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군, 한의치매예방관리사업 종료…과거 답습?
장수군, 한의치매예방관리사업 종료…과거 답습?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0.12.08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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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지적 이어진 한의학 치매사업 허점 유사

장수군 한의치매예방관리사업이 참여자들의 만족도는 높았지만, 치매예방 효과 검증에서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양새다. 

의료계를 통해 과거 수차례 엉터리 한의치매예방관리사업으로 지적됐던 문제들이 비슷하게 나타나면서, 객관적 증거 제시를 요구하는 의료계 목소리는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전라북도 장수군은 한의치매예방관리사업 결과 보고서를 통해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 관내 경도인지장애자 50명을 대상으로 4곳의 한의원에서 진행된 사업결과를 보고했다. 

결과를 보면 경도인지장애(CDR: 0.5점) 50명 중 사업실시 후 지남력, 기억력, 구성능력, 주의력, 언어능력, 판단력 등을 평가해 저하 10명, 유지 17명, 개선 23명으로 집계했다.

먼저 각 결과를 보면 ▲MMSE-DS(간이정신상태검사) 23.06점에서 24.18점으로 1.12점 개선 ▲MOCA-K(한국판 몬트리올 인지평가) 18.6점에서 19.72점으로 1.12점 개선 ▲GDS(노인우울척도) 10.82점에서 6.55점에서 4.27점 하향 우울증상 개선 등이다.

만족도는 응답자 47명 중 ▲건강상태의 경우 37명에서 참여 후 매우 좋아짐(37명, 59.57%) ▲기력(기운)이 매우 좋아짐(28명, 59.57%) ▲한약치료 매우 만족 (39명, 82.98%) ▲침 치료 매우 만족(36명, 76.6%) ▲사업전반 매우 만족(40명, 85.11%)로 응답했다. 

치매와 연관성이 큰 기억력이 매우 좋아짐(22명, 46.81%)은 기타 만족도에 비해 다소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과거 부산시 한의치매예방관리사업 오류를 보면 경도인지장애 선별 도구에 불과한 MoCA를 기준으로 평가한 것은 정밀한 치매진단을 시행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또 대조군도 없고 인지기능 평가도 치료받은 한의원 한의사가 진행하는 연구 디자인으로는 한방치료의 인지기능 개선-유지, 치매예방 효과 등을 전혀 입증할 수 없다고 지적됐다.

일반적으로 경도인지장애 중 기억성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10~15% 정도가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이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치매예방 효과를 주장하기 위헤서는 치매로의 이행 여부에 대한 의학적 평가가 반드시 선행돼야 예방효과 증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인지기능 선별검사인 MMSE와 MoCA 등을 지정한의원에서 한의사가 직접 시행한 것도 한방신경정신과가 아닐 경우 의과행위의 침해행위로 볼 수 있다고 서술한 바 있다. 

출처. 한의치매예방관리 사업 결과 평가 요약 보고서 
출처. 한의치매예방관리 사업 결과 평가 요약 보고서 

치매예방을 위한 치료 처방제를 보면 억간산의 경우 대상자 1명(1.89%)에 처방됐으며, 기타 약제의 경우 인삼영양탕(22명, 41.51%)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인삼영양탕은 영혈부족(營血不足)으로 놀라기를 잘하고, 건망증이 있는 경우 처방한다고 기재하고 있다. 

한의학 논문 등에 따르면 인삼영양탕과 도네페질을 함께 사용하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기능과 우울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결과는 MMSE에서는 대상 양군간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와 우울점수 등에서 병용군에 유의미한 효과가 관찰됐다고 서술한 바 있다. 

의료계의 주장 등에 따르면 결국 장수군에서 진행한 MMSE와 MOCA만으로는 치매 예방 효과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해당 사업 역시 부산 등 기타 지자체에서 진행된 치매예방사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업들로 치매 예방효과를 증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재차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고령화에 따른 치매의 확대에 따라 한의학적 치매관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한의계의 주장이 계속 되면서, 의료계와 한의계 간의 충돌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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