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한(醫-韓) 협진 치매진료 모델 구축 목표…각자 영역은 존중”
“의한(醫-韓) 협진 치매진료 모델 구축 목표…각자 영역은 존중”
  • 조재민 기자
  • 승인 2018.05.25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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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일산병원 융합 뇌건강 클리닉 <좌측부터 신경과 김광기, 한방신경정신과 구병수 교수 >

[인터뷰] 동국대일산병원 양한방 융합 뇌건강 클리닉 신경과 김광기-한방신경정신과 구병수 교수

“의한(-)협진이 현재는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며 우선적으로 각자 영역을 존중하며 함께 진료에 임하고 있습니다.”

현재 치매국가책임제 등으로 시작된 각종 치매 진단 및 치료와 관련해 의한 간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협진을 시행하고 있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동국대일산병원의 양한방 융합 뇌건강 클리닉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디멘시아뉴스가 25일 동국대일산병원에서 양한방 융합 뇌건강 클리닉을 담당하고 있는 신경과 김광기 교수와 한방신경정신과 구병수 교수는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뇌건강 클리닉은 의·한 전문의가 동시에 한 진료실에서 함께 진료를 진행하며 각자 영역에서 이뤄지는 검사를 진행하고 최적의 치료 방침을 결정한 후 치료 과정 및 경과를 공유한다.

의한 간 협진은 현재 의료계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두 교수는 어떻게 함께 진료를 시작하게 됐을까?

그 배경은 동국대병원만의 독특한 분위기에서 기인했다는 게 두 교수의 설명이다. 한의대와 의대를 함께 보유한 이유로 다른 병원에 비해 거부감이 크지 않았다는 것.

더불어 두 교수는 오랜 시간함께 교류를 나눴던 사이로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됐기 때문에 의한 협진이 가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두 교수가 운영하는 융합 뇌건강 클리닉은 각자의 진료시간 이외 시간, 즉 진료 이외 개인 시간을 할애해 함께 협진 진행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클리닉을 운영함에 있어 역시 가장 큰 원칙은 서로를 인정하고 각자의 분야에 최선의 진료를 진행하고, 향후 치매 조기진단을 통한 치매예방에 집중하고 현재는 의한 간의 협진 모델을 우직하게 만들어 내는 게 목표라고 두 교수는 함께 설명했다.

서로의 교육과정 차이에서 오는 부분을 이해하고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의 진료를 하고 발전을 이끌어 낸다는 게 뇌건강 클리닉의 현재 모토다.

두 교수는 한 진료실에서 함께 환자를 진료하고 치매 환자뿐 아니라 환자 가족의 심리 상담과 연계할 수 있는 세심한 부분까지 현재 신경쓰고 있다. 기본적으로 예약제를 원칙으로 환자당 30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서로 개인 시간을 할애해 일주일에 반나절 정도 클리닉을 운영하며 많은 진료시간을 배정한 탓에 한 달 평균 10명 가량의 환자밖에 진료할 수 없지만 분명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두 교수는 입을 모았다.

신경과 김광기 교수눈치 보이는 건 사실 그래도 존중 한다

Q.현재 의료계 분위기로는 의한 협진이 싶지 않았으리라고 본다. 가능했던 이유는?

구병수 교수님과 신뢰가 가장 최우선 사항이었습니다. 저희는 서로의 영역에 대해서 침범 없이 각자 영역을 최대한 존중하고 있습니다. 각자 영역에서 빠지는 부분 없이 최선을 진료를 최우선적으로 합니다. 의한 협진이라고 해서 당장 거대한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향후 함께 할 수 있는 모델을 꾸준히 구축해 나갔으면 합니다.

Q.현재 치매정책에 대한 평가와 향후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현재 정부에서 진행 중인 치매 정책은 전반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특히 치매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부분이 긍정적으로 봅니다. 하지만 현재 병원에서 약물적 치료 이외에 효율적으로 비약물적 치료를 시행하기는 제도적 지원이 부족합니다. 향후 병원에서 다양한 비약물적 치료를 시도할 수 있도록 국가재원이 필요한 곳에 투입돼야 한다고 봅니다.

Q.치매진료에 대한 지론이 있으시다면?

요즘 환자에게 자주 물어보는 질문이 요즘 행복하냐는 질문입니다. 저는 굉장히 행복하기 때문에 제가 행복하면 환자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국대병원은 불교를 기반으로 설립된 병원입니다. 불교에서 인연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환자들과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늘 최선을 다해 환자를 진료합니다.

한방신경정신과 구병수 교수한의학의 과학화에 최선 다할 것

Q.의한 협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한의학이 비약물적 요법에서 과학적 근거를 정립치 못한 것은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협진을 진행함과 동시에 한의학 기반 약물이 치매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별도의 동물 실험을 진행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치료법 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무래도 서로를 인정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한의학 부분에서 국가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치매에 대한 과학적인 부분을 증명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연구가 지원돼야 한다고 봅니다. 치매 약 부분에서도 한의학 자체적인 약이 필요하다고 것이죠. 한약은 고가의 약이 다수있어 환자들에게 효과성과 가격 비용을 함께 만족시켜줄 치매관련 한약이 필요합니다. 학문적 배경은 다르지만 각자의 장점이 있어 힘을 합친다면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으리라 봅니다.

Q.치매진료에 대한 지론이 있으시다면?

치매는 정말로 어려운 질환입니다. 치료법 부터 관리까지 쉬운 부분이 없습니다. 환자는 물론 가족도 함께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 접근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치매는 정복의 대상입니다. 이를 정복해 환자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디멘시아뉴스 조재민 기자(jjm5352@dementi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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