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 지연하거나 포기 말고 무조건 빨리 시작해라”
“치매 치료 지연하거나 포기 말고 무조건 빨리 시작해라”
  • 조재민 기자
  • 승인 2019.06.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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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

수년째 치매 치료제 개발에 실패하면서 치매는 불치의 병이라는 인식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게 최근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예방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질병 특성상 조기 발견이 쉽지 않고, 진단 후 갖는 마음의 짐까지 생기면서 치료를 지연시키거나, 포기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는 최근 디멘시아뉴스와 만나 치매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거나 지연시키지 않고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느낄 때 병원을 빨리 찾아야 한다는 것인데,  정밀한 진단을 가능케 하는 진단도구가 발전해 발빠른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 현장 이외에도 마포구 치매안심센터장과 다양한 대외 및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를 만나 치료의 미래와 치매 정책 등 최신 치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기억력이 다소 떨어진다고 느낄 때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도록 강조한다. 이유는?

치매 환자분들은 빨리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가 공식적으로는 아직 개선될 수 있다는 학문적 근거는 공식적으로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먼저 말하겠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 경도인지장애군에게 도네페질과 비타민E, 그리고 플라시보 컨트롤을 활용한 연구에서 일부 효과를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당시 연구가 전체적으론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30% 환자가 인지저하가 별로 없는 환자를 대상에 넣어 실패로 결론 났고, 이를 제거하면 효과가 일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야기다.

즉, 기억장애가 심한 환자에게 도네페질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가 세부분석에서 APOE e4 유전자와 아밀로이드 PET을 통해 개선 효과가 확인돼, 치료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 본다.

경도인지장애 위험인자를 갖고 있으면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통해 약을 쓴다. 초기 진단을 받으면 적절히 쓸 수 있다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정립된 근거는 없지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검사 잠복기 (window period)라고 본다. 포기하면 이마저 시도할 수 없다.

충분히 약을 쓰고 경도인지장애가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치매가 아닌 분들과 우울증, 스트레스 등을 치매증상으로 오인하는 분들도 있다. 감별해서 치료를 받도록 유도해야 한다. 치매 치료가 어렵지만 전문의로써 안고 가야하는 당연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 환자 보호자도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함께 강조하고 싶다. 약만 쓴다고 좋아지진 않는다. 전인적인 치료를 돕고 사회에서 인지치료를 하거나 훈련 등이 필요하다. 치매는 보호자만 돌보는 게 아니라 사회 전체가 개념으로 접근이 중요하다.

Q. 치매 치료제 개발이 연이어 실패하고 있다. 향후 전망은?

먼저 말하고 싶은 점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무용론은 아직 적절치 않다는 점이다. 앞서 연구들은 아밀로이드에 상당 부분 생긴 상태에서 경과를 변화시키는 부분에 중점에 둔 약들이 실패했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연구의 디자인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정말 효과가 없었는가를 따지는 부분은 차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아밀로이드를 제거했지만, 좋아지지 않아 연구가 대부분 실패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밀로이드 실험은 2년 이상 유지하기 힘든 현실로  3~4년 후에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최소 4~5년은 필요하며, 통계학적으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연구결과 추적을 길게 가야한다. 

현재는 안타깝지만 대상을 앞당긴 경도인지장애 타겟도 연이은 실패로 고전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가 실패한다면 치료시기를 더욱 앞으로 가야한다. 현재 복지부 연구과제로 주관적 인지저하 환자들을 관찰하며, 어떤 요인들로 증상이 빨라지는지 등을 관찰하고 있다. 

주관적 인지저하의 자연 경과를 밝히고, 알츠하이머병 고위험자를 선별해낼 수 있는 초기 위험인자를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매에 대한 연구진행은 절대 멈출 수 없다. 치매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Q. 치매국가책임제가 시행 2주년이 임박했다. 개인적인 평가는?

전체적인 부분에서는 치매환자에는 많은 도움이 됐다. 다양한 계층의 관심이 생겼고, 환자들도 정책으로 많이 알게 됐다. 치매국가책임제 단어가 매스컴을 통해서 반복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지만 세부적으로는 우려되는 부분은 여전히 있다.

먼저 처음 정책이 진행되면서 너무 많은 부분을 한 번에 진행하려 했다. 이 때문에 여전히 치매안심센터는 전문성과 인력 문제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본다.

특히 큰 문제는 현재 지방 치매안심센터를 보면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환자 숫자가 너무 많게 보고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정산을 해보면 확실해 지겠지만 의료자원을 낭비하게 될 가능성도 커지는 셈이다. 

진단에 대한 신뢰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센터들이 역할이 실적위주로 흘러가고 있어 정작 검사가 필요한 취약계층이나 독거노인 등을 찾아가는 서비스를 늘려야 한다. 이후 인지능력을 올리는 인지트레이닝과 자원연계와 사례관리 등에 주로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이외에도 연고지가 없거나 공격성 등 이상행동증상을 보이는 치매환자가 입원할 곳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사업 초기 제시됐던 치매안심병원이나 치매전문병동 등 인프라가 너무 부족하다. 인프라가 부족할 경우 가정이 무너지는 극단적인 상황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Q)그렇다면 치매관리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가?

현재는 진단에만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다. 정책은 치료 후 장기요양시설을 연계하고 보험을 통한 케어 등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을 중점 지원해야 한다. 

인지치료와 사회활동 등으로 인지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시설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실제 시설을 가보면 증상별로 환자를 세분화 시키지 못하고 혼재돼 단계별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세부적인 등급에 따라 제공 서비스가 달라질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한 가지 더 말한다면 인지기능이 많이 떨어졌음에도 신체적 기능이 떨어지지 않으면 장기요양보험 급수를 잘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즉, 인지기능이 상당히 떨어졌음에도 급수가 낮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부분들이 잘 해결돼야 적재적소에 필요한 치매환자들이 산정특례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다만 전문의도 단순히 치매환자라고 무조건 남발하지 않고 감면이 필요한 경우를 잘 선별해 국가치매관리 비용 등이 필요한 부분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