다. 계속 새로운 시도와 모험을 하겠다는 의지다.
2015년, 20년간의 미국 생활을 뒤로하고 유한양행에 입사해 4년간 사업개발을 총괄하며 글로벌 기술 이전을 선봉에서 주도해 나가던 아임뉴런 대표 김한주 박사는 모든 임무를 완수하고 누구도 예상치 못하던 시점에 퇴사했다. 벤처 정신을 앞세워 새로이 신발 끈을 묶은 김 대표는 공동 창업자들과 치매 정복의 꿈을 향해 활시위를 힘껏 당겼다. 김 대표가 겨냥한 좁은 과녁은 의료계의 오랜 난제인 치매. 뇌질환 중 미개척 불모지나 다름이 없다.
김 대표를 만나 아무도 가지 못한 치매 정복의 정상을 향해 새 길을 내며 달리는 아임뉴런의 창업 과정과 앞으로의 포부를 물었다. (상편에 이어서)
Q. 글로벌을 겨냥하고 있을 텐데, 경쟁사들도 세계적인 기업들이죠?
대표적인 경쟁사로는 로슈와 디날리 테라퓨틱스가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트렌스페린 수용체(Tranferrin Receptor, TfR)를 매개로 한 BBB 투과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각각 브레인셔틀(Brain Shuttle) 및 ATV이라고 부릅니다. 가장 앞선 기술은 브레인셔틀이에요. 지난해 항아밀로이드 항체인 간테네루맙에 브레인셔틀을 적용한 트론티네맙의 초기 임상을 통해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반응(ARIA, 아리아)’ 없이 불과 3개월 만에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한 고무적인 데이터를 보여줬습니다.
뇌 조직에 촘촘히 분포하고 있는 TfR를 활용한 항체 전달의 첫 임상 개념 입증입니다. 따라서 향후 업계에서 TfR을 활용한 BBB 투과 기술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죠. 하지만 극소량만으로도 플라크를 제거할 수 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다른 질환 표적은 그보다 훨씬 많은 양의 항체가 뇌 안으로 투과되어야 합니다. 브레인셔틀과 ATV를 포함해 제가 아는 경쟁 기술들은 일단 BBB 투과율이 매우 낮습니다.
또 뇌혈관 외 TfR에도 결합하기 때문에 급격한 혈중 약물농도 감소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미성숙한 적혈구(망상적혈구)에 과발현된 TfR과도 결합해 망상적혈구 감소 및 빈혈이 일어나는 문제점도 있어요. IGF1R, CD98hc 등 다른 BBB 타깃도 장단점이 있지만 낮은 뇌 투과율과 혈중 약물농도 감소 문제는 TfR 사례와 같이 동일합니다.
Q. 아임뉴런 플랫폼 기술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차세대 BBB 투과 항체 플랫폼 기술인 트랜스맙(TRANSMAB)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뚫고 투과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켰어요. 해외 경쟁사보다도 BBB 투과율이 월등히 높아요. 보통 BBB 플랫폼은 대조 항체와 비교해 최대 10배 정도 들어가요. 대조 항체의 BBB 투과율은 0.01% 정도로 거의 들어가지도 않는데 10배라는 수치가 큰 의미는 없죠. 경쟁사는 혈중농도 대비 뇌 투과율이 1~3%인데 비해, 트랜스맙은 50%가 넘습니다. 혈중 약물 감소도 전혀 없이 말이죠. 전례 없는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철은 단백질인 트렌스페린과 결합거든요. 트랜스페린이 철과 붙어서 TfR을 통해 전달하죠. 뇌에만 TfR이 있는게 아니라 모든 장기에서 발현하고 있어요. 이런 이유로 항체를 정맥주사로 투여하면 뇌혈관에만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TfR을 발현하는 모든 조직에 결합하게 됩니다. 따라서 혈중 약물농도도 급격히 감소할 뿐만 아니라, TfR 관련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임뉴런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TfR가 인간을 포함해 다양한 종에서 뇌혈관에서만 조밀하게 군집화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예를 들어 망상적혈구에서는 같은 양의 TfR을 발현하더라고 군집이 조밀하지 않아요. 즉 수용체와 수용체 간의 거리가 훨씬 넓은 거죠. 이를 활용하면 이른바 ‘초선택적 결합’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항체에 매우 약한 상태로 TfR에 결합하는 펩타이드(작은 단백질)를 여러 개 결합한다고 해보죠. 상대적으로 수용체 간의 거리가 가까워 밀도가 높은 조직에서는 결합하는 반면, 수용체 간의 거리가 넓어 밀도가 낮은 조직에서는 전혀 결합하지 않는 것을 구현할 수 있어요.
우리 연구진은 다양한 항체와의 최적의 궁합을 만들 수 있는 펩타이드를 생성형(Generative) AI를 포함한 단백질 디자인 기법(드노보 디자인, de novo design)을 적용해 만든 뒤, 이를 초저온 현미경으로 TfR와의 결합 구조를 분석하고 다양한 결합력을 가진 펩타이드 라이브러리를 제작해 동물실험으로 다시 검증하는 식의 연속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 모든 절차를 수직 통합시켜서 빠른 속도로 실행하는 것이 플랫폼 기술 개발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이렇게 빠른 속도의 연구가 가능한 이유는?
산학 융합 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인프라도 있고 인력도 있고. 우리가 박사 과정 학생들을 선별하여 펠로우십 프로그램도 진행해요. 지금까지 총 9명이 회사에서 전액 지원을 받아 펠로우를 했습니다. 제가 박사 과정 때 와이어스에서 경험한 펠로우 제도를 벤치마킹해서 내재화한 것이지요. 펠로우들은 회사 업무가 아닌 본인의 졸업 논문 토픽이 우리가 하는 것과 유사성이 높아야합니다. 그래야 윈-윈이 되는 것이지요.
학위를 받은 친구 중 다수가 회사 직원으로 왔어요. 학위 후 과정으로 윌리엄 디그라도(William DeGrado) UCSF 교수님 포스닥으로 가서 회사도 일정 부분 도움을 받으며 지원도 해주고 있고요. 이런 수직 통합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독창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들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일단 구심축이 작동하면 그 이점이 매우 많답니다.
Q. 플랫폼 회사의 장점은 뭘까요?
플랫폼 기술 개발은 상대적으로 훨씬 많은 자본과 인프라, 인력 및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일단 개발에 성공하면 빠르게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양한 회사와 플랫폼을 활용한 딜을 하면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노하우가 내부에 쌓이게 되죠.
이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회사의 가치에 반영돼 진정한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세우게 됩니다. 글로벌 회사 중 다수는 이런 종류의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이를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들입니다. 모더나도 그런 플랫폼 기술을 가진 회사였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종류의 회사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적 방법론은 근본적으로 혁명적입니다. 누적이 아닌 한 번에 도약하는 식이지요. ‘Disruptive’는 문자 그대로 ‘파괴적’이란 의미입니다. 새 학설이 기존의 학설을 대체하는 것이죠. 트랜스맙은 파괴적 기술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 줬습니다. 우리는 업계에 새로운 표준을 세울 것이고, 혁신을 주도해 갈 것입니다.
Q. 해외에서 투자받을 계획은요?
해외 쪽도 우리에게 관심을 둔 회사들이 몇 곳 있어요. 많은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글로벌 최고 수준의 회사입니다.
이번에 세계적인 액셀러레이터인 엔들리스 프런티어 랩(Endless Frontier Lab, EFL)이라고 뉴욕에서 하는 9개월짜리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1,400개 회사 중 라이프 사이언스 분야 25개사를 선정했어요. 전 세계에서 25개요. 우리가 이중 유일한 한국 회사였죠. 두 달에 한 번씩 피칭하면서 서바이벌하는 방식인데 지난 5월 졸업에 성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회사와 전문가, 기업가, 투자사들을 만났어요. 최근에는 업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저명 학회에도 초청받아 신약과제 발표도 하고 BBB 기술 관련 워크숍도 이끌었죠. 특히 작년에는 아임뉴런이 AD/PD(알츠하이머병 및 파킨슨병 관련 국제 학술대회) 메인 세션 포함, 총 3건의 구두 발표를 했어요. 한국 회사가 메이저 학회에서 3건의 구두 발표를 한 건 처음일 거예요.
Q.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뇌질환 분야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어요. 레카네맙이나 도나네맙 같은 아밀로이드 베타(Aβ) 표적 단일 클론 항체 치료제도 나왔고요. 앞으로 뇌질환 분야는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굉장히 유망하게 봐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이 분야로 더 많은 자본과 인재가 유입될 것입니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지난 30년간의 기초, 중개연구 및 임상 데이터가 쌓이면서 항아밀로이드 항체 투여 시 일어나는 아리아의 기전이 밝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항체를 정맥 투여를 하게 되면 BBB를 투과하지는 못합니다. 대신 뇌척수액(CSF)을 만드는 맥락총(Chroid plexus)을 통해 약 0.2% 정도가 들어갑니다. 이곳을 흔히 뇌척수액혈관장벽(Blood-CSF Barrier)이라고 부르는데, BBB보다는 훨씬 느슨하고, 장벽을 통해 면역세포들도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상태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동맥혈관에 침착돼요. 우리는 이것을 뇌 아밀로이드 혈관병증(CAA)이라고 부르는데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어느 정도 CAA를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플라크 주변에는 대식세포(perivascular macrophage)도 함께 발견됩니다. 항아밀로이드 항체가 뇌로 들어간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질환 타깃이 있는 뇌실질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뇌척수액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여기서 항체가 동맥에 침착된 플라크와 결합해 뇌동맥 및 주변에 있는 혈관 파괴를 일으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혈장이 뇌실질로 들어오고 극소량의 항체도 함께 들어올 수 있는 것이지요. 결국 아리아는 BBB 투과를 하지 못하는 모든 항아밀로이드 항체 클래스에서는 피해 갈 수 없는 온타깃(on-target) 이상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진행된 FDA 도나네맙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발표했던 하버드 의과대학 신경과 레이사 스펄링(Reisa Sperling) 교수가 한 말을 주목해야 합니다.
“ARIA, I believe is an on-target adverse event. Meaning it is in the mechanism of action of amyloid removal moving it from plaque into the perivascular space and out of the vascular, this is part, unfortunately, of what I think is the mechanism at least one of the ways we can remove amyloid.“ (아리아는 타깃과 관련된 부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아밀로이드 제거의 작용 기전에 속하며, 아밀로이드를 플라크에서 혈관 주위 공간으로 이동시키고 혈관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입니다. 이는 불행히도 우리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방법 하나라고 생각하는 메커니즘입니다)
최근 로슈에서 실패했던 항아밀로이드 항체인 간테네루맙에 자사 BBB 투과 플랫폼인 브레인셔틀을 적용한 트론티네맙의 초기 임상 결과 약 15배 이하 용량에서 아리아가 거의 없이 3개월 내 플라크를 완전히 제거한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간테네루맙은 2년이 걸려도 완전 제거가 안 되었는데 말이지요. 이것은 결국 모세혈관을 통해 항체를 전달하면 완전히 다른 임상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입니다. 다만 문제는 플라크는 극소량만으로도 제거가 가능한 타깃이라면, 다른 타깃은 그보다 훨씬 높은 용량이 필요하고, 이런 것은 기존의 BBB 플랫폼에선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향후 모든 뇌질환 항체프로그램에는 BBB 투과 기술이 적용될 것입니다. 이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변화하는 시장의 니즈에 맞춰 트랜스맙의 높은 뇌 전달률과 혈중 약물 농도의 장점을 내세워 경쟁사들과 차별화는 물론 업계의 선도 기술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입니다.
Q. 일각에서는 이 항체 치료제들이 임상적으로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요.
현재 항아밀로이드 항체는 기전상 완벽하게 플라크를 제거할 수 없습니다. 임상적 의미를 가지는 최소한의 차이, 즉 MCID(Minimal Clinically Important Difference) 측면에서는 여전히 효과의 찬반이 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이 분야에서 학계 및 업계의 이해도가 계속 바뀌고 있어요. 저는 올해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생각해요. 트렌스페린 수용체를 활용한 BBB 셔틀 전략이 표준으로 자리를 잡을 거란 확신이 있어요. 기존 방식은 부작용도 발생할 뿐만 아니라 1년이 지나도 완벽히 제거가 안 될 수 있단 말이죠. 그러면 제거될 때까지 계속 맞아야 하는 거예요. 더 큰 문제는 제거가 되더라도 질병이 계속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이후에 환자는 치료 옵션이 없는 상태입니다.
로슈의 트론티네맙이 그렇듯이 BBB 투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차세대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는 완전히 다른 임상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뇌면역 시스템 불균형을 회복시켜 플라크를 제거하는 등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최근 치매복사업단과제로 선정된 아임뉴런이 개발 중인 트랜스맙을 적용시킨 항PD-L1항체가 그 예입니다. 뇌질환 치료법이 빠르게 바뀌고 있고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더 희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Q. 현재 항체 치료제보다 더 효과적인 치료제가 나올 수 있다는 말씀이죠?
물론 레카네맙이나 도나네맙이 치료제로서 길을 열었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는 혈중 약물 농도 감소 없이 모세혈관을 통해 고용량의 항체를 전달하고, 질환 타깃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차세대 개념의 항아밀로이드, 타우 등의 항체신약이 개발될 겁니다. 이렇게 되면 훨씬 더 넓은 뇌 영역 전반에 더 깊숙하게 응고된 단백질들을 제거할 수 있고, 이는 임상적으로 완전히 다른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른 패러다임으로도 접근할 수 있어요. 저는 알츠하이머병을 대사성 질환 중 하나로 보고 있어요. 알츠하이머의 발병은 포도당 처리능력과 인슐린 분비는 상당한 밀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3형 당뇨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결국 알츠하이머병은 뇌세포가 굶주리다가 서서히 죽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잘못된 우리의 식습관 및 운동 부족이 그 저변에 있다고 봅니다. 전신에 만성 염증 환경이 조성되고, 서서히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 것이지요. 다만 우리 뇌가 물리적 장벽인 BBB로 보호받고 있고, 매우 정교하게 뇌세포 대사에 필요한 다양한 물질과 에너지를 공급받기에 시간 차가 날 수 있습니다. 일종의 임계점에 도달하면 뇌의 면역 시스템도 만성적 불균형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아임뉴런에서는 성상교세포, 미세아교세포 및 신경세포간의 불균형을 회복시켜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 중입니다. 멀티 모달 접근법으로 뇌 면역관문체계인 PD-1, PD-L1을 조절해 여러 세포 간 상호작용을 재구조화하는 치료 방식이에요. 현재 아임뉴런이 개발 중인 INR301은 반응성 성상교세포 바이오마커인 GFAP을 감소시키고,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도 함께 떨어뜨립니다. 이 과제는 올해 국가치매극복사업단 과제로 선정되어 서민아 교수 및 UCSF 콘델로 교수 연구팀과 기전 및 전임상 연구까지 진행해 갈 예정입니다. 회사는 계속해서 개념 입증 임상까지 마칠 계획입니다.
Q. 아임뉴런의 비전은요?
21세기 대한민국에선 아임뉴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다수의 혁신 기업들은 패스트 팔로워로 1등을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틀을 만들어 선구자적인 길을 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칠 때 기업문화도 바뀌고 역동성 있는 선진경제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임뉴런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뉴 런 뉴 벤처’의 새로운 개념 설계를 하고 전 세계에서 우리가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회사로 자리를 잡아 환자를 위하고 더 나아가 국부 창출하겠다는 비전이 있어요. 이 비전을 실행시킬 준비도 차근차근 되고 있습니다.
아임뉴런의 산학 융합 시스템은 엄청난 이점을 보유하고 있어요. 우리는 생성바이오(Generative Biology) 분야에서 모든 글로벌 역량과 인프라의 이점을 가지고 있고, 이를 BBB라는 임팩트 있는 분야에 적용해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주목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만들고 계속해서 우리의 역량을 집중해 제2, 제3의 트랜스맙 같은 플랫폼 기술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지금 아임뉴런이 가진 어마어마한 에코 시스템은 성과를 하나둘씩 낼 때마다 가치가 드러날 거예요. 일반 재무제표에는 담길 수 없는 엄청난 시너지가 나올 겁니다.
Q. 치매로 어려움을 겪는 <디멘시아뉴스> 독자에게 한 말씀.
치매는 인간 존엄에 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5년만 진행을 늦춰준다고 해도 환자와 그 가족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인구구조의 거대한 변화 속에 고령화는 그 자체로 글로벌 경제에 재난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치매 신약 개발은 인류 보편적 가치이자 미션의 성격을 담고 있습니다.
아임뉴런의 핵심 가치는 처음부터 끝까지 환자 중심입니다. 물론 치매 환자에게 지금 당장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만, 미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어떻게든 기초 과학부터 치료제까지 이 문제를 풀려고 모든 가용한 자원을 다 투입하고 있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신약 개발을 통해 환자와 가족, 그리고 관련 종사자분들 모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