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병 사태 장기화 '치매 노인 두 번 운다'
코로나 감염병 사태 장기화 '치매 노인 두 번 운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0.06 17: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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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KDA 2021| 국내 치매 노인 대상, 코로나 사태 기점 일상생활 변화 조사 

신종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지속되면서 국내 치매 노인 관리에 어려움은 한층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독립적으로 생활이 불가능한 치매 환자들의 삶의 질 저하는 물론, 관리가 어려운 행동심리증상(BPSD) 보고가 늘었으며 운동 부족에 따른 기능 감소도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감염병 응급상황에 대처할 환자 관리방안에 로드맵 설정도 필수적이라는 의견까지 나온다.

올해 대한치매학회가 주관한 국제컨퍼런스 IC-KDA 2021 (International Conference of Korea Dementia Association) 정기학술대회서는 이 같은 내용의 국내 조사 결과가 공유됐다.

정부가 오랜기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시행 중인 가운데, 치매 노인들의 인지 및 감정, 일상생활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겨났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차의과대학 박주영 교수팀은 코로나 유행병 상황을 기점으로, 인지장애를 진단받은 고령 환자들에서의 사회적 활동과 일상생활 변화들을 조사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70명이 조사 대상으로 잡혔으며, 이들의 연령대는 55세~85세였다.

이후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전후로 삶의 질 변화를 비교한 설문(EQ-5D)이 진행됐다. 연구에는 t-test 검증 및 회귀분석이 사용됐으며, 치매 환자들의 삶의 질 변화에 있어 인지를 비롯한 감정, 일상생활 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분석 결과, 삶의 질 설문점수에는 확연한 차이가 관찰됐다.

팬데믹 사태 발생 이전 환자들의 EQ-5D 설문점수는 0.891점이었던 것에 비해, 발생 이후는 0.732점으로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감소가 일어난 것이다.

더불어 일상생활 활동시간이 줄면서 치매 환자들의 인지 및 감정에는 부정적인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했다.

논문을 통해 "사회활동이 제한된 치매 환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삶의 질 관리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노인 일상생활 수행능 악화 및 BPSD 20% 이상 증가"

이번 학회에서, 코로나 사태와 치매 환자 관리 분야를 연결지어 들여다 본 국내 연구는 또 있다.

명지병원 신경과 정영희 교수팀은 치매 환자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코로나 장기화 속 환자들의 인지 및 '일상생활 동작수행(activity of daily life,이하 ADL)'과 '행동심리증상(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toms dementia, 이하 BPSD)'의 변화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정 교수팀은 논문을 통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현행 코로나19 대응전략은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없는 치매 환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사회적 역학을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식사를 하거나 보행, 몸단장 및 청결 등 기본 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일상생활 동작수행 지표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80%가 가지고 있는 행동심리증상 변화를 파악하는 게 골자였다.

연구를 살펴보면, 치매를 진단받은 환자 가족 보호자들에 구조화된 설문지를 전달한 뒤 정기적으로 명지병원 기억클리닉에서 추적조사를 진행했다.

총 36명의 보호자들이 참여한 해당 조사 결과에는 분명한 변화가 포착됐다.

먼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응답자의 55.6%가 환자들의 일상생활이 바뀌었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 사회적 접촉 및 운동, 외출이 각각 25%, 19.4%, 16.7% 줄었으며 수면패턴도 2.8%가 변화했다고 응답한 것이다.

더욱이 동 기간 인지저하가 보고된 비율도 58%로 조사됐다. 운동기능 감소(41.7%), BPSD 증가(27.8%), ADL 악화(16.7%) 비율도 비교적 큰 폭의 변화를 보고했다.

보호자들은 환자들의 인지 저하의 원인으로 '사회적 자극 감소(27.8%)' '운동 부족으로 인한 기능 저하(22.2%)'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우울증 또는 외로움(13.9%)' 등을 꼽았다. 이 밖에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방문요양서비스가 일시 중단된 것을 원인으로 지목한 비율도 2.8%였다.

정 교수팀은 "코로나 대유행 사태가 오랜기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감염병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장기적인 환자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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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태 2021-10-08 11:25:32
좋은 기사 잘 보고 갑니다.