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 돌봄 부담에 부양자 4명 중 1명은 실직
치매노인 돌봄 부담에 부양자 4명 중 1명은 실직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9.11.04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균 돌봄 한달에 288시간...비용은 44만원

치매노인을 돌봐야 하는 이들 중 4명 중 1명은 부양 부담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노인 부양에 들어가는 평균 비용은 한달에 44만원, 시간은 288시간을 소요하고 있었다.

이는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발간한 '제주지역 치매노인 부양가족의 서비스 욕구 실태와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른 결과다.

제주지역은 2017년 기준으로 치매 유병율은 12.1%로 나타나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이번 연구는 제주지역 치매노인 부양가족의 부양실태와 정책 욕구 파악하고, 부양 가족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 과제를 제안하기 위해 진행됐다.

설문 조사는 최근 6개월 이상 재가치매노인을 돌보고 있는 주부양자, 총 446명이 대상이었다. 설문 조사 기간은 4월 11일부터 5월 1일까지였다.

◆돌봄 시간과 비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치매노인 평균 돌봄 기간은 평균 50.2개월, 년으로 환산하면 4년 1개월 정도로 나타났다. 1년~3년이 40.8%로 가장 많고, 3년~5년 20.4%, 5년~10년 16.4% 순으로 나타났지만, 10년 이상도 6.5%나 됐다.

치매노인 주부양자의 하루 평균 돌봄 시간은 9.6시간이었다. 30일로 환산하면 288시간에 달한다. 시간별로 보면,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이 44.6%로 가장 많고, 3~5시간 18.6%, 5~8시간 18.2%의 순이었다.

주 부양자의 유형에 따라 하루 평균 돌봄 시간은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형제자매‘와 ’배우자’의 경우 10시간 이상이 각각 75%와 74.1%로 매우 높았으며, ‘며느리’와 ‘딸’은 44.2%와 40.6%이나 ‘아들’은 35.8%로 다소 낮았다.

돌봄에 드는 한달 평균 비용은 43만9,000원 가량이고, 최소 2만원에서 최대 250만원의 범위로 나타났다. 구간별로, ‘11만원~30만원 이내’가 35.7%로 가장 많고, ‘31만 원~50만원 이내’가 32.1%, ‘51만원~70만원 이내’가 12.0%였다.

치매노인 돌봄 비용 부담자는 ‘자녀 모두 공동’이 24.4%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장남 17.9%, 치매노인 본인 15.7%, 배우자 14.1%의 순이었다. 돌봄 비용에서 자녀 부담비율이 전체의 50% 이상을 상회했다.

◆부양 부담= 치매노인 돌봄 시 가장 힘든 문제로 ‘실금/실변’ 49.3%, ‘야간 수면장애’ 44.1%, ‘거부적 태도’ 30.7%, ‘배회 및 이탈’ 25.3%로 나타났다.

치매노인을 부양하면서 느끼는 부담에 관해 조사한 결과, ‘시간적 부담’ 3.51점, ‘전반적 부담’ 3.37점, ‘경제적 부담’과 ‘사 회활동 제한에 대한 부담’ 3.33점 순이었다.

부양부담으로 인한 실직 경험은 전체의 24.9%로 나타났다. 부양부담자 4명 중 1명이 실직을 경험했다는 얘기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고,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빈도가 높았다. 실직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의 현재 취업형태는 ‘직업 없음’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시간제 근무였다.

치매노인 부양으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는 ‘가족이나 지인들과 의논한다’가 37.0%로 가장 많지만, ‘혼자 참고 넘긴다’ 또한 35.0%로 많은 응답률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는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와 의논한다’가 15.5%를 차지했다.

◆치매가족 지원정책 서비스= ‘치매노인이 현재 이용하고 있는 치매관련 서비스’에 관한 중복 응답 결과는 ‘주야간보호’가 67.0%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가 23.3%, ‘복지용구 대여’ 12.8% 순으로 나타났다.

‘치매노인을 가정에서 돌보기 위해서 어떤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에 관한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재가노인복지시설 확충’이 34.5%로 가장 높았으며, ‘관련 기관들 간 원활한  협력’ 16.6%, ‘치매안심센터 기능 강화’ 15.5% 순이었다.

‘치매안심센터 서비스 중 지원이 확대되기를 바라는 사업’에 대해 조사한 결과, ‘치매치료 관리비 지원’ 53.9%, ‘부양물품 제공’ 31.4%, ‘일반 조기검진사업’ 21.3%, ‘치매지원 서비스 안내 사업’ 18.5%, ‘치매환자가족 상담’ 16.6% 등이었다.

치매지원정책 중 확대가 필요한 사업에 대한 조사 결과, ‘주야간보호 서비스 강화’ 28.8% , ‘방문간호, 방문요양’ 25.1%, ‘치매부양물품 제공 확대’ 19.8%, ‘치매안심병 원 확충’ 19.6% 순으로 조사됐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부양 가족 지원을 위한 정책적 과제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중간지원조직으로서 광역치매센터, 치매안심센터, 재가노인복지시설 지원 확충 및 사업 활성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복지사각지대 지원 정책 마련 ▲부양가족 연령별, 계층별, 교육수준별, 거주지별 특성 고려한 지원 정책 수립 ▲전문 인력 양성 ▲부양 가족 대상 서비스 프로그램 참여 여건 조성 ▲지역사회 내 돌봄 통합시스템 구축 사업과 연계한 서비스 운영 등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