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의 발견, 그리고 연구의 시작 [1]
알츠하이머병의 발견, 그리고 연구의 시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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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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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학교 의과대학 문민호 교수 알츠하이머병 연구실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환자와의 만남과 위대한 관찰의 시작!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이 세상 밖으로 보고된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110여 년 전 신경병리학적인 발견과 주장이 발표되었습니다. 1901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는 그의 환자인 아우구스테 데터(Auguste Deter)와 만났습니다. 그녀는 인지장애 뿐만 아니라 조증과 불면증 등의 증상으로 입원하였습니다. 상태가 매우 심각했던 그녀는 5년 뒤인 1906년에 사망하였고, 알츠하이머 박사는 그녀를 부검하여 뇌조직의 병리학적 변화를 관찰하여 학계에 최초로 발표했습니다. 1년 뒤 1907년, 그녀의 대뇌피질에서 현재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로 알려진 “Miliary foci”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렇게 세상에 발표된 알츠하이머병은 1910년 독일의 정신의학자 에밀 크레펠린(Emil Kraepelin)이 최초 보고자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박사의 이름을 따서 1910년에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으로 명명하였습니다.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꺼졌던 불씨, 그 불씨를 되살리다!

1963년에 과학자 로버트 테리(Robert Terry)와 미카엘 키드(Michael Kidd)는 신경병리학적 손상을 관찰하기 위한 전자현미경적 검사를 통해 지난 50년 동안 줄어들었던 사람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습니다. 1968년에 정신과 의사인 마틴 로스 경(Sir Martin Roth)은 50여 년 전 알츠하이머 박사와 정신과 의사 오스카 피셔(Oskar Fischer)의 진단과 일치하게 일반적인 노인성 치매의 인지기능 저하와 병리학을 동일시하여, 알츠하이머병을 희귀한 초로기 치매(Presenile dementia)로 간주하였습니다. 하지만 1970년 알츠하이머병의 지속적이고 진행성을 띄는 기억상실은 일반적인 노화에 의한 가벼운 기억상실과는 다르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본격적인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의 알츠하이머병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다!

본격적인 알츠하이머병 연구를 위해 1974년 국립 노화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ging)가 설립되었고, 알츠하이머병 연구 자금 지원 또한 강화되었습니다. 1975년에는 초기 뇌 영상을 이용하여 알츠하이머병에서의 뇌 위축과 관류 감소를 관찰하였으며 이후 많은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러한 학술적인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알츠하이머 운동가인 로버트 카츠만(Robert Katzman)은 알츠하이머병이 노화에 의한 흔한 질병이라는 인식을 대중에게 알렸습니다. 또한, 1975년에는 정신 상태를 가려내기 위하여 간이 정신 상태 검사(Mini-mental State Exam; MMSE)도 개발되었습니다. 1976년에는 최초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콜린 가설(중추신경계에서의 주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의 결핍에 의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인지 장애가 발생하였다는 주장)이 등장하였습니다. 이 가설을 통하여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기전적 연구와 치료 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되었으며, 앞선 연구들과 관심에 힘입어 알츠하이머 협회가 1979년 설립되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진단의 명확한기준을 세우다!

1980년에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에서 알츠하이머병과 같이 해마가 위축되고, 뇌 대사가 저하된 것에 대해 처음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예측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2년 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이 선천적 면역계의 손상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나왔습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돌보기 위해 1984년 미국 연방기금으로 고령화 장애인 자원 협회(Aging and Disabilities Resource Consortia: ADRC)가 미국 각지에 세워졌습니다. 이 기관들은 지금까지도 노약자 및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국립 신경 소통 장애 뇌졸중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Neurological and Communicative Disorders and Stroke; NINCDS)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장애 연합(Alzheimer's Disease and Related Disorders Association; ADRDA)에서 알츠하이머병 의 진단을 위한 “가능한(Possible)”, “있음직한(Probable)”, “명확한(Definite)”에 대한 기준을 정했습니다. 이로써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에 명확한 기준이 생긴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1984년에는 조지 글래너(George Glenner)와 다양한 신경 전문가들이 사람 뇌로부터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Aβ peptide)를 분리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이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는 현재까지도 알츠하이머병의 주요한 발병기전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또한, 뇌 내 부위 중 내후각피질(Entorhinal cortex)이 신경 손실이 일어나는 중요한 위치라는 것도 보고되었습니다. 이에 많은 연구자들은 이 복잡한 알츠하이머병을 정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1985년과 1986년에 알츠하이머병 뇌에서 조직학적으로 관측된 덩어리(Tangle)의 주요 구성 요소가 타우(Tau) 단백질이며, 알츠하이머병 뇌에서는 이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인산화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동시에 1986년에 알츠하이머병 등록 연합회(The Consortium to Establish a Registry for Alzheimer's Disease; CERAD)가 진단 절차의 표준화를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문민호 교수 약력

경희대학교 이과대학 생물학과 / 이학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신경생물학교실 / 의학석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 이학박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 박사 후 연구원&연구교수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McLean 병원 / 박사 후 연구원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 전임강사
(현)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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