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치매 오래 유지하려면, 약물·비약물 병행 치료 중요"
"예쁜 치매 오래 유지하려면, 약물·비약물 병행 치료 중요"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1.06.1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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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제1진료부원장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제1진료부원장

국내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는 수십만명에 이르고, 그 수는 날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의료기술이 발전할수록 정복되고 있는 질환도 많아지고 있지만, 치매라는 질환은 아직도 완치라는 개념이 없다.

치료 목적 역시 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관리로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제1진료부원장은 일단 치매를 예방하거나 관리하기 위해서는 약물 치료와 비약물 치료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치매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고, 이 기간을 늘릴 수록 본인과 가족의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부원장은 우선 치매를 진단받게 되면 바로 약물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매 치료는 현상 유지가 가장 중요하며, 치매의 증상이 가벼운 단계에서 약물을 사용할수록 효과적"이라며 "치매 초기 단계에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초반에는 호전을 보이기도 하고, 증상의 진행을 약 6개월에서 3년 정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치매 환자의 상태나 발병 원인에 따라 사망에 이르기까지 치매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 기간은 각각 다르지만, 짧게는 3년, 평균적으로는 10~15년에 이른다.

약물 복용을 통해 현행 상태를 3년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중증 치매의 상태를 3년 덜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족할 만한 효과가 아니더라도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치료 경과나 이상증상 조절 기억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뇌 세포에는 기억력과 학습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아세틸콜린과 NMDA라는 성분이 있으며, 현재 시판 중인 치매 치료제들은 이 둘을 타깃으로 한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의 경우, 아세틸콜린의 양을 늘리게끔 개발된 약물이며, 도네페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등이 있다. NMDA 수용체 길항제의 경우 NMDA 수용체의 기능을 적절하게 조절하기 위해 개발된 약물이며, 메만틴이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약물 뿐 아니라 비약물 치료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그는 "치매는 유전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나, 후천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치매가 발생하는 연령이나 치매 발생 이후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기간 등은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며, 이러한 후천적인 요인은 비약물 치료의 도움을 받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약물 치료도 여러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첫째로 뇌 기능 유지다. 치매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으나, 신경퇴행성 치매와 혈관성치매가 약 90%를 차지한다. 신경퇴행성 치매의 경우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막을 수 없지만, 혈관성치매의 경우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는 적절한 운동이다. 치매 환자에게 운동은 매우 중요하다. 뇌는 1.3~1.4kg으로 전체 몸무게의 2%에 불과하나, 심박출량의 20%를 뇌를 위해 사용한다. 따라서 심박출량을 잘 유지하는 것이 뇌의 활동을 원활히 하는데 중요하다.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뇌의 전두엽 기능을 활성화하고, 전두엽 기능이 활성화되어야 다른 뇌기능도 유지된다.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운동이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30%를 예방하거나 지연 가능하다.

셋째, 사회적 활동이다. 환경적으로나 성격적으로 고립된 사람은 치매 발생 위험이 높다. 따라서 사회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인지재활치료가 있다.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더 빨리 악화되기 때문에, 기억 장애가 생기기 전부터 인지재활훈련 등을 통해 뇌를 자극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인지재활치료로서 퍼즐 맞추기나 일기 작성 등을 매일 하는 것 자체가 단기 기억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하루에 20분 정도만 해도 좋다.

그는 "의료진들이 흔히 치매에는 ‘예쁜 치매’와 ‘미운 치매’가 있다고 한다"며 "똑같은 치매일지라도 본인이 망가지지 않고 가족들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 경우를 ‘예쁜 치매’라고 하는데, 장기간의 과정에 걸쳐 약물 치료와 비약물 치료를 하면 예쁜 치매로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매는 무엇보다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며 "완치할 수 있는 특효약이 없는 질환이다 보니 생활습관 교정 등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치매안심센터를 적극 활용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65세 이후에는 치매선별검사를 2년에 1번씩 받고, 이상이 있는 경우 연 1회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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