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후각을 이용한 치매 진단과 가상·증강현실기반 치매재활
[칼럼] 후각을 이용한 치매 진단과 가상·증강현실기반 치매재활
  • 양현덕 발행인
  • 승인 2020.08.05 09: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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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는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은 치매 증상이 발견되기 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도 나타난다. 그 이유는 알츠하이머병이나 루이소체병 같이 치매를 일으키는 신경퇴행성질환에서 냄새를 맡는 후각망울이 먼저 손상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하는 냄새를 잘 맡지 못하면 치매 발병의 위험이 높아지며, 후각 기능 손상에 비례하여 치매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후각 검사를 통한 것은 아니지만 콧물을 이용하여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진단하는 기술이 발표됐다. 콧물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를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정상인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콧물에서 베타아밀로이드의 농도가 증상에 비례하여 더 높다는 것도 확인했다.

최근에는 이보다 더 발전하여, 콧물이 아닌 후각 생체 정보 기술을 이용해 치매를 더 쉽게 조기 진단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코를 통해 나오는 질병 바이오마커를 측정할 수 있는 고감도 전자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아가비·코니쿠가 공동 개발한 전자코 '코니쿠 코어'
아가비·코니쿠가 공동 개발한 전자코 '코니쿠 코어'

현재 임상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치매선별검사는 귀가 어둡거나 눈이 어두운 노인의 경우에는 검사가 어렵고 연령과 학력 등의 영향을 받는다. 위와 같은 생체 정보를 측정할 수 있다면 기존 선별인지검사의 단점을 보완해 치매 조기진단이 더 정확하고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치매환자에 사용하는 비약물치료의 하나인 회상요법(Reminiscence Therapy)에 가상·증강현실(Virtual/Augmented Reality, VR·AR)을 적용할 수 있다. 회상요법은 치매환자에게 과거의 좋았던 기억을 상기시켜 환자를 정서적으로 안정시키는데 활용된다. 최근에는 외출이 어려운 치매환자는 VR·AR기술을 통해 외부 환경을 가상 체험할 수 있다.

후각은 과거 기억을 되살리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후각 세포는 인간의 감정을 관장하는 편도체와 기억과 연상학습을 담당하는 해마에 연결되어 있어, 냄새를 이용하여 이 부위를 자극해 기억하지 못했던 과거의 감정과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

치매환자의 추억을 반영하여 맞춤형 향수 제작이 가능한 만큼, 후각 기술과 VR 기술을 융합해 ‘후각 자극을 기반으로 한 치매재활 VR·AR 컨텐츠’도 개발 연구 중이다.

참고 문헌

Digital Olfactory Based Dementia Screening and Cognitive Enhancer Content. Electronics and Telecommunications Trends. Vol. 34, No. 4, Aug 2019, pp. 89-97
http://dx.doi.org/10.22648/ETRI.2019.J.3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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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태 2020-08-05 10:14:43
약을 사용하던 기계를 사용하던 환자가 행복해지면 되는데, 그런 점에서 IT 기술을 치매에 접목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 컬럼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