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전담요양시설 확대…치매안심병원은 외면 왜?
치매전담요양시설 확대…치매안심병원은 외면 왜?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1.03.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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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중심 확대 중…민간 참여할 현실적 인센티브 절실 
제1호 치매안심병원 '경북도립안동노인전문요양병원'(출처: 병원 홈페이지)
제1호 치매안심병원 '경북도립안동노인전문요양병원'(출처: 병원 홈페이지)

치매안심병원이 한방신경정신과를 필수인력에 포함하는 치매관리법 개정안으로 어느때보다 주목받고 있지만 확충은 여전히 느린걸음이다. 

많은 원인이 지적됐지만, 가장 대표적 원인은 역시 유인 인센티브 부족이다. 민간병원들이 치매안심병원에 참여해도 크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계산에서다. 

17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치매전담형요양시설은 각 지역에서 소폭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치매안심병원은 여전히 외면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가 발표한 ‘2020 노인복지시설 현황’을 보면 치매전담형요양시설은 220개다. 총 정원은 3,076명으로 늘어나는 치매환자와 비교할 때 부족한 실정이다. 

치매전담형 공립요양시설은 정부 지원으로 조금씩 늘고 있다. 국고보조율이 80%로 일반형 노인요양시설의 국고보조율보다 크게 높아 지방자치단체는 치매전담형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노인요양시설 신축을 신청하고 있다. 

치매전담형 요양시설과 치매안심병원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가 있다. 기능과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시설 모두 치매국가책임제의 주요 치매 인프라로 지목됐다는 점에서는 공통의 영역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공공-민간영역의 시설 설치를 중심으로 한 관심도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치매안심병원은 치매의 진단과 치료, 요양 등 치매 관련 의료서비스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운 행동심리증상을 동반한 치매환자를 집중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을 필수로 한다. 진입장벽이 높아 많은 병원들이 현실적인 참여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다. 

치매전담형 장기요양기관은 일반 수급자와 혼용되는 케어로 치매 수급자가 소외되는 사례를 막고 맞춤형 케어 부족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6년 도입된 제도다. 노인요양시설 내 치매전담실, 주야간보호시설 내 치매전담실, 치매전담형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으로 설치 가능하며, 유형별 요양보호사를 배치 기준을 두고 있다. 

치매안심병원은 상황이 심각하다. 경북도립 안동노인전문요양병원, 경북도립 김천노인전문요양병원, 경북도립 경산노인전문요양병원, 대전시립 제1노인전문병원 4곳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19년 치매안심병원이 4개까지 확대된 이후 추가 지정은 멈춘 상태다. 

◆치매안심병원 앞으로가 더 문제?

올해부터 치매안심병원에 대한 인센티브가 추가되면서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치매안심병원에서 행동심리증상(BPSD)·섬망 증상으로 입원한 치매환자를 집중치료해 90일 이내에 퇴원시키는 경우, 입원 기간 동안 요양병원 일당 정액수가(1일 4만6,590원) 외에 추가로 인센티브(1일 최대 4만5,000원)를 지급한다.

인센티브 금액은 입원 기간과 퇴원 후 경로에 따라 가산율을 차등 적용해 대상 환자가 퇴원한 후에 치매안심센터의 모니터링을 거쳐 사후적으로 최종 지급된다.

하지만 치매안심병원이 늘어날 수 없는 이유는 비단 인센티브 뿐만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결국은 환자 치료에 투입되는 노력에 대한 근본적인 보상체계의 마련이다. 결국 앞으로의 변화가 더욱 중요한 셈이다. 

치매안심병원에서 지향하는 목표가 민간요양병원 등에서도 충분히 수행이 가능한 영역이라는 의견도 있다. 

치매환자에 대한 근본적인 수가보상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권장하지 않아도 알아서 치매환자에 대한 전문화 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현재 요양병원에서도 치매환자군은 사실 꺼리는 환자 영역군에 속한다. 기타 환자와 비교해 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인력 투입과 피로도 등이 높아서다. 

치매안심병원이라는 타이틀에 집착하기보다는 현재 구비된 요양병원들의 인프라를 개선-발전시키는 게 더욱 쉬울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A대학병원 교수는 “치매안심병원이라는 타이틀에 집착하는 모습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현재 요양병원 등도 관리체계가 갖춰진다면 충분히 치매안심병원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치매안심병원 확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치매환자와 가족들의 돌봄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변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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