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의연, 명인제약 이가탄 효능 입증 임상시험 의문 제기
바의연, 명인제약 이가탄 효능 입증 임상시험 의문 제기
  • 조재민 기자
  • 승인 2019.12.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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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임상시험 근거자료 부실 등 허위-과장광고 민원 진행

바른의료연구소가 명인제약에서 이가탄에 대한 효능을 입증했다며 대대적으로 광고를 내건 임상시험 논문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명인제약은 TV CF를 통해 이가탄이 2019년 3월 국제저명학술지 ‘BMC Oral Health’에 게재되면서 탁원한 효과를 입증했다는 광고에 따른 것이다.

23일 바른의료연구소는 최근 TV CF광고를 통해 명인제약에서 이가탄에 대해 허위-과장광고로 식약처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명인제약은 ‘이가탄’ TV CF는 광고 하단 자막으로 소비자에게 해당 논문을 직접 확인해보라고 논문 출처까지 ‘Hong at al. BMC Oral Health (2019) 19:40’를 소개하고 있다. 

바의연에 따르면 의약품에 전문 지식이 없는 소비자 입장에서 전문 용어가 포함되어 있고 더군다나 영문으로 작성된 논문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광고를 접하는 소비자에게 직접 논문을 확인을 제안하는 것은 명인제약이 ‘이가탄’의 효과가 해당 임상 논문에 잘 반영됐음을 강조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에 연구소는 ‘이가탄’ 해당 논문의 원문을 확보해 자세히 검토했고, 해당 임상시험은 ‘효과를 입증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부실한 연구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해당 임상시험 명인제약 지원으로 진행

해당 임상시험은 명인제약이 연구비와 연구 설계와 통계 분석을 지원해 진행됐다.

연구의 제목은 ‘만성 치주염 환자에서 이가탄의 효능에 대한 무작위, 이중 맹검, 위약 대비, 다기관 연구’다. 

해당 연구는 ‘BMC Oral Health’에 2019년 3월에 게재됐으며, 해당 학술지의 2018년도 영향력지수(Impact Factor)는 2.048이다.

연구는 100명의 만성치주염 환자를 대상으로 3개의 의료기관에서 진행됐으며, 1:1의 비율로 대조군과 실험군에 무작위로 배정됐다. 

총 연구 기간은 8주였고, 첫 4주 동안에는 실험군만 이가탄을 복용했으며 나머지 4주 동안에는 대조군과 실험군 모두 ‘이가탄’을 복용했다. 

연구의 일차 목표는 잇몸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치은염 지수(Gingival Index,GI)의 변화를 비교하는 것이었다. GI가 높을수록 잇몸 상태가 나쁨을 의미한다.

최종 93명(대조군 45명: 실험군 48명)이 연구를 마쳤다. 이가탄을 복용한 실험군에서 GI가 감소되어 개선 효과가 있었다. 

4주 후 GI의 평균 변화는 대조군과 비교할 때 실험군에서 의미 있게 감소했다. 연령, 성별, 방문 차수 등의 변수를 보정한 모델에서 실험군에서 대조군보다 2.5배의 GI 개선 효과를 보였다.

연구자들은 위약과 비교했을 때 ‘이가탄’이 치주염증을 의미 있게 감소시켰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소, 임상연구 오류 다수확인-실패한 지발 임상 연구

연구소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이번 임상시험은 다수의 오류가 확인됐고, 근거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먼저 이번 연구는 실패한 지발 임상 연구(Delayed-start study design)이는 점이다.

지발 임상연구는 두 그룹 가운데 한 그룹은 처음부터 치료약을 복용하지만, 다른 그룹에서는 처음에는 위약을 복용하다가 일정 기간이 경과 후 치료약을 복용하는 연구 설계다.

이번 연구에서 대조군에 속한 환자들은 첫 4주 동안은 위약을 복용했지만, 나머지 4주 동안에는 실험군과 같이 ‘이가탄’을 복용했다. 

위의 table 2에서와 같이, 처음부터 이가탄을 복용한 실험군에서는 GI가 치료 시작 전 1.19점에서 4주 후 1.02점으로 감소했다.

처음 위약을 복용했지만 4주부터 8주까지 ‘이가탄’을 복용한 대조군은 GI가 4주째 1.01점에서 8주째 0.90점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이가탄’이 만성치주염에 효능을 보인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4주 늦게 ‘이가탄’ 복용을 시작했더라도 처음부터 복용한 환자와 비슷한 수준의 개선효과를 보였어야 했다는 것이다.

연구 시작부터 대조군과 실험군 출발선 차이 존재 

연구소는 이번 연구가 시작부터 대조군과 실험군의 출발선 차이가 존재했다고 해석했다. 

일반적으로 임상 시험에서 대조군과 실험군에 속한 연구 대상자의 기본 특성은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어야 한다.

치료 시작 전 주요평가 지수도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어야 하며, 무작위 배정을 했더라도 두 그룹 간에 차이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가장 중요한 일차 변수인 GI에 대해 통계학적 의미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 연구 시작 전 대조군의 GI는 평균 1.00점이었으며 실험군의 GI는 평균 1.19점이었다. 

이는 실험군에 속한 사람들의 잇몸 상태가 더 안 좋았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즉, 두 그룹 사이에서 치료 시작 전 GI가 19%만큼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두 그룹 간에 기본 GI가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 

해당 연구에서는 운 좋게 실험군의 GI가 평균 1.19로 형성돼 유의한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양 집단의 GI수치가 비슷한 4주차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두 군 모두 4주간 이가탄을 복용했지만 8주차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치의 변화를 나타내지 못했다.

실험군 기준에 비교해 유의한 결과를 얻었지만 이는 실험군의 기준 GI가 유독 높았기 때문으로 실험 디자인상의 문제는 없으나 우연오차에 의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조군과 실험군 치료 후 치은염 지수(GI) 차이 없음”

연구 시작 4주째, 대조군과 치료군 두 그룹의(between the groups) 평균 GI는 각각 1.01점과 1.02점으로 통계학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단지, ‘실험군 내(within the group)’에서의 GI는 기준 점수(1.19)와 4주째 점수(1.02)를 비교했을 때만 통계학적 의미로 국한됐다. 

이는 연구 목적인 대조군과 실험군 간의 비교(between the groups )가 아니므로 임상적인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소는 두 그룹 간 4주째 GI의 원래 ‘절대 수치’가 아닌 ‘변화값(Δbaseline – 4 weeks)’을 비교했을 때, 대조군에서는 0.01점이 증가했으나 실험군에서는 0.18점이 감소해 통계학적 차이로 연구 목적을 달성해 임상 효과 입증을 주장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두 그룹 간의 잇몸 상태가 처음부터 달랐을 가능성과, 4주째 ‘절대 점수’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며, 변화값 비교만으로 이가탄의 탁월한 효능이 입증됐다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연구소는 해당 행위가 광고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여겨 ‘이가탄’ TV CF 광고를 허위-과장광고로 식약처에 민원을 접수시킨 상태다.

[해당논문] Hong, J., Lee, J., Choi, S. et al.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multicenter study for evaluating the effects of fixed-dose combinations of vitamin C, vitamin E, lysozyme, and carbazochrome on gingival inflammation in chronic periodontitis patients. BMC Oral Health 19, 40 (2019) doi:10.1186/s12903-019-07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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