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다'는 부정적 의미의 치매, 용어 변경 재추진
'어리석다'는 부정적 의미의 치매, 용어 변경 재추진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0.09.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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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내년 국민 인식도 조사 진행 예정

'어리석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치매'의 용어를 변경하기 위한 방안이 재추진될 전망이다.

그동안 수차례 용어 변경안이 추진된 바 있으나, 다른 용어로 변경하는 데는 실패했다.

용어를 변경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될 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복지부에 따르면, 내년 계획에 치매 용어 변경 검토를 위한 국민 인식도 조사가 예정돼 있다.

치매라는 단어에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한자를 보면 ‘어리석다’는 뜻의 ‘치(痴)’와 ‘미련하다’는 뜻의 ‘매(呆)’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치매의 용어를 변경하자는 목소리가 제기된 지는 이미 오래며, 정부도 용어를 변경하는 데 긍정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실제 10여년 전에 치매 용어 변경을 위한 법령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으나, 용어 변경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또 치매국가책임제가 시작된 2017년에도 여·야 의원들이 발의하는 개정안이 발의됐다.

용어 변경을 담당하는 부처인 복지부도 치매를 대체할 수 있는 용어까지 검토해 놨었다. 당시 후보로 올랐던 단어로는 인지증이나 인지저하증, 인지장애증 등이 있었다.

이처럼 정치권이나 주무부처에서도 용어 변경에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번번이 용어 변경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용어를 바꾸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8년 복지부가 용어 변경을 위해 인식도 조사를 한 결과, 용어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은 25%에 불과했다.

치매라는 용어를 다른 단어로 바뀌면 혼란이나 불편을 초래해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치매라는 용어는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질환명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인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간질, 지랄병으로 불렸던 질환은 뇌전증으로 변경됐으며, 문둥병은 한센병, 정신분열증은 조현병으로 바뀌었다. 용어가 변경되면서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줄었다.

2014년에 의료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명 중 1명은 치매 용어를 바꿔야 한다는 데 찬성하고 있다.

이제는 전문가들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치매라는 단어가 가진 부정적인 의미를 명확히 알 필요가 있어 보인다.

2017년 시행된 치매국가책임제가 내년이면 4년차를 맞는 만큼 용어 변경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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