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용태] 알츠하이머병, 우리를 당황하게 하는 부모님 이야기 5
[곽용태] 알츠하이머병, 우리를 당황하게 하는 부모님 이야기 5
  • DementiaNews
  • 승인 2017.05.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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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에서 행동장애 증상군들은 무엇을 의미할까? (3)정신병, 혹은 신경증(노이로제)?

곽용태
 효자병원 신경과장/연세대 외래교수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도 가끔 말하거나 듣는 말이 "싸이코" 라는 말입니다. "제는 싸이코야" "싸이코 같은 행동하네" 등등…  사실 굉장히 무서운 말인데 무심코 하는 경우가 있지요. 하지만 어떤 것이 싸이코인지는 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용어는 정신과 전문의도 정의하기 쉽지 않은 개념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싸이코라는 말은 psychosis(정신병)를 지칭하는 것인데 이 말은 정신과 진단 기준에 정확하게 명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진단적 의미보다는 좀더 광의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정신병을 좀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neurosis(신경증, 과거에는 노이로제)와 대비하여 생각하면 조금 이해하기 쉽습니다.

즉 신경증이 현실에서 동떨어지지 않은 만성 스트레스에 의한 기능적 정신장애인데 반하여 정신병은 현실과 동떨어진 비정상적인(loss of contact reality) 정신상태를 말합니다.

역사적으로 신경증은 지금의 정신의학에서 배격(?)하는 정신분석학파에서 주로 다루었던 질환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정신분류 체계인 Diagnostic Statistical Manual (DSM) 에서는 사용되어지지 않는 용어입니다(국제질병분류 기준인 ICD 10에서는 일부 그 흔적이 있습니다).

정신병은 저자에 따라서는 증상이 심한 것을 기준으로 삼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상당히 광범위한 증상, 병의 정도를 포함하는 의미입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이것은 병명이 아니고 증상명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정신질환에서 광범위한 증상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쳤다거나 'psychosis(정신병)'이라고 한다면, 그냥 생각해 보아도 두 가지 정도가 머리에 떠오릅니다. 첫 번째로는 귀신(헛것)이 보이고, 없는 사람이랑 대화하고, 일어날 수 없는 것을 생각하고 고집하는 사람, 두 번째로는 본인이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거나 실지로 그런 사람인 양 행동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신기하게 이미 19세기 말 Emil Krapelin 은 수 많은 임상경험을 통하여 모든 정신병은  dementia praecox 와  manic-depressive psychosis, 두 가지밖에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Dementia praecox 는 정신분열증(현재 조현병) 이며 manic-depressive psychosis는 양극성 장애(조울증)인데 이들의 전형적인 증상을 생각하면 일반인 생각이나 과거 정신의학 대가의 생각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런 정신병 증상에 포함되는 구체적인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마도 위의 질환에서 보이는 증상들이겠지요. 대표적인 것이 환각, 망상, 특정 종류의 폭력, 조증, 자기 병에 대한 인식(병식)결여 등이며, 이 중 환각과 망상, 조증이 대표적인 정신병 증상입니다.

환각은 어떤 자극이 없이도 나타나는 지각(perceptions)이고 망상은 그 문화의 배경에 반하며 이성적으로 설득이 안 되거나 고쳐지지 않는 고정된 잘못된 믿음을 말하며, 조증은 과도한 활력, 과대망상 등을 말합니다.

그러면 신경증은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일까요? 가장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불안입니다 물론 불안이 병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현실 속에서 생기는 스트레스에 대한 이차적인 반응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 하늘에서 냉장고가 떨어질까봐 무서워 헬멧을 쓰고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을 포함한 가족이 아프거나, 해고 위협이 있거나, 연인에게 버림받는다고 생각하는 등 있을 법도 한 일(그러나 거의 대부분 나타나지 않는)로 고민하지요. 이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도 하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매우 적습니다 어느 정도 그것을 현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조절하지요. 하지만 이런 조절 능력이 상실되면 사회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어 치매가 생기면 다양한 행동심리증상(BPSD; behavioral neuro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이 나타나는데 이 중에는 정신병 증상도 있고 신경증 증상도 있습니다. 치매 환자들에게 보이는 각각의 증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인지를 규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이 둘 중 어떤 증상에 속할지 생각해 보는 것도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가 있습니다.

즉 꼭 약물이나 전기충격과 같은 화학적 물리적 접근이 필요한지, 아니면 좀더 원인 환경을 이해하여 이런 의학적인 처치 외에도 환자를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런 말을 굳이 하는 이유는 의사들은 병이라고 진단을 하면 과도하게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이 신경증을 정식 DSM 진단체제 내에서 제외하였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다음에는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해보겠습니다.

아주 장황하게 설명하였지만, 한 줄로 요약하겠습니다.

목사님이 손잡아 주어서 병이 좋아지면 신경증, 목사님이 손잡아 주어도 병이 악화되면 정신증…. 
그러면 내가 손잡아 주어서 그녀가 좋아지면
……………………….………………. … 저에 대한 상사병이겠지.                               하하,,,,, 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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