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례 출산을 한 여성의 경우 치매 위험이 47% 높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진을 통해 발표됐다.
해당 결과는 11개 국가의 여성 1만 4,79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호트 연구결과로 밝혀졌는데, 통상적으로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치매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배종빈 교수 연구팀은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브라질 등 총 11개국가를 대상으로 출산 경험이 치매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간 출산이 치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드물었으며, 기존 연구들이 서로 다른 결과를 보여 혼선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이, 교육 수준, 고혈압, 당뇨 등의 인자를 보정해 분석, 연구한 결과 출산을 5번 이상한 여성의 경우 치매 위험률이 47% 증가했다.
하지만 대륙별로 그룹을 나눠 분석했을 때, 유럽, 남미와 달리 아시아에서만 예외적으로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지역의 60세 이상 여성이 출산을 경험하지 않은 경우, 사회적 배경을 고려하면 자의적인 비출산보다는 불임이나 반복적 유산 때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불임을 유발하는 호르몬 질환은 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반복적인 유산 역시 알츠하이머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5번 이상 출산 여성은 치매 이외에도 심장질환, 뇌졸중, 당뇨 등의 위험성이 높다”며 “회백질 크기 감소, 뇌 미세교세포 수와 밀도 감소 등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 한다”며 “이 같은 경우에 해당될 경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코호트에 포함되지 않은 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연구를 비롯해 다수의 출산이 어떤 기전을 통해 치매 위험을 높이는지 등에 대해 후속 연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의학(BMC Medicine)’ 최신 호에 게재됐으며, 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논문> Bae, J., Lipnicki, D.M., Han, J. et al. Does parity matter in women’s risk of dementia? A COSMIC collaboration cohort study. BMC Med 18, 210 (2020). https://doi.org/10.1186/s12916-020-016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