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COVID-19 감염, 치매 환자에 퍼펙트 스톰?
[칼럼] COVID-19 감염, 치매 환자에 퍼펙트 스톰?
  • 양현덕 발행인
  • 승인 2020.09.2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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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 이하 ‘SARS-CoV-2’)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ronaVirus Disease-2019, 이하 ‘COVID-19’)는 뇌에도 영향을 미쳐 후각상실, 섬망, 뇌졸중을 일으키지만,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을 떨어뜨리며 치매의 위험을 높인다.

COVID-19는 어떻게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이는가?
 
COVID-19는 주로 호흡기 질환이므로 뇌로 전달되는 산소 공급에 영향을 주게 된다. 뇌의 저산소증은 뇌세포의 손상시키고, 기억을 담당하는 뇌세포가 특히 저산소증에 취약하기 때문에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발생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SARS-CoV-2가 뇌세포를 직접 손상시키기도 하지만,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 하는 엄청난 자가 면역 반응을 통하여 뇌를 비롯한 우리 몸에 심한 염증을 일으킬 수가 있다. 노인이나 치매 환자 들은 이미 뇌를 포함한 장기에 기존의 “inflammaging”이라는 염증 반응이 진행되고 있다. 즉 이미 많은 염증 물질이 있는 상태이다. 또한 당뇨와 같이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하게 유전적으로 연관된 질환이 같이 있게 되면, 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은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이 되는 것이다. 즉 수많은 위험인자가 일시적으로 몰려오면서 생기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이런 모든 위험인자가 한꺼번에 오지 않는다면 이 바이러스가 비교적 간단한 염증 반응을 일으켜 간접적으로 뇌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기억력 저하 등의 치매 증상을 일으킨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신경계 증상을 보이는 COVID-19 환자의 5% 가량에서 치매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가 뇌에 침범하면 뇌의 면역세포(immune cell)가 활성화되어 다양한 사이토카인과 염증 물질을 분비하고, 이렇게 분비된 염증 물질이 뇌세포의 기능에 영향을 주게 된다. 또한,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소교세포(microglia)가 기억에 중요한 뇌세포를 같이 파괴하게 된다.

SARS-CoV-2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2(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2, ACE2)’에 결합하여 뇌세포를 손상시키지만, 별다른 독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뇌세포 내에서 머물 수 있다. 환자가 급성 감염에서 회복되더라도, 뇌세포 안에 머물던 바이러스가 단백질의 이상 접힘과 응집을 초래해 일으켜 수년 후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예는 사스 바이러스 감염(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1, ‘SARS-CoV-1’) 후 뒤늦게 발생한 파킨슨병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이런 기질적인 이유 뿐 아니라 COVID-19 전파 방지를 위해 지켜지고 있는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회적 관계가 유지되지 못하고 고립되고 있어, 우울증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듯이 ‘코로나 우울’이라는 용어도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COVID-19로 입원을 하게 되는 경우에도 고립에 의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우울은 경도인지장애와 치매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COVID-19에서는 위와 같은 기전으로 기억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리며, 급성기에는 섬망 증상을 일으키고 이러한 영향이 오래 지속되면 특히 고령에서 알츠하이머치매 발생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COVID-19 세계적 대유행 위기는 최근에 발생했고 아직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COVID-19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이번 세계적 대유행이 종식된 후에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COVID-19가 알츠하이머치매 발생 위험을 구체적으로 얼마나 높이는 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최소 수년 동안의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COVID-19로 의한 치매 발생 위험 어떻게 줄일 수 있는가?

COVID-19로 인해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에게 자주 전화를 걸어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는 것이 인지기능 상태 파악에도 도움이 되고 우울감을 줄여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최근에 시도되고 있는 COVID-19 치료제는 면역과 염증 반응을 억제한다. 부신피질호르몬(덱사메사존)과 면역 글로불린 등의 치료제가 뇌세포의 염증 손상을 줄여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춰줄 것으로 기대한다.

독감과 폐렴 예방 접종이 알츠하이머치매의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최근에 발표됐다. 매년 독감 백신을 맞은 환자는 알츠하이머치매에 걸릴 위험이 6%가량 낮아졌으며, 폐렴구균 예방 접종을 통해 알츠하이머치매 발병위험이 25~30%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현재까지 COVID-19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독감 예방 접종이 알츠하이머치매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최근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볼 때 앞으로 개발될 COVID-19 백신을 통해 알츠하이머치매 발생의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


참고 문헌

Ellul MA, Benjamin L, Singh B, Lant S, Michael BD, Easton A, Kneen R, Defres S, Sejvar J, Solomon T. Neurological associations of COVID-19. Lancet Neurol. 2020 Sep;19(9):767-783. doi: 10.1016/S1474-4422(20)30221-0.

Fazzini E, Fleming J, Fahn S. Cerebrospinal fluid antibodies to coronavirus in patients with Parkinson's disease. Mov Disord. 1992;7(2):153-8. doi: 10.1002/mds.870070210.

Fotuhi M, Mian A, Meysami S, Raji CA. Neurobiology of COVID-19. J Alzheimers Dis. 2020;76(1):3-19. doi: 10.3233/JAD-200581.

Lim KH, Yang S, Kim SH, Joo JY. Elevation of ACE2 as a SARS-CoV-2 entry receptor gene expression in Alzheimer's disease. J Infect. 2020 Sep;81(3):e33-e34. doi: 10.1016/j.jinf.2020.06.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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