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의연, 정부 추진 의료빅데이터 활용사업 개선 요구
바의연, 정부 추진 의료빅데이터 활용사업 개선 요구
  • 조재민 기자
  • 승인 2019.12.2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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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이득 없이 정부와 일부 기관의 막대한 이익집중”

바른의료연구소가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빅데이터 활용사업에 대해 즉각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추진 사항으로는 국민의 이득 없이 정부와 일부 기관에 막대한 이득이 집중되고 의료기관의 희생만 강요하는 개악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3일 바른의료연구소는 최근 정부가 진행 중인 의료빅데이터 사업에 대해 부작용 양산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지난 12월 13일 오전 제14차 회의를 개최하고, '개인주도형 의료데이터 이용 활성화 전략'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개인 주도형 의료데이터 이용 활성화 전략'은 철저히 '개인'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구체적 내용을 보면 여러 의료기관에 흩어져 있는 의료데이터를 스마트폰이나 PC 등을 통해 한 곳에서 열람하고, 진료나 검사결과를 알기 쉽게 시각화해 확인할 수 있다.

또 타 병원 진료기록 사본을 발급받지 않고도 내가 진료 받고 있는 병원에 데이터로 전송하여 응급상황이나 일반 진료 시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의료진 의사결정을 지원과 의료정보를 토대로 운동관리, 복약관리 등도 쉽게 할 수 있게 된다는 전망이다. 

정부의 전망과 달리 연구소의 해석은 다르다. 면밀히 내용을 분석하면서 정부의 숨은 의도와 향후 일어날 파급 효과에 우려감이 크다는 것이다. 

정부와 보험사에 의해 국민들의 의료 이용 통제나 의료기관들의 의료 행위 통제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으며, 의료기관에 대한 희생 강요의 문제,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 원격진료 시행의 명분 제공 문제 등도 생길 수 있다고 해석이다.

의료 빅데이터 활용 사업…정부와 일부 기관의 이익대변

연구소는 의료 빅데이터 활용 사업이 의료정보 특수성을 고려하면 개인이 얼마나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의료정보는 웨어러블 기기나 개인 혈당계 및 혈압계 등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정보도 있지만 대부분의 정보는 의료기관에서 의사의 진찰과 검사 등으로 만들어진다. 
의료기관에서 생성되는 전문 정보들은 일반 국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의 정보 해석을 통한 설명이 포함되어야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의료정보 접근이 개인에게 너무 쉽게 허용되면, 비전문가에 의한 의료정보의 자의적 해석이 만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오히려 국민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의료정보를 쉽게 접근하고 열람할 수 있다는 점이 국민에게 이득으로 돌아 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국민들의 이득은 미미한 반면, 정부와 의료빅데이터 사업에 관여하는 일부 기관이나 기업은 엄청난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빅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민간 보험사들이나 일부 기업에 판매해 막대한 이윤을 남길 수 있고, 정보를 정부에 유리하게 가공해 의료정책 추진 시 근거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의료빅데이터를 구입한 보험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보험사에 유리한 구조의 보험 상품을 개발하기 용이해지고, 기존 고객과 계약 갱신 시도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연구소는 “의료 빅데이터 활용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사업을 통해 얻어지는 이익을 정보 생산자인 국민과 의료기관에 돌아가게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기타 문제점 다수…악법활용과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多 

이외에도 단일 공보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의료 빅데이터는 의료 통제와 의료 악법 양산의 도구로 악용 될 가능성도 있다. 

또 의료빅데이터 활용 사업의 현행 서비스 방식으로는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완전히 막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먼저 국민건강보험공단이라는 단일 보험자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라는 단일 심사기관이 있고, 이들의 감독 및 관리를 보건복지부 진행하는 체계다. 

이에 의료기관에서 생겨나는 의료정보를 정부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의료빅데이터 활용 사업은 정치적 목적의 정책 추진과 의료 통제의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현재 의료빅데이터 활용 사업의 서비스 방식으로는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4차위 발표에 따르면 개인 중심 의료데이터 통합·연계 체계 구축은 개인 중심 의료데이터 통합·활용을 지원하는 'My Healthway' 시스템을 개발하고, 공공기관, 의료기관, 웨어러블 기기 등의 의료데이터를 표준화해 연계하는 것으로 한다. 
해당 방식은 방식은 My Healthway에 별도로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고 데이터나 서비스를 연결하는 '네크워크 허브' 기능과 접속 자격을 인증하는 'Gateway' 기능만을 수행한다. 

결국 의료데이터를 모아놓는 곳은 따로 있고, 개인은 My Healthway라는 시스템을 통해서 저장된 의료데이터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의료기관에서 생성된 의료정보가 데이터저장소로 넘어가는 등 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저장소가 데이터를 의료빅데이터로 구성하고 관리하는 과정, 저장소에서 My Healthway를 통해 의료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 개인으로 넘어 온 의료정보를 사용하는 과정 등 여러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이 존재한다.

현재 데이터 운용 방식은 매우 복잡하고, 보안 소요가 많아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막기 위해 정보 보안에 재정이 낭비될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모바일 PC기반 개인 주도 원격지료 시행 준비과정 ‘의혹’

연구소는 스마트폰이나 PC로 의료정보를 열람하고, 정보를 통해 의료진의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는 의미는 원격진료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대면진료만을 원칙으로 하면 환자의 스마트폰에서 의료정보를 열람해 의사에게 보여주는 것이나 기존대로 타 병원의 내 의료정보를 카피하여 보여주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정부가 말하는 의료진의 판단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는 환자를 직접 보지 않아도 의료진이 쉽게 판단할 수 있게 해준다는 뜻으로 이는 곧 원격진료를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만성질환관리제와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 등을 통해 원격진료를 추진하려고 하고 있어 의료데이터 이용 활성화 계획은 원격진료 시행을 구체화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연구소는 “여러 차례 본 연구소뿐만 아니라 여러 의료계 단체에서 원격진료의 부작용과 위험성을 경고했다”며 “정부는 국민을 마루타로 이용하는 원격진료 추진 시도를 중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의료빅데이터 활용 사업…의료기관 과도한 희생 강요

연구소는 정부의 해당 사업안이 의료기관의 과도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의료기관별로 매우 다양한 전산시스템을 운용하고 있고, 전산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있는 의료기관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의료빅데이터 활용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의료데이터의 표준화이다. 표준화되지 못한 의료정보는 다시 표준화 시키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정부가 의료기관 개설, 유지, 전산화 등에 대한 지원을 전혀 하지 않고, 청구대행에 대한 대가도 지불하지 않으면서 수많은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번 의료빅데이터 활용 사업에서 또다시 막대한 비용이 예상되는 의료정보의 표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기관 참여 유도를 위해 표준화, 보안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지만, 앞선 정부 사업을 보면 정당한 보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연구소는 “정부는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면서 의료기관에는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이러한 강압을 의료기관들은 더 이상 견뎌낼 수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연구소는 해당 사업에 앞서 저수가 개선, 단일공보험 체제와 관치의료 구조를 먼저 타파하고, 의료시장에서 자유가 더욱 보장되는 구조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연구소는 “진정으로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의료관련 산업을 활성화 시킬 의지가 있다면, 의료시스템의 왜곡을 만든 핵심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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