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용태 칼럼] 코로나 감염은 뇌에 영향을 미치는가?
[곽용태 칼럼] 코로나 감염은 뇌에 영향을 미치는가?
  • 곽용태 신경과 전문의
  • 승인 2020.09.2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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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태 효자병원 신경과장

지금 인류는 1918년 5천만 명 이상이 사망한 스페인 인플루엔자의 세계적 대유행(판데믹, pandemic) 이후, 100여 년 만에 전세계가 새로운 전염병에 노출되어 있다. 이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 전세계에서 100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희생돼왔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것이 언제까지 끝날지, 어떤 큰 후유증을 남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 이하 ‘SARS-CoV-2’)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ronaVirus Disease-2019, 이하 ‘COVID-19’)은 처음에는 주로 기침, 발열,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이 주 증상이다.
 
과거 두 차례 있었던 코로나바이러스 질환인 중증급성호흡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때에 다양한 신경계 질환이 보고된 것과 마찬가지로, COVID-19도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후각상실, 미각상실, 의식변화, 경련, 뇌졸중, 뇌염, 치매 등 다양한 신경학적 이상을 일으키고 있다.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COVID-19 환자의 20% 정도에서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고, 이러한 환자는 사망률이 매우 높다. 또한, 호흡기 증상으로 중환자실에 입원 후 회복되어 퇴원한 환자는 나중에 우울증, 강박장애, 정신증(psychosis),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이 걸릴 위험이 높다.

이런 신경학적인 손상은 바이러스가 뇌를 직접 공격해서 생기기도 하지만, 이 바이러스를 방어하기 위한 인체의 면역반응에 의해 뇌세포가 손상되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양한 신경계 질환을 일으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이에 대한 보고나 경고가 없어 이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1. COVID-19 에서 보이는 뇌손상

1) COVID-19가 뇌손상을 일으키는 기전

COVID-19 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SARS-CoV-2의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2(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2, ACE2)’에 먼저 결합해야 한다. ACE2는 코, 폐, 신장, 간장, 혈관, 면역계, 뇌 등 여러 곳에 존재하는 데, SARS-CoV-2는 이 효소를 통해서 우리 몸 속으로 침투할 수 있다.

ACE2는 혈압 조절에 중요한 안지오텐신 레닌-알도스테론 경로(Angiotensin Renin-Aldosterone pathways)에 작용하며, 안지오텐신2 (Angiotensin II)를 안지오텐신 1(Angiotensin I)으로 바꾸어 혈압을 떨어뜨린다.

SARS-CoV-2가 병을 일으키는 기전은 다양하다. 첫 번째로 SARS-CoV-2가 ACE2에 결합하면 효소로서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안지오텐신2 가 증가하여 혈관을 수축시키고, 신장, 심장, 뇌를 손상시킨다.

두 번째로는 SARS-CoV-2가 호흡기 점막이나 혈관에 있는 ACE2에 결합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는데, 일부에서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을 과도하게 분비하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을 유발할 수 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 과민반응으로 정상세포를 무차별하게 공격하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뇌를 포함한 신체 여러 곳에 과도한 염증반응이 생겨 혈액이 응고되고 장기가 손상된다.

세 번째로는 SARS-CoV-2가 직접 뇌로 침투하여 뇌세포를 손상시켜 경련, 섬망 등 다양한 뇌병증과 퇴행성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감염과 합병증으로 병원 생활이 길어지고 가족과 외부로부터의 고립이 다양한 정신신경학적인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다.

2) 신경계 COVID-19의 단계

암에서는 병의 진행 단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병기(stage)를 사용한다. Fotuhi 등은 지금까지 보고된 SARS-CoV-2에 의한 신경계 질환을 3단계로 구분했다. COVID-19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이를 간단히 소개한다.

1단계: SARS-CoV-2가 코와 혀 점막에 국한되어 결합된 상태로 사이토카인 폭풍이 심하지 않고 조절되는 수준이며, 환자는 단지 후각과 미각에만 장애가 있고 대부분 별다른 치료 없이도 호전된다.

2단계: SARS-CoV-2가 면역반응을 강하게 일으켜 사이토카인이나 여러 염증 물질을 활성화시킨 상태로 혈관에서는 혈액이 응고되어 혈전이 생기고 종종 뇌졸중을 일으키며, 근육과 신경에 혈관염을 일으켜 근육과 말초신경을 손상시킨다.

3단계: SARS-CoV-2에 의한 사이토카인 폭풍이 뇌혈관 장벽(Blood Brain Barrier, BBB)을 손상시키며, 손상된 BBB를 통해 다양한 염증물질과 혈액성분, 바이러스가 뇌로 들어가 뇌부종과 직접적인 뇌손상으로 뇌병증을 보이게 된다.

3) 후각과 미각의 상실

COVID-19 환자에서 냄새와 맛을 못 느끼는 경우가 있는 데, 아시아보다는 주로 유럽에서 많이 확인됐다. 유럽에서는 이 증상이 20~90%까지 보고된 반면, 중국 우한에서는 환자의 3~6% 정도에서만 보고됐다.

다른 상기도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도 코 점막의 충혈이나 염증으로 후각손상을 일으킬 수가 있다. 하지만, COVID-19 환자는 코 막힘이나 콧물 등의 증상 없이도 후각상실이 나타난다.

또한, 후각상실을 보이는 COVID-19 환자에서 미각이 사라지거나 이상하게 느껴지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다른 바이러스성 상기도 질환에서는 후각상실로 인해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데, 이와 달리 COVID-19에서는 실제로 미각 자체가 사라진다. 즉, 미각상실은 COVID-19에서 보이는 특이한 증상이다.

이런 증상이 생기는 이유는 SARS-CoV-2가 목이나 코의 감각세포에 있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2(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2, ACE2)에 결합해서 후각과 미각을 담당하는 수용체의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또한, SARS-CoV-2는 후각과 미각 세포를 거꾸로 타고 올라가는 역행성수송(retrograde transport)하여 중추 신경계인 뇌까지 도달할 수 있다. 즉 중추 신경 손상에 의하여서도 이 증상이 나타날 수가 있다. 하지만 미각과 후각의 손상이 있는 COVID-19 환자가 비교적 흔하고 대부분 몇 주 안에 이 증상이 좋아지는 것으로 보아 중추신경계 손상에 의한 후각과 미각 상실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4) 뇌졸중

COVID-19 환자에서 뇌졸중이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221명의 COVID-19 환자 중에 13명에서 뇌졸중이 확진됐으며, 대부분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었다. 일부 환자에서는 기침, 열,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이 없었음에도 뇌졸중이 발생하기도 했다. 고혈압이나 당뇨를 가지고 있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COVID-19 환자에서 뇌졸중이 잘 발생했다.

COVID-19 환자에서 왜 뇌졸중이 잘 생기는지에 대한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진 않으나, 크게 2가지의 기전이 제시되고 있다. 첫번째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사이토카인 폭풍 같은 면역반응이 혈액을 잘 응고하게 하는 것이다. 즉 뇌혈관 등 다양한 장기의 혈관에서 혈액의 과응고 상태는 뇌경색과 같은 혈관 경색 질환을 유발한다. 두번째로는 SARS-CoV-2가 ACE2에 결합하면 위에서 서술한 레닌-알도스테론 경로에 관여하여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올리게 된다. 이런 순환계 장애가 일부 뇌졸중 환자에서 보이는 뇌출혈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5) 경련 및 뇌병증

COVID-19 환자에서 고열, 두통, 경부 강직, 의식변화, 초조, 섬망, 경련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상태가 위중한 환자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으면 기계호흡 등 환경의 변화와 여러 약물에 의해 기억력 감소와 섬망 등 다양한 뇌기능 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COVID-19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 다른 환자보다 경련 등 뇌병증을 더 흔하게 보인다.

이러한 경련 등의 뇌병증은 SARS-CoV-2가 뇌세포를 직접 공격해서 생기기보다는,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의 면역반응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반응으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이 바이러스를 죽이는 대신 정상적인 인체의 BBB를 손상시키고, 혈관 속의 독성 염증물질이 뇌로 들어가 뇌세포를 공격하게 된다. 특히 BBB가 취약한 측두엽이 잘 손상되며, 손상된 뇌 부위에 따라 다양한 뇌병증을 보인다.

BBB가 손상되면 혈액에 있던 바이러스가 뇌를 직접 공격할 가능성도 있으나, 뇌병증을 보이는 환자의 뇌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직접 공격보다는 면역을 통한 간접 손상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뇌를 둘러싸고 있는 뇌수막은 혈관이 풍부하고 ACE2가 많이 분포하기 때문에 SARS-CoV-2나 염증물질이 뇌세포가 아닌 뇌수막을 공격할 수도 있다.

2. COVID-19의 장기적인 신경정신과적 합병증

신경세포에도 ACE2가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SARS-CoV-2가 뇌에 침투하면 다양한 급성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이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급성 독성을 보이는 대신, 세포 내 에너지 생성에 영향을 주거나 단백질의 이상 접힘(protein misfolding)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바이러스 감염에서 회복된 환자라도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접힘과 침착은 이론적으로 장기적으로 뇌의 퇴행적 변화를 일으킬 수가 있다. 다른 바이러스 경우처럼 COVID-19 합병증이 몇 달 혹은 수십 년 후에도 나타날 수가 있으므로 이들을 잘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향후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사이토카인 폭풍이 뇌의 작은 혈관에 국한된다면 초기에는 신경학적 증상이 없어 보일지라도, 추후에 기억장애, 집중력 저하 등 인지 기능이상과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 불면, 정신증을 보일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3. COVID-19에서 신경과의 역할

SARS-CoV-2는 다양한 신경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COVID-19 환자가 보이는 신경학적 증상이 사소하고 경미하더라도 이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장기적으로 면밀하게 추적 조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부의 경우에서 COVID-19 환자가 전형적인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없이 뇌졸중과 같은 신경학적인 증상만을 보이며 내원할 수가 있다. 이러한 경우, 감염 전파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중상이 전형적이지 않거나 후각이나 미각 소실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 그리고 역학적으로 COVID-19 환자와의 접촉 가능성이 있을 경우 각별한 관심과 평가가 필요하다.

치료측면에서, 뇌신경 COVID-19의 증상은 대부분 사이토카인에 의한 혈액 과응고상태와 혈전형성에 의한 것이다. 그러므로 중추신경계의 손상의 가능성이 의심되는 증상이라면, 초기에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 외에도 렘데시비르(Remdesivir) 같은 항바이러스제와 스테로이드나 면역 글로불린(Immunoglobulin) 등의 면역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신경과 의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 초기부터 환자의 신경학적인 손상이 있는지 여부와 비전형적인 신경질환 환자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해야 한다. 이후 완쾌 시기까지 신경계 질환으로의 진행 여부와 치료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여야 하며 완쾌 후에는 지연성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장기적이고 주기적인 평가에 참여하여야 한다. 즉 지금 발생하고 있는 질병부터 추후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신경정신질환에 대한 신경과 의사의 전방위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하므로 이에 대한 체계적인 매뉴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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