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집중 치료 접목, 초기 치매 환자 관리한다?
초음파 집중 치료 접목, 초기 치매 환자 관리한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09.03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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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강도 집속 초음파 중재술, 알츠하이머 대상 예비분석 발표

저강도 집속 초음파(low-intensity focused ultrasound, LIFUS) 중재술이 경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해당 중재술은 환자의 조직 손상을 일으키지 않는 비침습적 치료전략으로, MRI 유도 저강도 집속초음파를 통해 초기 치매 환자의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이하 BBB)을 일시적으로 개방시키는 데 치료의 초점이 맞춰졌다.

이미 2년 전 국제학회에서 집속 초음파술의 성공 가능성이 기대를 모았는데, 최근 확장임상 결과에서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감소와 아밀로이드반(amyloid plaque) 형성을 줄이는 혜택을 보고한 것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경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저강도 집속 초음파 중재술의 유효성을 파악한 최신 연구 결과가 미국신경외과학회(American Association of Neurological Surgeons, 이하 AANS) 연례학술대회 본회의에서 공개됐다.   

책임저자인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대학 신경과학연구소 Ali R. Rezai 박사는 "저강도 집속 초음파술은 필요한 경우 즉각 BBB를 개방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으로 알츠하이머병 뿐만 아니라 다른 퇴행성 신경질환에도 고려 가능하다"면서 "이 기술은 뇌종양과 특정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목받는 저강도 집속 초음파, 어떤 치료 옵션? 

최신 기술의 중심에는, 저강도 집속 초음파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 시작은 연구의 초기 결과가 베일을 벗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12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영상의학회(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 연례 학술회의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 대상 저강도 집속 초음파술의 적용 가능성이 첫 발표된 것이다.

이에 따르면 해당 중재술은, 머리에 헬멧을 씌운 환자를 MRI 기기에 눕힌 뒤 치료가 필요한 뇌 부위에 초음파를 흘려보내는 원리를 가졌다. 초음파가 정확한 위치에 도달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방편으로, 미세기포(microscopic bubbles)로 조성된 조영제가 사용된다. 초음파가 타깃 부위에 닿는 순간, 이러한 미세기포가 진동하면서 크기나 모양이 변하게 돼 있는 메커니즘이다.

장치를 보면, 헬멧에는 머리의 각 부위로 초음파를 쏠 수 있는 변환기(transducer)가 1천개 이상 달렸다. 

무엇보다 저강도 집속 초음파술은, 현재 파킨슨병이나 본태성 떨림(essential tremor) 환자의 떨림 증상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미국FDA 등 글로벌 허가당국에 승인을 받은 고강도 집속 초음파술(High-intensity FUS, 하이푸)과도 비교된다는 대목.

일단, 전임상을 통해 저강도 집속 초음파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은 확인이 됐다. 안전하게 뇌혈관장벽을 여는 것으로 보고한 것. 또한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인으로 지목되는 아밀로이드반 형성을 줄이고 일부 인지 행동도 개선시켰다. 

주목할 점은, 인체를 대상으로 한 본격 임상 결과였다. 해당 임상에는 현재 50세~85세의 경도 알츠하이머병 환자 모집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들은 간이정신상태검사(Mini–Mental State Examination, MMSE) 점수가 18~26점에 해당하는 인원들로, PET 영상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양성 소견을 나타낸 경우가 대상에 포함됐다.

#예비조사 결과 어땠나 "열린 뇌혈관장벽, 아밀로이드반 26% 감소"

이번 AANS 학회에 발표된 임상 자료는, 본 임상에 앞서 시행된 예비조사격이었다. 

발표를 살펴보면, 1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총 45건의 저강도 집속 초음파술을 시행했다. 여기서 추적관찰 기간은 3개월~32개월까지로 다양했다.

그 결과, 분명한 혜택이 관찰됐다. 임상 참여자 모두에서 출혈이나 별다른 이상반응 없이 뇌혈관장벽을 여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때 열린 뇌혈관장벽은 중재술을 시행할 때에만 일시적으로 개방됐으며, 시술 직후 24시간~48시간 이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말해, 뇌 MRI 관찰 결과 초음파 발사 후 즉시 표적 부위의 혈뇌장벽이 열렸으나 48시간이 경과하기 전에 다시 닫혔다는 얘기.

특히 10명의 환자의 경우엔 세 번째 치료를 끝마친 뒤 PET 영상 결과 해마 및 내후각피질(Entorhinal cortex), 전두엽, 두정엽 부위의 평균 아밀로이드반이 약 26%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8명은 중재술 1년차 시점에서 인지평가를 시행했을 때 비교군(무작위 코호트 임상인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Alzheimer's Disease Neuroimaging, 이하 ADNI) 연구 참여자)에 비해 인지감소가 더 적은 것으로 보고했다. MMSE 비교 결과 저강도 집속 초음파술 중재술군 2.2점, ADNI 코호트 환자군에서는 3.8점이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초음파는 조직 손상 없이 훨씬 더 깊은 심부조직에 까지 닿을 수 있다. 혈뇌장벽을 일시적으로 개방했다는 것은 뇌 질환 치료제를 뇌 특정 부위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아직 저강도 집속 초음파술의 작용기전이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고 평가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 달 국내서 저강도 집속 초음파 혁신의료기기 지정"

한편 국내에서도 올해 8월, 저강도 집속 초음파를 이용한 의료기기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았다.

뇌 좌측의 전두엽을 저강도 집속 초음파로 자극해 우울 장애를 치료하는 해당 자극시스템을 제13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한 것. 뉴로소나가 개발한 해당 의료기기는 현행 우울증 치료 방법인 약물치료, 외과적인 수술, 전·자기 등 뇌 자극치료와는 다른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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